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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DB |
한 자영업자가 외상을 요구한 손님을 믿고 음식을 보내줬다는 소식에 '먹튀에 당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손님이 약속을 지켰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0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며칠 전 외상으로 주문하신 손님 후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신규 초보 사장이라고 밝힌 자영업자 A씨는 11월5일 외상 주문을 받았다. 당시 손님은 요청 사항에 "너무 먹고 싶은데 혹시 11월10일에 계좌이체 결제 가능할까요? 죄송합니다. 힘드시면 주문 취소해 주세요"라고 적었다.
잠시 고민한 A씨는 "믿고 보내드립니다. 맛있게 드세요"라는 문자와 함께 손님이 주문한 음식을 보내줬다.
A씨는 이 같은 내용을 배달 기사에게 말했고, 배달 기사는 해당 손님이 상습범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A씨는 손님을 믿어보기로 했고, 음식값을 주지 않으면 이번 일을 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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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사장이다 갈무리) |
이 글을 본 자영업자들은 "사장들은 땅 파서 장사하냐", "그 돈 못 받는다", "알고도 당하냐", "다음부턴 매몰차게 취소해라", "아직 세상 물정을 모르시나 보다" 등 반응을 보였다.
손님이 돈을 입금하기로 한 11월10일. A씨는 손님에게 "제가 전화하지 않도록 오늘 입금하세요"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가게 일로 바빠 휴대전화를 한동안 확인하지 못했던 A씨는 "사장님 입금했습니다.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라는 답장을 뒤늦게 확인했다. 동시에 A씨의 계좌에는 음식값 2만5500원이 입금돼 있었다.
손님이 A씨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은 것이다. A씨는 "경험 많으신 사장님들 댓글 보면서 진짜 많은 생각을 했다. 이게 현실인 걸 정말 많이 느꼈다"며 "이번 일을 통해 좀 더 단단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이 소식에 한 자영업자는 "믿음으로 먼저 음식을 보냈지만 입금받기까지 5일간 신경 쓰고 마음고생도 하셨을 텐데 잘 해결돼서 다행"이라고 했다. 또 다른 자영업자는 "정말 힘들어서 그런 분들도 있을 거고 아닌 사람도 있을 텐데 이런 글 보니 마음이 따뜻하다"고 댓글을 남겼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