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2002년 개봉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2054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SF영화다. 이 영화는 제작 과정에서 미래학자들이 참여해 미래상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내용적으로는 범죄를 예지할 수 있는 미래를 다루고 있고, 표현적으로는 미래 기술에 대한 예측을 담고 있다.
그렇다면 20주년을 맞은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기술 예측은 얼마나 현실이 되었을까?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초반부, 주인공 존 앤더튼(톰 크루즈 분)는 투명 디스플레이를 향해 투명 장갑을 끼고 지휘하듯 손을 움직인다. 그의 손동작에 따라 화면에서 자료가 열리고 움직이고 닫힌다.
이 장면에서 볼 수 있는 투명 디스플레이와 동작인식 기반 입력 기술은 이미 상용화 단계다. 심지어는 장갑과 같은 보조 도구 없이도 제스처 입력을 할 수 있는 기술이 나와 있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 이미 몇 년 전부터 국제박람회 등에서 투명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동작 인식 기반 입력 기술은 콘솔 게임, 피트니스 등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는 주인공이 집에 도착해서 "집 도착"이라고 말하자 전등이 켜지는 장면이 나온다.
음성 인식 기술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의 접목을 그려낸 이 장면은 2002년에는 미래를 그리고 있었을지 모르지만, 2022년의 시청자에게는 더 이상 신기하지 않을 것이다.
애플, 삼성, 구글, 아마존, 네이버, 카카오 등은 모두 음성인식 스피커를 출시해 경쟁하고 있으며, 사물인터넷 기기를 연동시키면 조명뿐 아니라 냉·난방까지 조절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는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제도·윤리적 이유로 도입되고 있지 못한 기술도 영화에 등장한다. 영화에서는 안구 인식을 통해 신원확인 및 보안 출입 통제, 결제, 개인화된 광고 등이 가능한 미래상이 그려진다.
현실에서 홍채 인식은 스마트폰에서 가능할 정도로 보편화됐다. 이러한 생체 인식 기술은 자칫하면 '감시 사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안면인식, 자세 분석 등 생체 인식을 활용한 범죄 관리 체제를 구축하고 있어 우려를 사고 있다.
아직 현실로 다가오지 않은 영화 속 모습은 교통수단이다.

영화 속에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가 등장한다. 현재 지상과 항공을 연결하는 UAM 시스템은 개발 중으로, 비행, 통신, 인프라 기술 등 다양한 기술이 복합적으로 필요한 상태다. 그 때문에 UAM 사업에 뛰어든 현대, 한화 등은 각각 KT, SK텔레콤 등의 기업들과 협업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영화의 배경인 2054년은 '자율 주행 자동차'가 보편화된 것으로 그려진다. 사람이 운전하는 장면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도시의 도로는 기존 사람이 운전했을 때는 불가능한 연직 도로와 같이 자율차에 맞춰 재설계된 것으로 그려진다. 운전에서 해방된 사람들은 자율차 안에서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이외에도 영화 속에는 △개인화된 광고 △무인 상점 △무인 공장 △가정용 홀로그램 상영기 △뇌 내 이미지 출력 기술 △실감 가상현실 체험 기기 등 현재 상용화됐거나 개발되고 있는 기술들이 등장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편, 거꾸로 영화 속에서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그려지는 도구를 찾아보는 것도 의외의 재미다. 예를 들어 '우산'의 기본적인 구조와 모습은 기원전부터 나타나서 현재까지 크게 변화가 없는데, 영화 속 2054년에도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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