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당시 대규모 금융지원과 만기 연장 조치로 미뤄졌던 부실이 정상화 과정에서 현실화된 데다 내수 부진까지 장기화하면서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악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올해 5월 기준 1.00%를 기록했다. 2022년 5월 0.29%였던 연체율은 2023년 0.51%, 2024년 0.72%, 지난해 0.95%에 이어 올해 처음 1%대를 넘어섰다.
한국은행 분석에서도 자영업자 연체율은 2022년 0.68%에서 2023년 1.28%, 2024년 1.68%, 지난해 1.86%로, 올해 1분기엔 2.04%를 기록했다.
정책 기관들은 최근 부실 확대의 원인으로 코로나19 당시 실시된 대규모 금융지원과 만기 연장 조치를 꼽는다.
당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연쇄 도산을 막기 위해 금융지원을 확대했고 이후에도 만기 연장과 상환유예가 이어지면서 부실이 수년간 이연됐다는 설명이다. 금융지원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누적된 부실이 한꺼번에 반영되며 정책금융기관의 부실지표도 빠르게 악화됐다.
실제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의 부실률은 2022년 말 2.73%에서 2023년 4.18%, 2024년 4.43%, 지난해 4.66%까지 상승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 역시 같은 기간 2.79%에서 9.98%, 13.77%로 급등한 뒤 지난해 10.69%를 기록했다.
보증기관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기술보증기금(기보)의 대위변제율은 2022년 1.87%에서 지난해 4.76%까지 올랐고, 지역신용보증재단도 같은 기간 1.10%에서 5.07%로 상승했다. 대위변제액 역시 기보는 4959억 원에서 1조 4258억 원, 지역신보는 5076억 원에서 2조 2084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한 기관 관계자는 "코로나 당시 지원된 자금은 통상 수년의 시차를 두고 부실이 발생한다"며 "지난해까지는 미뤄졌던 부실이 현실화되는 과정이 이어졌고 고금리와 경기 둔화까지 겹치면서 부실지표가 크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서는 정책금융기관의 건전성 지표가 다소 개선되고 있다.
중진공의 올해 6월 말 기준 연 환산 부실률은 2.94%, 소진공은 8.40%를 기록했고, 기보와 지역신보의 연 환산 대위변제율도 각각 4.48%, 4.35%로 지난해보다 소폭 낮아졌다. 코로나19 이후 누적된 부실이 일정 부분 정리되면서 지표도 점차 안정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다른 기관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부터 누적됐던 부실이 지난해를 정점으로 상당 부분 정리되면서 올해는 다소 안정되는 흐름"이라며 "리스크 관리도 강화하고 있어 정책금융기관의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하는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책금융기관의 건전성 지표가 개선되고 있지만 현장 체감경기까지 회복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반 금융권의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연체율은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상환 여력과 자금 사정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는 평가다.
차남수 소공연 정책본부장은 "매출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인건비와 임차료, 금융비용 부담까지 겹치면서 소상공인들의 경영 여건이 여전히 어렵다"며 "금융지원도 필요하지만 결국 내수 소비를 살리고 고정비 부담을 완화하는 정책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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