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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반지하 주택' 없애나간다…정부, 긴급주거TF 구성(종합2보)

유예기간 준 뒤 순차적 없애기로…건축주엔 인센티브
국토부 "근본 지원대책 마련해 참사 되풀이 않도록"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2022-08-10 21:12 송고
9일 간밤의 폭우로 일가족 3명이 사망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다세대 주택 반지하층이 여전히 물에 잠겨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8.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9일 간밤의 폭우로 일가족 3명이 사망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다세대 주택 반지하층이 여전히 물에 잠겨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8.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115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에 주택 침수가 잇따르고 인명피해도 발생하자 정부와 서울시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추진한다. 서울시는 장기적으로 지하·반지하 주택을 없앤다는 목표를 세웠고, 중앙정부는 근본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하·반지하의 '주거 목적의 용도'는 전면 불허하도록 정부와 협의할 예정이다. 현재 서울 시내에는 전체 가구의 5% 수준인 약 20만가구의 지하·반지하가 주거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건축법 11조는 '상습적으로 침수되거나 침수가 우려되는 지역에 건축하려는 건축물에 대해 지하층 등 일부 공간을 주거용으로 사용하거나 거실을 설치하는 것이 부적합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시 건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건축허가를 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한다.

다만 법이 개정된 2012년 이후에도 반지하 주택이 4만채 이상 건설된 것으로 파악돼, 서울시는 앞으로 상습 침수 또는 침수 우려 구역을 불문하고 지하층은 사람이 살 수 없도록 개선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이번 주 중으로 건축허가 시 지하층은 주거용으로 허가하지 않도록 각 자치구에 '건축허가 원칙'을 전달할 계획이다.

9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전날 불어난 도림천으로 침수된 가게와 집을 정리하고 있다. 2022.8.9/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9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전날 불어난 도림천으로 침수된 가게와 집을 정리하고 있다. 2022.8.9/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또 '반지하 주택 일몰제'를 추진, 기존에 허가된 지하·반지하 건축물에 10~20년 유예기간을 주고 순차적으로 주거용 지하·반지하 건축물을 없애 나간다. 현재 거주 중인 세입자가 나간 뒤에는 더 이상 주거용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비주거용 용도 전환을 유도할 방침이며, 이 경우 건축주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마련한다.

서울시는 "근린생활시설, 창고, 주차장 등 비주거용으로 전환할 경우 리모델링을 지원하거나 정비사업 추진 시 용적률 혜택 등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세입자가 나가고 빈 공간으로 유지되는 지하·반지하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빈집 매입사업'을 통해 사들여 리모델링, 주민 공동창고나 커뮤니티시설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아울러 상습 침수 또는 침수 우려 구역을 대상으로 모아주택, 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통한 빠른 환경 개선을 추진한다. 이 지역 지하·반지하 주택에서 거주하는 기존 세입자들은 주거상향을 통해 공공임대주택 입주 지원이나 주거바우처 등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달 내 주택의 2/3 이상이 지하에 묻혀있는 반지하 주택 약 1만7000가구를 우선적으로 현황 파악해 대책을 마련한다. 또 서울 시내 전체 지하·반지하 주택 20만가구를 대상으로 전수조사, 데이터베이스 구축, 위험단계 구분 관리를 시행한다.

이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대책 마련을 주문한 만큼 주거취약계층 안전강화를 위한 대책이 이른 시일 내에 마련될 가능성이 크다. 원 장관은 이날 오전 8시쯤 서울 동작구 상도동 반지하 가구를 찾아 피해 상황과 복구 현황을 보고받은 뒤 지하·반지하에 사는 시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간밤 폭우로 일가족 3명이 사망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다세대 주택을 찾아 오세훈 서울시장 등 관계자들과 함께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8.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9일 간밤 폭우로 일가족 3명이 사망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다세대 주택을 찾아 오세훈 서울시장 등 관계자들과 함께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8.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원 장관은 "이러한 비극이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주거환경정비, 도시계획, 스마트기술 등 정부가 가진 모든 역량을 총결집해 주거취약계층 안전강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토부는 이재민 긴급 주거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폭우로 인한 이재민 수요를 파악한 뒤 지자체, 관계부처 등과 협조해 긴급지원주택 공급과 주택복구 자금지원 등 침수피해 대응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재해·재난으로부터 반지하 등 주거취약가구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근본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해 이번과 같은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20년 국토부는 반지하 거주가구를 전수 분석해 핵심 관리대상을 선별하고 지자체 방문·상담 등으로 이주수요를 조사했다. 이후 재해 우려 등 주거환경이 열악한 지하층 거주 가구를 주거상향 지원사업 대상에 포함해 공공임대주택 이주와 보증금·이사비 등 주거 지원을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공공임대주택 중 저소득 취약계층의 공급물량은 유지(연 5만가구)하면서 내 집 마련 등 수요 다변화를 고려해 청년·신혼부부는 분양 위주로 전환하고 전체 공공주택(임대+분양)은 확대 공급할 계획이다.


par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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