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여파로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올해 들어 약 30% 감소했다. 전세 공급 부족이 심화하면서 서울 전셋값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보유세 강화 등 추가 세제 개편 검토에 나선 상황이다. 신규 입주 물량 부족까지 겹치면서 전세 시장 불안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11일 아파트 실거래가 앱에 따르면 전날(1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 638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1일 기준 2만 3060건이었던 매물이 약 4개월 사이 29% 감소한 셈이다.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에 실거주 의무가 부과됐다.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사실상 차단되자 시장에 나오는 전세 물건도 빠르게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도 전세 매물 감소세는 이어졌다.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를 종료하며 실수요 중심의 부동산 시장 재편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임대차 시장의 주요 공급원이었던 다주택자 매물이 감소하면서 서울 전세 매물도 더욱 줄어들었다.
실제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10단지' 아파트의 경우 거래 가능한 전세 매물이 손에 꼽는 수준이다. 3830가구 규모인 서울 강북구 'SK북한산시티' 역시 등록된 전세 매물이 2건에 그친다.
전셋값 또한 빠르게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들어 2.61% 상승했다. 지난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23% 올라 약 6년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전년보다 입주 물량이 줄며 전세 매물 감소에 따른 전월세 가격 상승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추가 세제 개편안을 예고한 상태다. 비거주 1주택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 손질과 보유세 인상 등이 오는 7월 세제 개편안에 담길 가능성이 높다.
매물 출회를 유도하기 위한 비거주 1주택자 토지거래허가 예외 적용과 임대사업자 양도세 감면 등도 검토 대상이다.
다만 매매 시장 안정화 과정에서 오히려 임대 시장 불안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주택 실거주 재편 과정에서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의 임대 매물 공급이 줄어들 수 있어서다.
신규 아파트 공급도 올해 들어 급감한 상태다. KB부동산이 집계한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올해 1만 6913가구로,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전문가들은 실수요 중심 재편 과정에서 전세 매물이 추가로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 기조와 공급 부족 속 당분간 서울 임대차 시장의 수급 불안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은 "실거주를 요구하는 정책이 오히려 임대차 시장을 흔들고 있다"며 "매물 감소를 상쇄할 만한 서울 신규 입주 물량도 부족해 전세난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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