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지원 기자 = "티비가 없는데 올림픽 경기 어디서 보나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이 지난해 도쿄 올림픽에 이어 올해 베이징 동계올림픽 중계에 뛰어들었다. 가입자 수를 늘리기 위해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에 이어 향후 스포츠 독점 중계권을 확보하려는 OTT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4일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개막한 가운데 OTT에서도 경기가 생중계되고 있다. 웨이브는 지상파 4개 채널(KBS1·KBS2·MBC·SBS)의 올림픽을 무료로 생중계 중이다. LG유플러스의 U+모바일tv에서도 지상파 방송의 올림픽 생중계를 무료로 볼 수 있다. 가입한 통신사와 관계없이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고 모바일 기기로 시청할 수 있다.

이처럼 OTT들은 지난 도쿄 올림픽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올림픽도 무료로 생중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를 유료화할 경우 보편적 시청권 침해 논란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방송법에 규정된 보편적 시청권은 올림픽, 월드컵 등 국민적 관심이 높은 체육 경기 대회 및 주요 행사 등에 관한 방송을 국민이 시청할 수 있는 권리다.
실제로 지난해 쿠팡은 자사 OTT 쿠팡플레이를 통해 도쿄 올림픽을 독점 중계하려고 했다가 보편적 시청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쿠팡은 단독 중계 계획을 철회했다.
현행법상 OTT는 방송사업자가 아니다. 그러나 중계권을 가진다면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이용자들의 인식이 영향을 미쳤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 무료 중계에 대해서도 웨이브 측은 "형평성과 공공성을 고려해서 시청권을 보장하기 위해 무료 제공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 측 또한 고객 편의와 보편적 시청권을 이유로 들었다.
경기를 무료로 중계하기 때문에 OTT들이 이를 통해 수익성을 올리기는 어렵다. 지상파 채널이나 네이버TV·아프리카TV 등의 대체 수단이 있다는 점도 변수다.
그럼에도 OTT들이 스포츠 중계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가입자 수 증대를 위해서다. 웨이브는 지난해 도쿄 올림픽 중계 당시 동시접속자 수와 트래픽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티빙 또한 지난해 UEFA 유로 2020 독점 중계 이후 남성 이용자층이 다수 유입됐다고 밝혔다.
스포츠 중계를 통한 홍보 효과도 있다. 화제성 있는 킬러 콘텐츠가 가입자를 유인하는 것처럼 스포츠 중계 또한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노창희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겸직교수는 "스포츠 중계를 통해 OTT 플랫폼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며 "실시간 방송을 원하는 이용자를 확보하기에는 스포츠만 한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가입자 확보 및 차별화를 위해서는 OTT들 간의 스포츠 독점 중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노 교수는 "스포츠는 독점 효과가 큰 장르"라며 "OTT들이 차별화하기 위해 독점 중계하려는 추세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김용희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는 "독점 중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OTT가 확실히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스포츠 독점 중계 또한 콘텐츠 수급의 영역에서 하나의 투자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실시간 영상 플랫폼과 차별화되기 위해서는 단순 중계뿐만 아니라 예컨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을 접목하는 식의 부가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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