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유로파이터 타이푼 격추 주장…사우디 100조 군사력 굴욕

(서울=뉴스1) 구경진 기자 = 예멘 남부의 대통령궁 인근에서 거대한 폭발과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습니다.

15일(현지시간)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 대통령궁을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습니다. 현장에서는 최소 6차례 폭발음이 들렸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번 공격으로 5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습니다. 공격 당시 대통령궁에 있던 예멘 총리와 각료들은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후티 군사 대변인 야히야 사리는 "대통령궁 안에 있는 사우디군 작전본부를 폭격했다"고 밝혔습니다. 예멘 정부의 한 장관도 AFP 통신에 미사일 5발이 예멘 정부군과 연합군 지휘소를 타격했다고 전했는데요. 야히야 사리는 "사우디 증원 병력이 어디에 있든 공격한다"며 추가 공격 가능성까지 경고했습니다. 지난달 양측의 교전이 재개된 이후 예멘 정부 대통령궁이 공격받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후티의 공격에 맞서 사우디도 연일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최근 예멘 산악지대에 있는 후티의 무기 저장시설과 미사일 발사대 127곳을 파괴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예멘 정부군과 함께 후티가 장악한 홍해 연안 지역을 탈환하기 위한 공세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우디의 공세에도 후티는 아랑곳하지 않고 공격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사우디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후티가 공개한 영상에는 전투기를 향해 발사체가 날아가고, 곧이어 커다란 화염이 발생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란제 이동식 지대공미사일이 사용됐을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실제 전투기가 격추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후티가 이처럼 사우디의 전투기까지 위협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갈수록 정교해지는 무기체계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국산 부품을 이용해 사거리 약 2000km의 탄도미사일 개발까지 추진하는 등 이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무기 생산 능력을 키우고 있는데요.

반면 사우디는 천문학적인 군사비를 쏟아붓고도 후티의 공격에 고전하고 있습니다. 사우디의 연간 군사비는 820억 달러, 우리 돈 100조 원을 훌쩍 넘습니다. 미국산 패트리엇과 사드 방공체계는 물론 F-15와 유로파이터 타이푼 등 수백 대의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불과 2만 달러 안팎의 후티 드론을 막기 위해 300만 달러가 넘는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을 사용해야 하는 등 비용 대비 효율은 크게 떨어집니다. 공격이 반복될수록 사우디의 부담만 커지는 겁니다.

이번 충돌로 방공망의 구조적인 허점도 드러났습니다. 사우디는 그동안 이란, 이라크의 공격에 대비해 동부 지역에 방공망을 집중해 왔는데요. 정작 예멘이 있는 남서부 방향에는 상대적으로 빈틈이 많았고, 산악지형을 따라 낮게 날아오는 후티의 드론과 순항미사일을 먼 거리에서 탐지하기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여기에 왕족들의 영향력이 강한 중앙집권적 군 지휘체계도 신속한 대응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됐습니다.

사우디는 추가 보복을 예고했지만, 후티는 지난 2015년부터 수년간 이어진 공습에도 살아남았습니다. 이제는 자체 무기 생산 능력까지 키우며 첨단 전투기를 위협하는 상황인데요. 막대한 군사비를 투입하고도 후티의 공격을 막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우디가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중동전쟁 #후티 #전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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