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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조 이익에 시총은 100조...LG엔솔, 긴축에 '고평가' 거품 빠지나

9월 하락장서 -4.85% 그쳤지만…PER 등 고밸류에이션 여전
금리인상에도 증권사 '장밋빛 전망'…"미래 성장성 이미 반영"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2022-09-30 06:05 송고
올해 IPO 최대어인 LG에너지솔루션이 23일 주주총회를 연다.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파크원에 입주한 LG에너지솔루션 본사 로비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2022.3.23/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올해 IPO 최대어인 LG에너지솔루션이 23일 주주총회를 연다.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파크원에 입주한 LG에너지솔루션 본사 로비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2022.3.23/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올해 1월 시가총액 2위로 코스피시장에 입성한 LG에너지솔루션이 글로벌 긴축 파고에도 시총 100조원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증시를 주도하는 반도체주가 주춤한 사이 성장산업으로 떠오른 2차전지를 앞세워 증시 주도주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반면 실적 대비 주가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어 있다는 고평가 논란도 여전하다. 시장가치 대비 기업의 내재가치를 책정하는 주가수익비율(PER)은 100배가 넘는다. 국내 증권사들은 50% 이상 주가 상승여력이 있다는 전망으로 고평가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9월 들어 4.86% 하락했다. 코스피지수 하락 폭(-12.18%)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같은기간 삼성전자(-11.89%), SK하이닉스(-15.13%) 등 시총 상위 대형주들이 부진한 가운데 비교적 선방했다.

미국 정부가 2차전지 등 친환경 산업의 현지 생산시설을 보유한 기업에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제정하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이 반영됐다. 세계 2위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간, 오하이오, 애리조나 등에 생산시설을 가동하고 있다. 반면 세계 1위 배터리 제조사 중국 CATL(닝더스다이)은 아직 북미 지역 공장이 없다.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 달성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전망도 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영업이익은 1조290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7%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최근 성장세를 고려해도 펀더멘털(내재가치) 대비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높게 평가되고 있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685억원이었다. 올해(1조2907억원)와 내년(2조1334억원), 2024년(3조846억원)까지 점진적인 증가가 예상되지만 주가는 추가 성장을 이미 반영하고 있다.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LG에너지솔루션의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전광판에 시초가 59만 7천원이 적혀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은 112조3200억원이며 SK하이닉스를 밀어내고 시총 순위 2위를 꿰찼다. 2022.1.27/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LG에너지솔루션의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전광판에 시초가 59만 7천원이 적혀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은 112조3200억원이며 SK하이닉스를 밀어내고 시총 순위 2위를 꿰찼다. 2022.1.27/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29일 종가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109.81배에 달한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적정 주가 판단 지표다. 통상 동종업계 평균과 비교되는데 국내 2차전지 기업인 삼성SDI나 SK이노베이션은 각각 26.4배, 5.34배에 그친다. PER이 높으면 이익체력 대비 주가가 고평가된 것으로 여겨진다.

주가가 순자산 대비 몇 배에 거래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은 5.55배로 삼성SDI(2.44배), SK이노베이션(0.62배)과 차이가 크다. 중국 CATL은 PER과 PBR은 각각 353배, 6.96배에 달하지만 자국의 탄탄한 내수시장이 수요를 뒷받침한다는 차이가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PBR을 보면 2025년까지 고성장을 모두 반영하고 있다"며 "해당 기업들의 성장세를 의심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두가 긍정적인 평가를 할 때는 내재가치 대비 비싼 가격이 거래된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코로나19 이후 풍부한 유동성 장세에서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받았던 기업들의 주가는 최근 급락했다. 카카오의 PER은 지난해 6월 한때 418배에 달했으나 최근 15배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상장한 쏘카의 PBR은 5.02배에서 3.05배로 하락했다. 쏘카는 적자기업이라 PER은 산정되지 않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이 계속되는 만큼 2차전지 기업에 대한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리가 오르면 비용부담이 커져 미래 성장 기대치가 높은 성장주는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상반기말 보고서에 따르면 금리가 1%(100bp) 오르면 순이익은 398억원 감소한다.

LG에너지솔루션 반기보고서 갈무리
LG에너지솔루션 반기보고서 갈무리

고평가 우려에도 증권사들은 여전히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29일 기준 국내 18개 증권사의 목표가 평균치(컨센서스)는 55만5278원에 달한다. 68만원(메리츠증권), 67만원(미래에셋증권) 등을 제시한 곳도 있다. 현 주가(44만원)보다 최대 54.5% 상승여력이 있다는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대형주 지수에 패시브 자금이 묶인 기관들이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코스피200과 주요 2차전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포함된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가 섣불리 기업에 대한 매도 보고서를 내기 힘들다는 점을 고려하면 초대형주인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usu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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