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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아내 오혜선 "간첩 소리에 울컥…北 실상 알리고 싶었다"

'런던에서 온 평양여자' 펴내…"어떤 심정으로 한국 왔는지 썼다"
"탈북 계기는 아이들…처음엔 차별 걱정했지만 오길 잘했다 생각"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2023-01-24 16:56 송고
태구민(태영호) 당시 미래통합당 강남갑 후보가 16일 새벽 서울 강남구 신사동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21대 국회의원선거 당선이 확실해지자 박수치고 있다. 2020.4.1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태구민(태영호) 당시 미래통합당 강남갑 후보가 16일 새벽 서울 강남구 신사동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21대 국회의원선거 당선이 확실해지자 박수치고 있다. 2020.4.1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의 아내 오혜선씨는 24일 "남편(태 의원)이 의정활동을 시작하면서 악플 세례가 쏟아졌다. '배신자'에 '간첩'이라는 말에 울컥했다"고 밝혔다.

최근 회고록 '런던에서 온 평양 여자'를 펴낸 오씨는 이날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북한이 어떤 곳이며, 우리 가족이 어떤 심정으로 한국에 왔는지를 알리기 위해 책을 썼다. 그것이 내 소명이라 생각했다"며 책을 쓰게 된 계기를 전했다.

오씨는 탈북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묻자 "아이들"이라며 "우리 아이들은 영국서 9년 가까이 살았다. 자유의 맛을 이미 봤다. 아이들이 북한으로 돌아가면 반항하거나 폐인이 돼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없으리라는 걸 나는 알았다"고 답했다.

그는 처음엔 한국행이 아닌 영국행을 원했지만 태 의원이 한국행을 강하게 원해 마음을 바꿨다고 했다.

오씨는 "50년 넘게 적대적인 관계로 살아왔는데 한국에 가면 우리가 이민자들보다 더 차별받을 것 같았다"며 "(지금은) 오길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탈북민에 대한 시선이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더라. 탈북민 정책도 잘되어 있고, 실향민들이 자기 친척 보는 심정으로 우리에게 잘 해줬다"며 "물론 한국 사회도 쉽지만은 않았다. 자유를 누리려면 정말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오씨는 이화여대 북한학과에서 북한의 대남 비난 행태를 분석한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북한학은 정치 바람을 많이 탄다. 지난 정권 때 공부하러 오신 분들이 '북한의 무료교육·무상의료라는 제도는 우리보다 더 좋다'고 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며 "말뿐인 복지가 실천되지 않아 국민이 느끼는 아픔과 고통을, 겪어보지 않은 이들은 모른다. 내가 북한학을 더 열심히 공부해 알려야겠다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태 의원의 국회의원 출마도 처음엔 반대했다고 한다. 오씨는 "남편을 '미스터 솔루션'이라고 부른다. 원하는 걸 남편에게 말하면 다 이루어졌으니까. 큰아이 살려야 하니 해외에 나가자고 했던 것도, 아이들을 위해 북한을 떠나자 했던 것도"라며 "그런 남편을 남들도 믿는데 내가 왜 못 믿어?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남편을 응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엔 서툰 나 때문에 남편에게 감점만 될까 봐 나서지 않았는데 지금은 지역구 여성회장님들과 밥도 먹고, 재미나게 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오씨는 북한에서는 한국 드라마를 즐겨 봤지만 한국에 온 뒤에는 한국 사회를 잘 알 수 있는 리얼리티 쇼를 주로 본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아이들을 '오냐오냐' 하면서 키우는 것 같다"며 "북한에선 부모가 아이들에게 요구하는 게 많다. 아이가 말썽을 일으키면 가족이 화를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남한 부모들은 아이의 감정을 많이 돌보더라"며 "북한 부모들은 그럴 여력이 없다. 살아남기 위해 전쟁할 뿐이다. 한국 애들이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오씨는 북한에서 평양외국어학원과 평양외국어대학 영어과를 졸업하고 북한 무역성에서 일했다. 태 의원과의 사이에는 31세와 26세 아들 둘을 뒀다.


brigh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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