서이초 사태 후 첫 스승의 날…"변화 체감 아직, 제도 지속 보완해야"

교사들 "아이들 조금이라도 불리하면 학부모 태도 돌변"
'교권5법에도' 교사 만족도 '저조'…"후속 입법 강화해야"

스승의날인 15일 서울 마포구 일성여자중고등학교 고1학년 1반에서 학생들이 담임선생님을 위해 칠판을 꾸미고 있다. 2023.5.1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스승의날인 15일 서울 마포구 일성여자중고등학교 고1학년 1반에서 학생들이 담임선생님을 위해 칠판을 꾸미고 있다. 2023.5.1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아이들이 좋아서 교대를 졸업하고 초등학교 교사가 된 진 모 씨(29·경기도 거주)는 최근 동료 교사들끼리 어떻게 하면 학부모의 민원을 듣지 않을지 방법에 대해 논의하는 일이 잦다.

진 씨는 "학부모들께서도 선생님에게 평소에 잘 대해주다가도 본인의 자녀가 조금이라도 교사에 대해 안 좋은 말을 전하거나 불리한 상황에 부닥쳤을 땐 선생님들을 대하는 태도가 돌변한다"고 토로했다.

15일 제43회 스승의 날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리지만 학교 현장에선 무너진 '교권 회복'을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7월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으로 교권 침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제도가 개선되는 등 일부 변화가 있긴 했지만 여전히 제도 보완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 정 모 씨(30)도 "서이초 사건이 있고 난 후 여러 제도적 여건이 보완되고는 있지만 아직까진 변화가 크게 체감되지는 않고 있다"며 "사회 전반적으로 선생님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형성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서울 서이초에서 1학년 담임교사가 사망, 과도한 학부모 민원 등으로 스트레스가 사인이 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교권 침해 문제가 사회에 대두됐다.

변화를 요구하는 교사들은 거리로 뛰쳐나왔고 지난해 9월 국회에서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내용 등을 담은 '교권 5법'이 통과됐다. 충남에 이어 서울에선 교권 추락의 원인으로 지목돼 온 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되기도 했다.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장에서 겪는 교사들의 여러 고민은 설문조사 결과들을 통해서도 나타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6일까지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1만 13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다시 태어나면 교직을 선택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10명 중 2명도 채 되지 않았다.

이는 2012년부터 진행된 설문조사를 통틀어 첫 10%대 기록이자 역대 최저 수준이다.

현재 교직 생활에 만족하는지에 대해서도 '그렇다'는 응답은 21.4%에 불과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이 실시한 ‘전국 교원 인식 설문조사’에서 현재 교직 생활에 만족하지 못한 이들은 22.7%(2576명)에 그쳤다.

이에 교권이 회복되기 위해선 각종 제도가 현장에 안착하고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조성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교권 5법이 통과되고 교권보호종합대책, 학생 생활지도고시, 학교폭력전담조사관 등이 도입, 시행되고 있지만 안착을 위해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며 "현장에서 법, 제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지속해서 감시하고,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나도록 후속 입법과 학교 지원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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