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솔브레인(357780)이 인공지능(AI) 메모리 증설 효과에 힘입어 2분기 '깜짝 실적'을 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생산 확대에 맞춰 고객사의 웨이퍼 투입량이 늘면서 식각·세정액, CMP 슬러리 등 공정마다 반복 소모되는 반도체 소재 판매가 증가했다.
다만 디엔에프 연결 편입에 따른 외형 확대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도체 소재 원재료 가격 상승과 디스플레이·2차전지 소재의 낮은 가동률 등은 향후 수익성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업계에 따르면 솔브레인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119억 7100만 원, 영업이익은 460억 21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3%와 128.2%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14.8%를 기록했다. 1분기 대비 매출은 18.3%, 영업이익은 3.0%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 기준 매출은 5757억 76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31.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907억 2200만 원으로 56.2%, 지배기업 소유주지분에 귀속되는 순이익은 909억 5600만 원으로 77.7% 각각 늘었다. 반기 영업이익률은 15.8%로 전년 동기보다 3.0%포인트(p) 상승했다.

호실적의 중심은 반도체 소재다. 반기보고서 기준 상반기 반도체 소재 매출은 4928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85%를 차지했다. 증권가에서는 디엔에프 연결 편입분을 제외한 기존 반도체 소재 매출이 2분기 약 2673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19.2%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디엔에프 편입분까지 포함한 반도체 소재 매출은 약 2709억 원으로 추산된다.
솔브레인은 불산(HF), BOE, CMP 슬러리, 전구체 등 반도체 공정용 소재를 생산·공급한다. 이들 소재는 식각·세정·평탄화·박막 형성 등 공정별로 반복 소모돼 고객사의 신규 설비투자뿐 아니라 기존 생산라인의 웨이퍼 투입량, 가동률, 미세공정 전환에 따라 수요가 움직이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005930)의 평택 P4 D램 증설과 SK하이닉스(000660)의 청주 M15X 생산능력 확대와 기존 라인 전환투자, 중국 시안 낸드 라인의 전환투자 진척이 반도체 공정 소재 출하 증가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평택 P4와 SK하이닉스 M15X는 가동에 들어갔고, 향후 평택 P5와 용인 Y1까지 증설이 이어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도 HBM 중심의 신규 팹 M15X 가동을 시작한 뒤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도 소재 수요 확대의 동력이다. HBM과 선단 서버용 D램은 미세화·고집적화가 진행될수록 식각·세정용 고순도 화학 소재, CMP 슬러리, 전구체 등의 품질과 순도 관리 기준이 높아진다.

2분기 매출 증가를 전방 수요 회복만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반도체 소재 출하 확대와 함께 관계사였던 디엔에프의 연결 편입 효과도 반영됐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디엔에프 편입으로 2분기 매출 약 216억 원이 추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디엔에프는 반도체 박막을 형성하는 CVD·ALD 증착 공정용 전구체를 주력으로 개발·생산한다. 솔브레인은 식각·세정 소재와 CMP 슬러리에 전구체 사업을 더하면서 식각·세정·평탄화·증착을 아우르는 반도체 소재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고객사 입장에서는 선단 공정의 수율 안정화와 공급망 다변화가 중요해지는 만큼 한 소재사가 여러 핵심 공정용 제품을 공급하면 공동개발과 기술 대응의 접점이 넓어질 수 있다.
반면 원가 부담은 수익성을 가를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반기보고서상 반도체 소재 부문 판매가격은 전년보다 약 5% 상승했지만, 원재료 가격은 약 14% 올랐다. 증권가는 중동 정세에 따른 물류 차질과 불산 등 원재료 가격 상승을 2분기 수익성 부담 요인으로 지목했다.
솔브레인은 고객사와 식각액 등 주요 제품의 가격 인상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관건은 HBM·서버용 D램 증산에 따른 물량 증가에 더해 원가 상승분을 판가에 얼마나 빠르게 반영할 수 있느냐가 될 전망이다.
반도체 외 사업은 매출 비중과 설비 가동률 측면에서 아직 반도체 부문과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디스플레이 소재 매출은 266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5%, 2차전지 소재 매출은 349억 원으로 6% 수준이다. 반도체 소재가 상반기 연결 매출의 85%를 차지하면서 전사 외형 성장을 이끄는 구조다.
생산설비 가동률도 사업부별 온도 차가 뚜렷했다. 반도체 소재는 56%였지만 디스플레이 소재는 27%, 2차전지 소재는 19%에 그쳤다. IT·디스플레이 수요의 불확실성과 전기차·배터리 업황 회복 지연은 비반도체 소재 부문의 부담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솔브레인은 웨이퍼 투입량이 늘면 실적에 바로 반영되는 습식 화학 소재 비중이 높은 회사"라며 "반도체 호황이 이어지는 하반기에는 물량 확대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지만, 판가 전가와 전지 소재 가동률 회복이 동반돼야 전사 수익성 개선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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