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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전환 군인 시기상조"…정부, 변희수 하사건 유엔에 답변

"북한과 대치 특수상황 등 광범위한 고려 필요해"
변 하사 측 "정부 기존 입장 반복…재반박 나설 것"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김근욱 기자 | 2020-10-06 11:01 송고 | 2020-10-06 13:39 최종수정
휴가 중 해외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돌아온 육군 부사관 변희수 전 하사. 2020.1.2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대한민국 정부가 성전환 수술을 받은 변희수 전 하사를 강제 전역시킨 것은 국제인권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유엔의 지적에 대해 '규정과 방침을 따른 것'이라며 항변했다. 정부는 또 법과 제도의 미비, 사회적 합의 필요를 이유로 한국에서 성전환자의 군복무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6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최근 홈페이지에 한국 정부가 변씨의 문제에 대해 회신한 답변서를 공개했다. 

앞서 시민단체 군인권센터 등은 성전환을 이유로 전역 조치한 군의 행위에 문제가 있다며 지난 4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측에 진정을 넣었다. 유엔은 이에 지난 7월 한국 정부에 "변씨의 남성성기 제거를 '장애'로 간주하는 육군 본부의 결정은 성별의 다양성을 병리학으로 보는 것으로 국제법과 배치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또 유엔 측은 한국 정부에 △육군본부가 변씨를 전역시킨 이유를 설명하고 △육군이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따르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고 △남성성기 제거를 '정신적 또는 신체적 장애'로 분류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60일 이내에 제공하라고 요청했다. 이번 한국 정부의 회신은 이런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먼저 한국 정부는 답변에서 "국내법상 성전환자의 군 복무는 허용되지 않는다"라며 변씨에 대한 전역조치가 병역법 등 관련법에 따른 합법적인 조치였음을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성전환자의 군복무를 허용하는 것은 북한과의 대치상황과 같은 고유한 안보환경에서 전투준비태세에 대한 영향을 비롯해 다양한 고려가 필요한 정책적 문제"라고 밝혔다. 

더불어 정부는 변씨가 전역이 되는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도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즉 '부대가 성전환 수술을 동의했음에도 전역조치가 됐다'는 변 전 하사 측의 주장에 대해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휴가를 인정한 것이지 수술에 합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정부는 이어 변씨의 전역조치에 대해 '수술 이후에도 약물치료 등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할 것 같다는 의학적 판단에 따라 즉시 업무를 수행할 수 없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변씨 스스로도 "전역 조치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충분히 알고 성전환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는 군 전역심사위원회의 심사과정을 보류하라는 인권위의 결정을 수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전역심사위의 평가절차는 군인사법 등 관련 법령에 근거한 것"이라며 합법적 절차였음을 재확인했다. 여기에 더해 정부는 성전환자의 군 복무는 법과 규정이 부재하고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복무가 허용될 경우 국방 정책에 혼란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정부의 입장에 대해 변씨를 지원하고 있는 군인권센터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은 "정부가 육군본부 군인사소청심사위원회에서 변씨의 전역처분 취소 신청을 기각할 때 군이 제기한 주장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다"라며 "반박을 위해 다시 의견서를 유엔 측에 보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무국장은 "여행을 신청할 때 목적을 밝히게 돼 있는데 여행만 승인했고 수술은 그것과 관련 없다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라며 "변 전 하사가 수술 전 1년여 전부터 호르몬 치료를 받으며 임무를 수행했는데 이를 이유로 전역 조치했다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변 전 하사 스스로도 전역 가능성을 알고 있었다'는 정부의 주장에 대해 김 사무국장은 "수도병원에서 군의관이 수술 후 회복이 더디면 부적합 판정을 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 것일 뿐"이라며 의사로서 조언이지 직접 지휘계통에 있는 상관에 의해 전역 가능성을 통보받은 것은 아니라고 재반박했다.

마지막으로 김 사무국장은 변씨가 호르몬 치료부터 수술, 회복 과정에 있어서 모두 상부에 보고를 해왔다며 "그때까지는 아무런 지시나 권고가 없다가 수술을 받고 돌아오니 한달만에 전역을 시킨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 북부의 한 부대에 복무하던 변씨는 휴가 때 해외에서 성전환수술을 받고 복귀했다. 육군은 올해 1월 변씨의 신체 변화에 대한 의무조사를 실시해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려 강제전역 처분했다. 변씨는 지난 2월 육군본부에 재심사를 요청하며 인사소청을 제기했으나, 지난 7월 초 기각된 바 있다. 이에 변씨는 법원에 전역처분 취소를 요청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pot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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