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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오비맥주, 호가든·버드와이저 생산→수입 전환…과세 때문?

호가든·버드와이저 캔맥주, 생산 줄이고 수입 물량↑
국산 맥주보다 수입 '선호' 소비자 반영…과세 차이도 영향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2017-07-04 07:20 송고 | 2017-07-04 09:31 최종수정
대형마트에 진열된 '버드와이저'와 '호가든'. 원산지가 각각 미국과 벨기에로 표기돼 있다. © News1
대형마트에 진열된 '버드와이저'와 '호가든'. 원산지가 각각 미국과 벨기에로 표기돼 있다. © News1

오비맥주가 인기 제품인 '호가든'과 '버드와이저'의 캔맥주를 국내 생산에서 수입으로 전환한다. 기존 병맥주는 그대로 광주공장에서 생산한다.

소비자들이 국내에서 생산한 맥주보다 수입한 맥주를 선호한다는 것이 일차적인 이유다. 그동안 국내에서 생산한 외국 맥주는 '무늬만 수입 맥주'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일각에서는 '과세 차이'도 수입 배경 중 하나라고 추측했다. 과세표준이 달라 국내에서 맥주를 생산하는 것보다 수입하는 것이 세금을 적게 낸다.

4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최근 인기 맥주인 호가든과 버드와이저의 캔맥주 생산을 줄이고 벨기에와 미국에서 수입하기 시작했다. 이미 대형할인점과 편의점에는 벨기에와 미국에서 들여온 캔맥주를 판매하고 있다.

그동안 오비맥주는 글로벌 본사인 AB인베브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광주공장에서 호가든과 버드와이저를 생산해왔다. 신선도를 고려할 때 생산하는 것이 수입하는 것보다 낫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그러나 최근 병행 수입으로 변경했다. 병맥주를 비롯한 일부 제품의 생산은 유지하지만 캔맥주는 전반적으로 수입 물량을 늘리기로 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국내에서 생산한 맥주보다 해외에서 들여온 맥주에 대한 수요가 높다"며 "소비자들의 수요에 따라 캔맥주 수입 비중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세금 차이'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현행 주류세는 국내에서 생산하는 맥주보다 수입한 맥주에 유리한 구조다.

국내 생산 맥주에 붙는 세금은 제조원가와 판매관리비·마진을 모두 포함해 매기지만 수입한 맥주에는 제조단계에 따른 제반 비용만 과세대상이다. 한국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수입한 맥주와 국내 생산 맥주의 가격이 같으면 세금에 따른 차이가 10~20%까지 발생한다.

이종혁 주류협회 차장은 "국내 생산 맥주와 수입 맥주는 과세를 신고하는 항목이 다르다"며 "통상 맥주를 수입하는 것이 세금이 더 적다"고 설명했다.

대형할인점이나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수입 맥주 가격이 저렴한 이유도 세금 차이 때문이다. 세금을 적게 내기 때문에 마진을 조정하면 국내 생산 맥주보다 더 싸게 팔 수 있다. 오비맥주도 호가든과 버드와이저 캔맥주 수입으로 세금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 주류회사 관계자는 "오비맥주가 호가든과 버드와이저 캔맥주를 수입하기로 한 것은 여러 이유가 있지만 세금도 중요 배경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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