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절반 잘린 채 이틀간 고립된 우크라이나 병사…'캡슐 드론' 타고 극적 귀환

(서울=뉴스1) 구경진 기자 = 주황색의 거대한 구조 캡슐을 매단 드론이 들판에 착륙합니다. 잠시 뒤 중상을 입은 병사가 엉금엉금 기어서 드론으로 다가오는데요. 가까스로 캡슐에 몸을 실은 병사를 태우고 드론이 다시 하늘로 떠오릅니다. 러시아군의 포격이 끊이지 않는 최전선에서 부상병을 공중으로 실어 나르는 구조 작전이 펼쳐졌습니다.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제475독립강습연대가 대형 구조 드론을 이용해 중상 병사 2명을 구출하는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구조된 병사들의 호출부호는 ‘이지움’과 ‘콜로복’인데요. 두 사람 모두 러시아 국경에서 약 5km 떨어진 교전지역에 고립돼 있다가 각각 별도의 작전으로 구조됐습니다.

특히 이지움은 발의 절반이 잘려 나가는 심각한 부상을 입고 이틀 동안 구조를 기다렸습니다. 그는 AP통신에 “이미 피를 너무 많이 흘렸고, 그곳에서 빠져나오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고 말했는데요. 안전한 지역까지 약 20km를 걸어야 했지만, 다친 발로는 한 발짝도 제대로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구조대가 직접 접근하는 것도 불가능했습니다. 험난한 지형과 물길이 앞을 가로막았고, 하늘에서는 러시아군의 FPV 드론이 끊임없이 움직이는 병력을 노리고 있었는데요. 우크라이나군은 결국 대형 드론을 투입해 하늘로 실어나르기로 했습니다.

작전에 동원된 기체는 우크라이나 방산업체 스카이폴이 개발한 ‘스타게이트’입니다. 회전날개 6개를 장착한 드론 아래에는 부상병 한 명이 누울 수 있는 길쭉한 구조 캡슐이 매달려 있는데요. 최대 150kg까지 운반할 수 있어 중상을 입은 병사도 누운 채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군의 전자전 공격에 대비해 신호 교란 장치와 인공지능 기반 자율항법 기능도 갖췄습니다.

구조 작전에는 여러 부대가 함께 투입됐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추가 병력과 장비까지 동원해 구조 드론의 이동 경로를 확보했는데요. 특히 대형 뱀파이어 공격 드론으로 러시아군 진지에 화력을 퍼부으며 부상병 후송을 엄호했습니다.

한 차례 구조작전에서는 부상병을 구하러 30km를 날아간 뒤 병사를 태우고 다시 돌아왔습니다. 왕복 60km를 비행한 겁니다.

이지움을 구조할 당시에는 착륙 지점에 광섬유 케이블이 어지럽게 얽혀 있어 드론이 걸릴 위험까지 있었는데요. 다행히 무사히 착륙했고, 부상병을 태운 뒤 안전지대까지 이동하는 데는 15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극적으로 살아 돌아온 이지움은 “그 놀라운 작은 새가 날아와 주지 않았다면 탈출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구조팀에 감사를 전했습니다.

이번 구조작전은 지난 19일 우크라이나군이 491일 동안 최전선에 고립됐던 병사를 대형 드론에 매달아 구조하는 영상을 공개한 지 일주일 만에 이뤄졌습니다. 앞선 작전에서는 병사가 와이어에 몸을 연결한 채 공중에 매달려 이동했지만, 이번에는 밀폐형 캡슐에 실려 안전지대로 날아간 겁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앞으로 별도의 의무항공부대를 창설해 공중 구조작전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전쟁 전에는 양봉업에 종사했다던 이지움은 “우리에게는 빠져나오지 못하는 병사들이 정말 많다"며 "이 기술을 반드시 발전시키고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러우전쟁 #드론 #부상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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