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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 넘어도 공수처…여당 '독식'으로 출발한 21대 국회 해법 있나

상임위 보이콧한 통합당, 추경 시한 연장하고 심사 참여 제안에 민주당 일단 '거부'
임박한 공수처 대전 감안하면 여야 협상 재개될 가능성 높아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김진 기자, 정윤미 기자 | 2020-06-30 20:04 송고 | 2020-06-30 20:37 최종수정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9회국회(임시회) 제6차 본회의에서 운영위원장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2020.6.29/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17개 국회 상임위원장을 모두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이 3차 추경(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필두로 '일하는 국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민주당은 미래통합당의 '의회독재' 비판에 '일하는 국회'로 대응하고 있다. '최악의 독식 국회'라는 야당의 정치 공세를 막아낼 수 있는 방법은 국회가 맹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 성과를 내고 국민의 지지를 받는 것이라 판단했다.

민주당은 내달 4일까지인 6월 임시국회 회기 안에 추경안 처리부터 마친 후 7월 임시국회를 다시 열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관련 후속 법안 및 일하는 국회법 등 개혁 입법을 속도감있게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민주당은 추경 심사기한을 11일까지 연장하면 심사에 참여하겠다는 통합당의 요구를 일축했다. 원래 계획대로 오는 3일 본회의를 열어 3차 추경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김영진 민주당 총괄원내수석부대표는 30일 고위전략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는 3일 본회의에 추경안 처리가 진행되나'라는 질문에 "변동없다. (통합당의 요구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며 통합당의 제안을 거부했다.

그러면서 '통합당의 제안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닌 것인가'라는 물음에도 "현재 일정대로 (국회로) 들어오시면 된다"고 답했다.

일단 공식 답변은 '3일 추경 처리 불변'이지만 향후 정국 운영을 고려하면 추경안 처리 시점에 대한 검토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통합당을 배제하고 추경안을 3일 처리한 후 정국 해법을 모색할지, 통합당 제안을 수용해 11일까지 처리하는 대신 '협치'의 그림을 챙길지 갈림길에 섰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미 추경 심사는 들어갔고 국회의 문은 활짝 열려있다. 야당이 의지가 있다면 예결위의 추경 심사에 본격 참여해달라"고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민주당은 통합당의 추경 심사 참여와 기간 연장 제한을 딱 잘라 거부할 시 제기될 수 있는 '독주' 비판에 대한 이해득실을 따져본 뒤 구체적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의원총회를 마친 뒤 더불어민주당의 단독 원구성에 대한 비판 발언을 하고 있다. 2020.6.29/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통합당의 대응을 지켜보며 '일하는 국회' 스탠스로 가지만, 야당과 협상 창구를 열어둘 가능성이 높다.

야당과 마냥 대치할 수도 없는 이유는 전운이 이미 고조되고 있는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대전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내달 15일까지 마쳐야 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임명을 두고 여야는 정면충돌이 불가피하다. 여당 입장에선 공수처장 임명 과정에서 출구 없는 극한대치를 조금이라도 피하려면 야당과 협상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사즉생'으로 칼을 갈고 있는 통합당이 끝내 막아서면 공수처장 임명은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는 탓이다. 현행법상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은 후보 추천위원 7명 중 6명이 찬성해야 가능하다. 이중 '교섭단체 야당' 몫 추천위원이 2명이어서 통합당은 후보추천위 구성단계부터 막아설 수 있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는 법무장관·법원행정처장·대한변호사협회장과 여야가 2명씩 추천한 총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이들 중 6명의 동의를 얻어야 공수처장 후보가 될 수 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통합당이 반대하면 7월부터 시작해 10월까지는 공수처장 취임이 택도 없다"고 우려했다.

이를 감안한 듯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공수처장 임명 문제와 관련해 야당을 자극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영진 민주당 총괄원내수석부대표는 야당의 공수처 발목잡기를 막기 위해 여당이 공수처법을 개정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세울지에 대해 "민주당은 전혀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야당이 공수처장 추천위원이나 후보자를 가장 공정하고 정의로운 공수처장 추천위원과 후보를 선정하면 제가 보기에는 그 분이 '1기 공수처장'이 되지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공수처법을 개정하거나 그럴 계획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해찬 대표가 공수처 관련 '특단의 대책'을 당부했고,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기한내 위원을 추천하지 않을 경우 국회의장이 후보를 추천할 교섭단체를 지정하도록 하는 공수처장 후보추천위 운영규칙안을 발의하는 등의 대응책을 준비 중이어서 여야 갈등은 언제라도 점화될 수 있다.  

한편 민주당 안에서는 여당 단독 국회 운영에 대한 온도차는 있다. 야당 없이도 국회가 잘 돌아가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과 '독주'에 대한 부담이 있으니 야당이 돌아오긴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선다.

당 지도부 한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여당 독주 우려에 대해 "그렇다면 야당이 얼른 들어와 견제하면 될 것 아니냐"며 "누가 견제하지 말라고 했느냐. 견제하는게 야당 몫인데 그걸 걷어찬 게 통합당"이라고 비판했다.

당권파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어제 상임위를 보니 우리가 야당 역할까지 더 세게, 잘 하더라"며 "우리가 여야 역할을 다하니 걱정 말라"고 했다. 그러면서 "통합당은 협상을 해도 소용없는 당이고 반대하고 싸우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당이란걸 이번에 증명했다. 우리는 이제 통합당 없이도 국회가 잘 돌아간다는 것을 보여주면 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비주류 한 중진 의원은 "야당이 들어오면 좋았을 텐데 '독주'라는 프레임 속에 안타까운 출발을 해서 아쉽다"라며 "다만 이제는 여당이 책임감을 갖고 하는 수 밖에는 없고 이럴수록 더 여당이 꼼꼼히 심사하고 신속하게 일을 하면 야당이 안들어올 수가 없을 것이다. 그게 야당이 사는 길"이라고 했다.


seeit@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