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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주취감경 폐지될까…사법부 처음으로 공론화

대법 양형위, 음주 감경·가중처벌 토론회 개최
결과 따라 '음주범죄' 양형기준 달라질 가능성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2018-10-10 06:00 송고 | 2018-10-10 10:29 최종수정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음주 상태에서 저지른 운전사고·폭행·성범죄 등에 대해 법원이 가중 처벌할지 또는 감경 처벌할지를 두고 처음으로 논의를 시작한다. 결과에 따라 '음주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이 달라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양형위원회 소속 양형연구회는 다음 달 19일 오후 2시 대법원에서 '음주로 인한 감경 또는 가중의 여러 문제'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심포지엄에선 판결을 정할 때 음주가 범죄의 형을 줄이는 효과가 실제로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발표된다. 이후에는 형을 정할 때 음주를 감경 인자 또는 가중 인자 중 어느 쪽으로 삼아야 할지에 대한 국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시된다.

음주로 인한 범죄를 감경 또는 가중 처벌할지에 대해 법원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논의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입법 움직임은 주로 국회와 시민단체에서 이뤄졌다.

연구회는 이날 논의한 내용을 정리해 12월3일 열리는 양형위원회에 보고하고, 양형위는 이를 검토해 양형기준에 실제로 반영할지 여부를 내년에 결정할 예정이다. 논의 결과에 따라 음주로 인한 범죄의 양형기준이 지금보다 높아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음주범죄는 심신미약으로 감형하는 대신 엄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부산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진 윤창호씨(22)의 친구가 '음주운전을 강하게 처벌해달라'고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20만명 이상이 동의하기도 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이렇게 음주범죄에 대한 국민의 여론이 강하니 이 문제를 한번 깊이 있게 논의해보자는 취지다. 대법 관계자는 "예전부터 주취 감경에 대한 비판 여론이 많았기에 공론화를 해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 8~9월부터 준비했기에 이번 부산 음주운전 사고 때문에 생긴 일정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의 양형기준과 달리 음주가 가중 인자로 바뀐다면 음주운전 등은 지금보다 더 높게 처벌된다. 그게 아니라도 일부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은 더 이상 감경 사유로 쓸 수 없게 된다. 형을 가중하라는 양형기준과 모순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로 음주를 가중인자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논의가 필요하다. 범죄의 기본 전제는 '고의성'인데, 음주운전 사고나 만취해 사물 변별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의 범죄 등은 과연 고의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가 있어서다. '책임이 없으면 형벌도 없다'는 우리 형법의 기본 원칙이 흔들릴 수도 있는 것이다.

일각에선 이번 논의 결과를 토대로 음주 범죄에 대한 법적·사회적 논의가 구체적으로 이뤄지고, 입법적 노력을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20대 국회에는 자의로 술을 마시면 감형하지 않고 가중처벌하거나, 심신장애는 무조건 감형하는 강행규정을 임의규정으로 바꾸는 등의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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