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된 우크라 병사, 러 포위망 속 7일 사투…기적의 자전거 탈출

(서울=뉴스1) 구경진 기자 = 며칠 동안 적진 후방에 홀로 고립돼 있던 우크라이나 부상병이 드론으로 전달받은 전기 자전거를 타고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3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루비즈 여단이 공개한 영상. 우크라이나 북부 시베르스크 인근에서 작전 중 병사 3명이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사망했고 남은 병사 한 명이 홀로 진지를 방어해야 하는 긴박한 상황이었는데요.

호출명 ‘탱커’로 알려진 이 병사는 인터뷰에서 “아군 드론이 상공에서 최선을 다해 엄호해 줬지만 적군이 참호 안에 가스통 두 개와 라이터를 투척했고 곧바로 불길에 휩싸였다”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습니다. 이 공격으로 다리에 부상을 입은 그는 외부의 도움 없이는 탈출이 불가능한 상태였는데요. 병사는 “스스로 걸을 수 없어 기어 다녀야 했다”며 “매일 사방에서 포위된 상태로 4~5일간 고립돼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군은 끊임없이 은신처로 접근했고, 부상병은 혼자였지만 계속 전투를 이어갔습니다. 여단 지휘부도 “잘 버티고 있다, 반드시 구하러 가겠다”고 계속 교신하며 용기를 북돋았는데요.

여단 참모장 미콜라 흐리첸코는 “사방에 적이 있었기 때문에 차량으로 접근하는 건 불가능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접 진지까지도 1.5km나 떨어져 있어 다리에 중상을 입은 병사가 그 거리를 이동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는데요. 결국 여단은 드론을 이용해 전기 자전거를 공중 투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드론은 폭발물을 탑재해 공격용 무기로 활용되며 구조 작전에 쓰인 사례는 드문데요. 자전거 투하 작전은 여러 차례 실패를 거듭했습니다. 자전거를 운반할 수 있는 대형 드론은 낮에는 눈에 잘 띄고 소리도 커서 2km 밖에서도 탐지되기 때문이었죠. 결국 대부분 격추되거나 FPV 드론, 소총 공격에 쉽게 노출됐습니다.

첫 번째 시도에서는 자전거를 실은 드론이 러시아군에 격추됐고, 두 번째 시도에선 모터 과열로 추락했습니다. 점점 좁혀오는 러시아군의 포위망 속, 시간은 촉박해졌는데요.

세 번째 시도에서 마침내 자전거는 무사히 부상병에게 배달됐습니다. 하지만 기뻐할 겨를도 없이 부상병은 자전거를 타고 400m를 이동하던 중 지뢰를 밟아 그대로 공중으로 튕겨져 나갔습니다. 모두가 숨죽이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상황. 다행히 병사는 무사했고 그 상태로 절뚝거리며 200m를 더 이동했습니다.

여단은 급히 다른 자전거를 공중 투하했고 병사는 무전으로 “나는 적이 아니다, 쏘지 마라”를 외치며 달렸는데요. 그렇게 15분간 죽음의 구역을 가로지른 끝에 마침내 안전지대에 도착해 구조될 수 있었습니다.

참모장 흐리첸코는 “이 구조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서 시간대와 날씨 등을 정밀하게 계산해야 했다”며 “자전거의 무게만 40km에 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자전거 2대, 드론 2대를 잃었지만 전우 하나의 생명을 구했다. 같은 처지의 병사들을 살릴 수 있다면 이보다 더 많은 비용을 감수할 각오가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러우전쟁 #우크라이나 #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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