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6·3지방선거, '표심'을 움직이는 말의 품격

6·3지방선거, '표심'을 움직이는 말의 품격

온 나라가 선거의 열기로 뜨겁다. 가는 곳마다 현수막이 지천으로 널려 있고, 선거 방송 차들은 갖은 미사여구(美辭麗句)를 동원해 사람의 마음을 현혹하고 있다. 선거철만 되면 우리 사회의 언어 생태계는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으로 변한다. 거리마다 나부끼는 현수막, 미디어를 채우는 정치인들의 발언 속에는 사회를 움직이는 핵심 언어들이 압축돼 있다.선거에 참여해 본 필자도 이런 것이 많은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한국어 교육과 언어학을
'통합돌봄'의 보이지 않는 공백…도서·산간과 구강 노쇠

'통합돌봄'의 보이지 않는 공백…도서·산간과 구강 노쇠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지금, 한국 사회는 '얼마나 오래 사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는가'라는 질문 앞에 서 있다. 그 해답으로 제시된 것이 바로 지난 3월 27일 시행된 '통합돌봄'이다. 의료, 요양, 돌봄, 주거를 통합해 익숙한 곳에서 편안하게 나이 들고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는 이 제도는 초고령사회에 대한 국가적 대응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름부터 '돌봄통합'인지 '통합돌봄'인지조차 정리되지 않은 현실은, 제도의 미완성을 상징적으
광란의 주식 상승장, 마지막 희생자는 청년이다

광란의 주식 상승장, 마지막 희생자는 청년이다

증시가 지난 15일 장중 역대 첫 8000포인트를 찍더니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 화려한 숫자의 주식 불장은 결국 '지옥으로 가는 길에 깔린 레드카펫'일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코스피가 연일 고점을 경신하며 낙관론이 팽배하던 시장에 대통령실 주요 인사가 찬물까지 끼얹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산업 호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이 수백조 원으로 예상되자 지난 11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국민배당금' 제도를 불쑥 꺼
AI시대, '문제 해결'보다 '문제 인지' 능력이 국가 경쟁력

AI시대, '문제 해결'보다 '문제 인지' 능력이 국가 경쟁력

"낡은 세상은 죽어가고, 새로운 세상은 태어나려고 몸부림치고 있다. 지금은 괴물들의 시대다."이탈리아의 철학자이자 정치인인 안토니오 그람시가 남긴 이 강렬한 문장은 오늘날 챗GPT가 열어젖힌 인공지능(AI) 광풍 속에서 표류하는 현대인의 불안을 날카롭게 관통한다. 그람시는 이탈리아 파시스트 정권에 의해 투옥된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감옥 노트'에 이 글을 적어 내려갔다.그는 당시 자본주의와 제국주의라는 죽어가는 낡은 질서가 자기 위기
미래 세대를 위한 '가상 미래인'의 제안

미래 세대를 위한 '가상 미래인'의 제안

오늘날 우리 사회가 마주한 거대 담론들(저출생, 연금 개혁, 기후 위기, 그리고 지역 소멸)에는 공통적인 특징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현재 세대의 선택이 미래 세대의 삶을 결정짓지만 정작 그 결정 과정에 미래세대의 목소리는 완벽히 배제돼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현재 투표권을 가진 이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데 몰두하고 있지만 이는 냉정하게 말해 미래세대의 자원과 권리를 가로채는 현재의 전횡과 다름없다.우리는 누구의 어떤 미
3군 사관학교 통합 논쟁, 무엇이 본질인가?

3군 사관학교 통합 논쟁, 무엇이 본질인가?

현재 우리 사회에서 진행되는 3군 사관학교 통합 논쟁은 애초에 질문 설정부터 적절하지 않다. 통합이냐 독립이냐는 하나의 선택지일 뿐, 그 자체가 옳고 그름의 기준이 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논의는 특정 모델이 정답인 것처럼 전제된 채 소모적으로 반복되고 있다.세계 각국의 사례는 이 논쟁이 얼마나 비본질적인지를 잘 보여준다. 미국은 군별로 사관학교를 분리해 운영하는 반면, 일본·독일은 통합형 체계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는 효율성이나
6·3 지방선거, '깜깜이' 교육감 선거부터 바꿔야

6·3 지방선거, '깜깜이' 교육감 선거부터 바꿔야

시도지사 뒤에 숨은 '교육 권력',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오는 6월 3일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민심의 향배를 확인하는 자리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특히 미국과 이란의 갈등 고조 등 요동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국가적 위기 앞에 우리가 얼마나 내부적 행정 효율과 교육 경쟁력을 단단히 구축하고 있는지를 묻는 엄중한 기로가 될 것이다.그러나 전 국민의 이목은 서울, 경기, 부산, 대구에서 차기 대선후보급의 거물 정치인들이 격돌
인공지능 사회의 냄새 없는 글

인공지능 사회의 냄새 없는 글

어릴 적 여행의 시작은 늘 버스 터미널이었다. 버스 터미널에서 이어진 백화점 1층 공간을 지나며 맡던 고급스러운 향수 냄새는 낯설었지만 이내 '좋은 향기'로 기억됐다. 그러나 백화점 문을 나서면 전혀 다른 공기가 펼쳐졌다. 시장과 골목에서 맡게 되는 다양한 체취와 생활의 냄새는 때로 불쾌했지만, 동시에 살아 있는 세계의 일부였다. 집으로 돌아와 옷에 밴 냄새를 털어내고 페브리즈를 뿌릴 때면, 냄새의 흔적은 지워지고 다시 '쾌적한 상태'로 돌아왔
'모두의 창업'…강원에 뿌리 내릴 유니콘을 기다린다

'모두의 창업'…강원에 뿌리 내릴 유니콘을 기다린다

약 10년 전. 강원 춘천시 한림대 강의실에서 창업동아리로 출발했다. 지역 내 기술 창업을 무모하게 보던 때다. '지방에 인프라가 있냐', '성공하려면 서울로 가야 한다'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그러나 '더픽트'는 춘천에 뿌리를 내렸다.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와 성장 궤적을 그렸다. 이제는 사옥 '픽트스퀘어'를 기반으로 38명의 임직원과 미래를 그리고 있다.최근 창업 생태계에 나타난 새로운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모두의 창업'이다. 국가 차원
해협, 문명의 숨통이자 갈등의 도화선

해협, 문명의 숨통이자 갈등의 도화선

예로부터 길목이 운명을 결정한다고 했다. 뭍에는 육로가 있고, 바다에는 해로가 있다. 언어학적으로 '길'은 소통과 단절이라는 이중적 의미를 지닌다. 문명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길을 막음으로써 단절을 의미하기도 한다. 흔히 육지의 길을 생각하지만, 바다에도 길이 있다.그중에서도 바다의 좁은 길인 해협(海峽, 육지와 육지 사이에 끼어 있는 좁고 긴 바다)은 문명과 문명이 만나는 '목'이자, 적을 막아내는 '문장'(門障, 방어하는 길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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