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낙인 카카오…국내 플랫폼 절벽 내몰린다

[조재현의 조명] 불법 결과물?…카카오 옥죄는 금감원
디지털 주권 확보 위한 전쟁 중…기업 동력 상실 우려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아지트. (뉴스1 DB) /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아지트. (뉴스1 DB) /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창사 이래 최대 위기다. 카카오(035720) 얘기다. 금융감독원의 SM엔터테인먼트(041510) 경영권 인수전 당시 시세조종 의혹 수사가 창업주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마저 정조준했다.

금감원은 '확정된 범죄 사실은 아니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수사·공보 방식은 카카오에 이미 '불법'의 꼬리표를 달고 이뤄졌다.

정보기술(IT)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이 한창이다. 정부 역시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혁신 기술 분야에 집중 투자로 디지털 주권을 지키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 등 민간 협력 없이는 달성이 어렵다. 이에 정책 협력 요청도 빗발친다.

그런데 정부와 보조를 맞춰야 할 카카오는 정작 '시계제로'다. 플랫폼 기업을 둘러싼 규제만으로도 벅찬데 '초거대 AI' 발표 등 역점 사업 계획마저 틀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카카오의 성장 추진 동력이 꺼질 우려다.

이번 사태를 놓고 금융당국이 지나치게 혐의 사실을 부각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금감원은 이달 23일 김범수 창업주를 시세조종 사건의 피의자로 소환하며 그를 포토라인에 세웠다. 2019년 7월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 출범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포토라인은 수사 대상자를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수단이다. 서는 순간 '범죄자' 프레임이 덧씌워진다. 유죄 판결을 받은 것과 다름없다. 여론도 돌아선다. 형사법 대원칙인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한다.

법무부가 피의자 인권 보호 차원에서 포토라인을 지양하는 배경이다. 포토라인이 검찰도 아닌 금감원에서 부활한 것도 아이러니다.

카카오를 향한 압박은 이뿐만 아니다. 금감원은 시세조종 사건을 검찰로 송치하며 '공개된 혐의사실은 재판에 의해 확정된 사실이 아님을 유의해 달라'고 했다.

무죄추정의 원칙을 표면적으로 강조하고 있으나 그간 이복현 금감원장이 한 발언과는 확연한 온도 차가 있다.

이 원장은 김 창업자 소환 다음날 언론과 만나 "불법 거래를 통해서 이룩하고자 하는 기업적, 경제적 구조가 있다면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사회 정의에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경제적 이득을 목적으로 한 범죄이기 때문에 취득한 경제적 이득을 박탈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검찰 수사는 물론 1심 판결조차 나오지 않았으나 카카오의 SM엔터 경영권 인수를 '불법의 결과물'로 사실상 입장 정리를 끝냈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카카오의 SM 인수 무효화는 금감원의 소관 영역이 아니다"면서 "시세조종 관련 고의성 입증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SM엔터 인수전에 패한 하이브가 카카오와 협력을 약속한 상황에서 금감원이 시장에 과도한 리스크를 던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카오 측은 일관되게 SM엔터 인수전에 따른 피해자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감원이 카카오 그룹 전반을 옥죄면서 투자심리도 바짝 얼어붙었다. 증권업계는 카카오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2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 소액주주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카카오의 기업 활동도 제약을 받는 분위기다. 카카오는 연내 자체 초대규모 AI 모델인 '코GPT 2.0'을 공개하고 그에 따른 서비스 라인업도 순차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사법 리스크에 휩싸이면서 발표 시점 등을 놓고 달라진 기류도 감지된다.

카카오가 역점을 둔 '비욘드 코리아'도 추진 동력을 잃을 분위기다. SM엔터를 발판 삼아 적극적인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려 했으나 시세조종 의혹 여파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카카오 사태를 바라보는 업계의 입맛은 쓰다.

플랫폼 산업 과잉 규제를 넘어 신사업 의지마저 차단하는 것처럼 보여서다. 한국은 구글에 점령된 유럽과 달리 디지털 주권을 방어하는 국가 중 하나다.

구글의 유럽 검색시장 점유율은 90%가량에 달한다. 연이은 '구글 때리기'에도 한번 기울어진 운동장은 끄떡없다. 한번 넘어간 디지털 주권은 되찾기 어렵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불법 행위 처벌과 별개로 사정당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플랫폼 산업군 전반의 성장 동력을 약화할 우려는 있다"며 "혁신 산업을 끌고 갈 수 있는 분위기 조성도 정부의 역할"이라고 했다.

cho84@news1.kr

대표이사/발행인/편집인 : 이영섭

|

편집국장 : 채원배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종로 47 (공평동,SC빌딩17층)

|

사업자등록번호 : 101-86-62870

|

고충처리인 : 김성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병길

|

통신판매업신고 : 서울종로 0676호

|

등록일 : 2011. 05. 26

|

제호 : 뉴스1코리아(읽기: 뉴스원코리아)

|

대표 전화 : 02-397-7000

|

대표 이메일 : webmast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사용 및 재배포, AI학습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