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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언어학자가 바라본 한글의 보편적 가치"…'한글의 탄생' [신간]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2022-10-14 09:22 송고
한글의 탄생(돌베개 제공). © 뉴스1
한글의 탄생(돌베개 제공). © 뉴스1

방탄소년단(BTS)이 일상이 된 요즘 세계의 소년 소녀들에는 한국어도 한글도 매우 자연스럽게 공존한다. 이들은 한국어로 대화하고, 한글 문서를 읽고 싶다고 생각한다.

'한글의 탄생-<문자>라는 기적' 초판이 2011년 10월9일에 출간되고 10여 년의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일본에서 한국어와 한글에 대한 위상은 어떻게 변했을까. 이 책은 그 변화의 모습을 담았다.

일본인 언어학자 노마 히데키는 이 책을 통해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 문화 속에 자리 잡은 한글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살펴본다. '인간에게 문자란 무엇인가'라는 보편적인 질문을 통해 한글에 대해서 통찰하며, 한글 창제 이전의 문자 생활, 한글의 창제 과정, 마침내 한글이 한반도에서 '지'(知)의 판도를 뒤흔들어 놓은 과정, 나아가 미적 형태의 발전에 이르기까지 한글이라는 존재를 입체적으로 고찰한다.

단지 '한글'만을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다. 한글 창제 이전부터 존재해온 수천년 동안의 문자 생활 및 환경을 꼼꼼히 짚으며, 조선의 임금 세종과 학자들이 얼마나 깊은 이해력과 날카로운 분석력, 창조력을 통해 새로운 문자를 만들어내고야 말았는지를 밝힌다.

한글은 문자 체계로서 훌륭하게 창제됐으나, 완벽한 것은 아니었다. 한글의 진정한 완성은 그 문자가 실제로 사람들에 의해 문장이 되고, 글이 되고, 책이 되고, 글씨가 되어야만 가능한 것이었다. 세종이 가장 먼저 부딪힌 최만리의 유명한 상소가 담고 있는 진정한 의도를 풀어내고 이에 대한 세종의 반론을 서술한 부분은 이 책의 압권이다.

한국에서는 흔히 한글이 자랑스럽고 우수한 문자라 말하지만, 저자는 이를 한반도 내의 민족주의 차원에서가 아니라 더욱더 크고 넓은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그려낸다. 이를 통해 독자가 한글이라는 존재의 맥락을 더욱 보편적인 차원에서 이해하고 조망할 수 있게 한다.

한글의 탄생/ 노마 히데키 지음/ 박수진·김진아·김기연 옮김/ 돌베개/ 2만2000원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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