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서부터 시작된 기싸움…측근 앞세운 트럼프와 거리 둔 시진핑

(서울=뉴스1) 문영광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 도착하며 미·중 정상회담 일정에 돌입한 가운데, 수행단에 최측근 실세들을 대거 동행시켜 위세를 과시했으나 중국은 정책 결정권이 없는 한정 부주석을 공항에 내보내며 거리감을 드러냈다.

13일 오후 8시쯤 베이징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이 에어포스원 계단을 내려올 때 바로 뒤에는 차남 에릭 트럼프와 그의 부인 라라 트럼프가 모습을 보였다. 행정부 고위 관료보다 가족 구성원이 앞장선 모양새였다.

에릭 트럼프 부부 뒤를 이은 인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였다. 머스크의 위치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가 상당 부분 회복됐음을 보여주는 분명한 신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머스크를 '미·중 협력'의 상징으로 대우해 온 점도 그의 방중 수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머스크 뒤를 이어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등이 순차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강경파였던 루비오 장관을 입국금지 명단에 올렸던 중국은 지난해 1월 장관 취임 직전 그의 중국어 표기를 '노비오(盧比奧)'에서 '노비오(魯比奧)'로 바꿔 표기하며, 입국금지 대상에서 해제하는 우회로를 마련했다.

또한 헤그세스 장관의 동행은 이번 회담에서 이란 전쟁 종식을 위한 협력 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미국 대통령의 해외 순방이나 정상회담에 국방장관이 동행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에어포스원이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이륙할 때도 동행하지 않았지만, 이후 알래스카로 이동해 극적으로 에어포스원에 탑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황 CEO를 "위대한 젠슨 황"이라고 추켜세우면서 "시 주석에게 중국 시장을 개방해 뛰어난 인재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측의 화려한 수행단 면면과 달리 중국은 한정 부주석을 공항에 보내며 미묘한 속내를 내보였다.

한정 부주석은 권력 서열 8위이지만 실질적인 힘을 갖고 있는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소속은 아니다. 뉴욕타임스(NYT)는 한정 부주석에 대해 "고위직이지만 상징적인 역할을 할 뿐 정책 결정에는 거의 영향력이 없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실세가 아닌 상징적인 인물을 내보낸 것은 미국에 대해 전략적으로 거리감을 드러낸 선택이라는 평가다.

에번 메데이로스 조지타운대 교수는 NYT에 "중국 외교에서 의전은 곧 실질이며 국빈 방문에서 특히 그렇다"며 도착 환영식은 의전 게임의 첫 관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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