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1년] 대출·세금·토허제로 집값 잡기…2년 차는 공급·세제

6·27 대출규제·서울 전역 토허제·양도세 중과 부활로 수요 억제
전월세 불안·매물 잠김 숙제…종부세·장특공 개편론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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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이재명 정부의 지난 1년 부동산 정책은 대출·세금·토지거래허가제를 앞세운 수요 억제가 핵심이었다. 강도 높은 규제로 서울 집값 상승세는 꺾었지만 전월세 시장 불안과 매물 잠김이라는 부작용도 남겼다. 정부는 2년 차 들어 공급 확대와 세제 보완을 통해 시장 안정에 나설 전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는 지난해 6월 27일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수도권·규제지역 주택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 원으로 제한했다.

당시 서울 집값은 가파르게 오르고 있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월별 매매가격 변동률은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 연속 1%대를 기록했다.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권도 1월부터 1%대 상승세를 이어갔다. 정부가 수도권 전반의 차입 여력을 낮춰 매수 수요를 직접 겨냥한 배경이다.

정부는 약 4개월 뒤인 10월 15일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놓고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금융·지역·거래 규제를 한꺼번에 확대한 종합 대책이었다. 서울 아파트 거래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따라 실거주 요건과 허가 절차라는 이중 문턱에 놓이게 됐다.

고가주택 대출 규제도 한층 강화됐다.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시가 15억 원 초과~25억 원 이하 주택의 주담대 한도는 4억 원, 25억 원 초과 주택은 2억 원으로 축소됐다. 기존 6억 원 한도를 주택 가격에 따라 차등 적용하면서 고가주택 매수자의 자금 조달 부담은 더욱 커졌다.

올해는 세금이 부동산 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이재명 정부가 예고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는 이달 9일 종료됐다.

절세 목적 매물이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출회됐고, 급매를 잡으려는 수요자도 몰렸다. 새올전자민원창구에 따르면 올해 월별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는 △1월 7046건 △2월 5337건 △3월 8673건 △4월 1만 208건으로 집계됐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집값 상승세를 진정시키는 데는 일정 부분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월별 매매가격 변동률은 △1월 0.89% △2월 0.79% △3월 0.34% △4월 0.28%로 둔화했다.

반면 임대차 시장 불안은 여전했다. 실거주 의무와 토지거래허가제 강화가 임대차 시장 매물 공급을 줄이는 역효과를 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올해 1월 100에서 지난달 101.81로 올랐다. 같은 기간 월세가격지수도 100에서 101.82로 상승했다.

양도세 중과 부활 이후 매물 잠김 우려도 커졌다. 세금 부담을 감수하고 매도하기보다 보유를 선택하는 다주택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이달 9일 6만 8495건에서 29일 기준 6만 1761건으로 9.8% 감소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위원은 "공급을 단기간에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규제에 정책 초점이 맞춰졌다"며 "매물 잠김과 실거주 규제가 전월세 시장 불안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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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집값 상승세를 진정시키는 데는 일정 부분 성과를 냈지만 전월세 불안과 공급 부족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에 2년 차 들어서는 공급 확대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는 도심 자투리땅을 활용해 향후 2년간 2만 6000가구 규모 도시형생활주택 인허가를 추진하고 있다. 공실 상가와 오피스를 원룸·오피스텔로 전환해 1만 5000가구를 공급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대규모 공급 계획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 135만 가구 신규 착공 계획을 내놨다. 최근에는 태릉골프장, 과천경마장, 방첩사 부지 개발 사업 착공 시기를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긴 2029년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올해 초 인천 검단·영종, 경기 양주 등에서 약 3000가구 규모 공공주택 사업 민간참여 공모에 나섰다. 해당 사업지는 연내 착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중과세 재시행 이후 다주택자 물량 감소는 불가피하다"며 "정부 대응에 따라 '매물 절벽' 수준으로 번질지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본문 이미지 -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2026.5.29 ⓒ 뉴스1 오대일 기자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2026.5.29 ⓒ 뉴스1 오대일 기자

업계에서는 정부가 지방선거 이후 추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양도세 중과 부활 이후 강남권을 중심으로 매물 감소와 가격 반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유력한 카드는 세제 개편이다.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높여 보유세 실질 부담을 키우는 방안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시행령 개정만으로 조정할 수 있어 세율 인상보다 정책 추진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다주택자의 보유 부담을 높여 시장에 매물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 손질도 유력한 후속 카드로 꼽힌다. 실거주 여부를 공제 기준에 더 반영하거나 비거주 보유자에 대한 혜택을 축소하는 방안이다. 강남권 등 핵심 지역의 '똘똘한 한 채' 수요를 겨냥한 조치로 해석된다.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축소도 검토 대상이다. 등록임대주택에 대한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과 각종 세제 지원이 시장 매물을 묶어두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15일 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매입임대주택 사업자에 대한 영구적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도 조세 형평성 측면에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금융 규제 강화 가능성도 남아 있다. 정책대출 관리 강화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보완, 전세대출 관리 강화 등이 후속 카드로 거론된다. 국토교통부와 국세청의 이상거래 합동 점검 확대, 자금조달계획서 조사 강화 등 시장 모니터링 수위도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규제 일변도 정책이 공급 축소 신호로 해석될 경우 전월세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부가 최근 도시형생활주택 규제 완화와 비아파트 공급 확대 방안을 내놓았지만 단기적인 임대차 시장 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 축소는 실거주 중심 정책 기조를 반영해 갭투자를 억제하겠다는 강한 신호가 될 수 있다"며 "정부가 집값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는 세제와 금융, 거래 규제를 아우르는 추가 대책이 구체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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