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보니]'올레tv' 대신 '지니TV'…OTT 시대 IPTV의 생존법

OTT와 경쟁 대신 공존 택한 KT IPTV 2.0…"미디어포털 서비스"
콘텐츠 큐레이션 플랫폼 전략 엿보이지만, OTT 연동성은 과제

본문 이미지 - KT는 지난 10월4일 자사 IPTV 서비스 '올레tv'를 '지니TV'로 개편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OTT 서비스를 모아서 보여주는 지니TV 모습. 2022.11.6/뉴스1 ⓒ News1 이기범 기자
KT는 지난 10월4일 자사 IPTV 서비스 '올레tv'를 '지니TV'로 개편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OTT 서비스를 모아서 보여주는 지니TV 모습. 2022.11.6/뉴스1 ⓒ News1 이기범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KT가 자사 IPTV 서비스 '올레tv'를 '지니TV'로 개편했다. 2011년 IPTV 서비스를 '올레tv'라는 이름으로 통합한 후 11년 만에 간판을 바꿔 달았다. 바뀐 건 이름만이 아니다. 실시간 채널 위주에서 콘텐츠 중심으로 전반적인 사용자경험(UX)이 개편됐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대 IPTV의 생존법에 대한 고민이 '지니TV'에 담긴 모습이다.

KT는 '미디어포털' 서비스로서의 지니TV를 강조했다. 기존처럼 실시간 채널, VOD 중심이 아닌 OTT와 유튜브 등 다양한 콘텐츠를 TV라는 틀 안에서 한데 모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KT는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콘텐츠 큐레이션, 영상 콘텐츠 중심의 사용자인터페이스(UI) 등을 도입했다.

실제로 지니TV를 틀면 실시간 채널 대신 이용자 맞춤형 홈화면이 먼저 제시된다. 첫 화면에 추천된 건 쇼핑 채널이었다. 그리고 KBS와 TV조선 등이 자주 이용하는 채널로 제시되며 줄줄이 화면 가득 채웠다.

본문 이미지 - 이용자 맞춤형으로 제공되는 '지니TV' 첫 화면. 2022.11.6/뉴스1 ⓒ News1 이기범 기자
이용자 맞춤형으로 제공되는 '지니TV' 첫 화면. 2022.11.6/뉴스1 ⓒ News1 이기범 기자
본문 이미지 - 콘텐츠별로 목록이 제공된다.  2022.11.6/뉴스1 ⓒ News1 이기범 기자
콘텐츠별로 목록이 제공된다. 2022.11.6/뉴스1 ⓒ News1 이기범 기자

시청 이력이 필요한 콘텐츠 큐레이션 기능의 특성상 쇼핑 채널과 KBS, TV조선 등을 즐겨 보는 '어르신' 가구의 시청 패턴으로 설정된 셋톱박스로 풀이된다. TV 화면에는 실시간 방송을 모아서 보여주는 화면이 가장 먼저 제공됐다.

KT가 미디어포털이라고 이름 붙인 새로운 UI는 △영화·드라마·VOD △LIVE채널 △키즈랜드 △지니앱스(APPs) △OTT서비스 등 총 5가지 형태로 구성됐다. 각 유형별 콘텐츠를 모아서 원하는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구성이다.

이를 다시 AI 큐레이션을 통해 이용자 시청 이력을 기반으로 보여준다. 예를 들어 OTT를 자주 보는 이용자의 경우 OTT 서비스를 모아서 보여주는 메뉴가 첫 화면으로 추천되고, 실시간 채널을 주로 보는 가정에는 이용자가 즐겨 보는 채널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화면이 제시된다.

이 같은 기능을 통해 이용자는 원하는 콘텐츠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 가령 넷플릭스 콘텐츠의 경우 올레tv 시절 리모컨 방향키를 10회 이동해야 했지만, 이제는 2회 이동만으로 시청할 수 있다. OTT 서비스를 모아주는 화면 첫머리에 뜬 '수리남'을 선택하자 바로 넷플릭스에서 수리남이 이음매 없이 매끄럽게 재생됐다.

현재 OTT서비스 메뉴에서 지원하는 OTT는 넷플릭스, AMC+ 등이다. 여기에 유튜브가 함께 제공된다. 내년 초에는 티빙이 추가되며, KT는 국내외 OTT 사업자 제휴를 늘려갈 계획이다.

이 밖에도 모바일 앱과 연동을 통해 실시간 채팅이 가능한 '채널톡' 기능도 인상적이었다. 실시간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젊은 이용자들에겐 익숙해진 방송 중 실시간 채팅은 작은 스마트폰이나 PC 화면보다 큼직한 TV에 더 적합해 보였다. 아직 해당 기능은 한 개 프로그램에만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추후 제휴 채널을 확대해 나가는 과정에서 IPTV의 잠재성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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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이미지 - '지니TV' 실시간 채팅 기능인 '채널톡'. 모바일 앱과 연동을 통해 다른 시청자들과 함께 콘텐츠를 즐기며 소통할 수 있다. 2022.11.6/뉴스1 ⓒ News1 이기범 기자
'지니TV' 실시간 채팅 기능인 '채널톡'. 모바일 앱과 연동을 통해 다른 시청자들과 함께 콘텐츠를 즐기며 소통할 수 있다. 2022.11.6/뉴스1 ⓒ News1 이기범 기자

아쉬운 지점은 미디어포털, OTT 종합 포털을 자부한 것과 달리 OTT 콘텐츠의 경우 첫 화면에 제시되는 콘텐츠 외에는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콘텐츠 검색, 음성 검색 등을 통해 '수리남'을 찾자 관련 유튜브 영상은 잔뜩 제시됐지만, 정작 넷플릭스 콘텐츠로 연결해주진 않았다. 아직 개별 OTT와의 연동성이 낮은 모습이다.

이에 대해 KT 측은 넷플릭스 정책상 넷플릭스 콘텐츠에 대한 검색 결과를 보여주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대신 내년에 티빙 등 다른 OTT 지원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해당 OTT 콘텐츠에 대한 검색 기능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 프로필 기능의 부재도 정교한 큐레이션을 방해하는 요인이다. 가구 단위로 이용하는 TV의 특성상 취향 반영에는 한계가 있다. 개별 가족 구성원의 취향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OTT와 달리 바로 콘텐츠를 보여줘야 하는 TV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프로필 기능이 정답은 아니지만, 보다 정교한 콘텐츠 추천을 위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본문 이미지 - 리모컨에도 홈화면 버튼이 중심이 된다. 음성 검색을 비롯한 각종 편의 기능 버튼이 적용돼 있다. 2022.11.6/뉴스1 ⓒ News1 이기범 기자
리모컨에도 홈화면 버튼이 중심이 된다. 음성 검색을 비롯한 각종 편의 기능 버튼이 적용돼 있다. 2022.11.6/뉴스1 ⓒ News1 이기범 기자

KT는 2008년 IPTV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상용화하며 케이블TV에서 IPTV로 미디어 판도가 넘어가는 흐름을 주도했다. 그리고 이제 IPTV의 호시절은 가고 OTT 시대가 왔다. 이 같은 점에서 OTT와 경쟁이 아닌 공존을 택한 KT IPTV 2.0, 지니TV는 큰 틀에서 방향성을 잘 잡은 것으로 보인다. 실시간 채널과 VOD로 흥했던 영광을 뒤로 하고 콘텐츠 중심으로 IPTV 플랫폼의 위치를 재정립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미디어포털을 내세운 만큼 단순히 OTT 제휴를 늘리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닌 개별 OTT 서비스와 연동성을 높이고, 큐레이션의 정교함을 다듬는 게 이제 막 시작한 지니TV의 향후 과제로 남았다. 이용자들이 보고 싶은 건 '식사는 잡쉈냐'는 '수리남' 성대모사가 아닌 박해수의 실제 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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