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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같은 아이, 담대했던 배우" 동료들이 본 故 강수연 [RE:TV]

15일 TV조선 '마이웨이' 강수연 추모 특집 방송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22-05-16 06:00 송고
TV조선 캡처 © 뉴스1
TV조선 캡처 © 뉴스1
동료들이 기억하는 강수연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15일 밤 방송된 TV조선(TV CHOSUN) '스타다큐 마이웨이'(이하 '마이웨이')는 향년 55세의 나이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배우 강수연의 삶을 재조명하는 특집으로 꾸며졌다.
강수연은 지난 5일 심정지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흘 만인 지난 7일 오후 향년 56세 나이로 별세했다. 원인은 뇌출혈로, 고인은 응급실에서 중환자실로 옮긴 후에도 치료를 받았으나 의식불명 상태가 지속됐다. 고인의 생전 업적을 기리기 위해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치러졌다.

장례에는 고인과 연기인생을 함께 한 동료들이 찾아왔다. 송강호 설경구 문소리 김아중 유해진 양동근 등 후배들도 강수연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했다. 또 강수연의 시작과 전성기에 동행한 영화계 지인들 역시 눈물을 훔쳤다. 

강수연 출연작 '씨받이' '아제아제 바라아제' 등을 연출한 거장 임권택 감독은 당시 작품을 떠올리며 "수연이가 '어디서 이것저것 많이 보고 왔구나'라는 것을 (제가) 피부로 느낄 정도로 꽤 능숙하게 (연기를 해서)속으로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라며 "(결혼도 안 한 애가) 어떻게 (그 감정을) 느꼈는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참 젊었는데 너무 빨리 죽었다"라며 안타까워 했다.

임권택은 강수연과의 첫만남을 떠올리며 "(배우로서)워낙 좋은 얼굴을 가지고 있어서 자신이 가지고 태어난 외모를 (연기에) 과장도 안 하고 그렇다고 또 안으로 수줍게 감추는 것도 없이 그냥 당당하게 해냈던 연기자고 선천적으로 연기자로서 자질이 갖춰진 사람이다"라고 했다. 
임 감독은 강수연의 영결식에 가는 길에 "내가 나이가 있으니까 곧 죽을 텐데 조사나 뭐가 됐든 간에 '수연이가 와서 (추모사를) 읽어 주겠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게 거꾸로 된 (상황이잖나) 참 말이 안돼, 더 많이 살다가 가야 되는데"라고 했다.

그러면서 임 감독은 "수연이는 꼭 내 딸같고, 쟤(강수연)도 아마 나를 아버지처럼 느꼈을 거다"라며 "수연아 그래도 너 웃겼다, 나보다 먼저 가고…위에서 잘 살아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동료들은 강수연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배우 문희는 "22년 전에 부산영화제에 처음 가서 강수연씨를 봤는데 너무 예의가 바르더라, 그렇게 나를 선배 대접하는 사람을 처음 봤다"라며 "봉준호 감독, 박찬욱 감독 등 감독님들이 있는데 나를 선생님이라면서 인사를 시켜주더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강수연씨는 체구는 작아도 포용력이 있고 담대했다. 김동호 전 위원장님과 집행위원장을 하는 게 대단한 일이다. 미모, 연기 다 떠나서 아주 리더십이 있는 여자다"라며 "예쁜 강수연씨 영원히 잊지 말고 사랑해달라"고 당부했다.

김보연은 "내가 한창 일할 때 수연이는 초등학생 아기였다. 내가 '너는 한국의 엘리자베스 테일러야, 너는 세계적인 배우가 될 거 같아'라고 했다. 수연이가 웃으면서 '한국에서 유명한 배우가 되기도 힘든데 어떻게 세계적인 배우가 되냐'고 했던 기억이 난다"라고 추억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나이 먹으면서 자주 보지 못 한 게 후회스러웠다. 슬프다"라며 눈물을 훔쳤다.

강수연과 함께 부산영화제를 이끌었던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모스크바영화제에서 만나고 어리지만 대단한 배우라고 생각했다"라며 "한국 최초로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탔다. 2년 후에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에서 상을 탔다. 한국영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시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라고 회상했다. 

강수연은 네 살에 아역 배우로 연기 생활을 시작했다. 배우 임동진은 "어릴 때부터 표현이 직선적이었다. '아저씨 화장실 가고 싶어'라고 하면 데리고 다녀왔던 기억이 난다, 그때가 (강수연이) 여섯살 즈음이었다"라고 추억을 떠올렸다. 이어 "같이 했던 영화가 있는데 아마 (강수연이) 고등학생인데 여대생 역할을 했을 거다. 환하게 웃는데 눈에 이슬이 맺혀있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라고 했다. 

김형자는 "TBC 때 아역으로 처음 봤는데, 보통 아이들이 장난도 잘 치고 말도 많은데 얌전히 있더라, 그러다 연기를 시작하면 기가 막히게 한 모습이 기억이 난다"라고 말했다. 

이정길은 "보석같은 아이였다, 어려서부터 초롱초롱하고 저렇게 예쁘게 티없이 하는 어린 아이가 있을까 싶었다. 보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해주고 매일 웃는 아이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창 농익은 연기를 할 나이에 생을 달리 한 것에 대해 아까운 생각이 더불어서 마음이 아프다"라며 슬퍼했다.

또 이용녀는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유기동물 봉사활동 촬영 섭외에 응해줬던 것을 떠올리며 "그때는 내가 방송을 잘 몰라서 힘든 부탁인 걸 몰랐다, 나중에 알고 보니 수연이에게 힘든 부탁을 한 것이었더라"고 했다.

이용녀는 강수연이 생전에 키웠던 반려동물을 받아 함께 하기로 했다. 이용녀는 "(반려동물들은) 엄마가 없어진 걸 모른다, 쟤네는 세상의 전부를 잃은 거다"라며 "제가 데리고 갈 건데 문제는 우리 집에 애들이 있고 또 수연이처럼 온종일 대화를 해줄 수 없다는 거다. 내가 노력을 할게"라고 말했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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