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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공간'으로 확대되는 한미동맹… 北핵·미사일 자금줄 적극 봉쇄

정상회담서 '한미 전략적 사이버안보 협력 프레임워크' 체결
인권 증진 협력도… 공동성명에 "국군포로 문제 등" 첫 명시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2023-04-27 09:45 송고 | 2023-04-27 10:07 최종수정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진행된 공동 회견에 참석, 악수하기 위해 손을 내밀고 있다. © AFP=뉴스1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진행된 공동 회견에 참석, 악수하기 위해 손을 내밀고 있다. © AFP=뉴스1

우리나라와 미국 정부가 올해 동맹 70주년을 맞아 사이버안보 분야 협력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는 암호화폐 탈취 및 자금 세탁 등 불법 사이버 활동을 적극 제재하고자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 전략적 사이버안보 협력 프레임워크'을 체결에 합의하고 관련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한미 양국 정부는 이를 계기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정보 공유 확대 △사이버 적대세력 억지 △핵심 기반 시설에 대한 사이버안보 증진 △사이버 범죄 대처 △사이버 공간 내 악의적인 행위자 대응 수단 개발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공동 회견에서 "한미 양국이 사이버 위협에 공동 대응하고 정보공유·수집·분석과 관련된 협력을 심화해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미 정상은 이날 회견에서 양국이 대응하고자 하는 '사이버 범죄'의 주체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한미 양국이 '북한사이버위협 대응 워킹그룹' 등을 운용해온 점을 감안할 때 1차적인 목표는 북한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최근 수중 핵드론(핵어뢰)와 고체연료 추진체계를 적용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등을 공개하며 대미·대남 위협수위를 높이고 있다.

북한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대북제재로 외화벌이 수단이 상당 부분 차단되자 암호화폐 탈취를 비롯한 불법 사이버 활동으로 그 개발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는 게 한미 당국과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한미 양국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에 앞서 24일 북한 국적자 '심현섭'불법 사이버 활동을 통해 핵·미사일 개발 자금 조달에 관여한 혐의로 각국의 독자제재 대상으로 동시 지정하기도 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의 사이버 위협이 경제적 이익만 탈취하는 게 아니라 통신·교통·금융 인프라까지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그동안엔 한미 간에 (북한의) 사이버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공동의 틀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ibited] rodongphoto@news1.kr

임 교수는 한미의 전략적 사이버안보 협력 프레임워크 체결은 "북한의 핵위협과 마찬가지로 사이버 위협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제도화한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앞으로 양국 간 관련 협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또한 "사이버안보 분야에선 정보가 많을수록 대응책을 세우는 데 좋다"며 "북한의 사이버 공격 루트·행위자를 파악하기 위해선 과거 공격 흔적이나 경유 서버 등에 관한 정보를 종합할 필요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선 각국이 보유한 정보를 공유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 주민들의 인권 증진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두 정상은 특히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한미 양국은 가장 취약한 북한 주민들에게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며 "북한 내 인권을 증진하고 납북자, 억류자, 미송환 국군포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정상 간 공동성명에 납북자와 북한 내 억류자, 그리고 미귀환 국군포로 문제가 명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엔 한미 양국 정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관련 도발·위협뿐만 아니라 북한의 인권 문제도 국제사회에서 적극 공론화하겠단 의도가 투영돼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우리 통일부는 지난달 30일 북한인권보고서를 처음 '공개' 발간하기도 했다. 보고서엔 북한 주민들의 열악한 인권 실태가 담겼고, 북한 내 정치범수용소 및 국군포로·납북자·이산가족에 관한 사항도 포함돼 있다. 통일부는 한미정상회담이 열린 26일엔 이 보고서 영문판도 공개했다.

한미 정상들은 이외에도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공약을 재확인하면서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개발을 거듭 규탄했다. 이들은 "북한의 핵실험이 국제사회의 강력하고 단호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현재 북한은 제7차 핵실험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마치고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결정'만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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