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정부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프로젝트에 중소기업의 참여를 확대한다. 대규모 투자가 일부 대기업에만 머물지 않고 중소기업의 기술개발과 사업 참여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산업 생태계를 키운다는 구상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목승환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은 최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KBIZ홀에서 열린 '중소·벤처·스타트업 규제혁신 대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메가프로젝트 중소기업 참여 확대 구상을 밝혔다.
정부가 AI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면서 중소기업계에서는 투자 확대 효과를 국내 중소기업의 성장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반도체뿐 아니라 전력기기와 냉각시스템 등 다양한 장비와 부품이 필요한 만큼 시장 확대는 국내 소부장 기업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관건은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핵심 장비·부품을 국산화하고 국내 중소기업이 실제 공급망에 얼마나 진입할 수 있느냐다.
최우각 대구경북기계조합 이사장은 이날 AI 데이터센터 핵심 냉각부품의 국산화율이 3.3%에 불과하다며 국내 중소기업이 관련 제품을 직접 개발·생산하고 글로벌 공급망에 진입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중기부도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국내 소부장 중소기업의 성장 기회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대기업의 수요와 중소기업의 기술을 연결해 국산화를 촉진하고, 중소기업의 데이터센터 공급망 진입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으로 꼽힌다.
목승환 실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이 강화되고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생산성 혁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생태계 구축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며 "AI 데이터센터 구축 과정에서 대·중소기업이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패키지형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핵심은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을 실제 데이터센터 사업 참여로 연결하는 것이다.
정부는 AI 데이터센터 소부장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대규모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관련 기술과 제품을 시험·검증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마련할 계획이다. AI 데이터센터 설루션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창업 공간도 함께 제공한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이 개발한 기술의 실증부터 사업화까지 지원하고 AI 데이터센터 구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요가 국내 중소기업으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대형 프로젝트에 중소기업이 보다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대기업과의 협업도 강화한다. 데이터센터 관련 장비가 대형화·패키지화하는 추세에 맞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는 협력과제를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대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중소기업이 보유한 기술을 연결해 개발 제품이 실제 데이터센터 구축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데 방점을 둔다.
해외 의존도가 높은 소부장의 국산화도 이 같은 협업을 통해 추진한다. 대·중소기업이 필요한 소재·부품·장비를 공동 개발할 수 있도록 상생협력 R&D 자금을 지원해 기술개발과 실제 수요를 연계할 계획이다.
대기업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유인책도 마련한다. 상생협력에 적극적인 대기업을 우대하고 오는 11월 넷째 주 동반성장 주간에 맞춰 '올해의 상생기업 대상' 등 정부 포상과 홍보도 강화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AI 투자가 국내 중소기업의 실질적인 매출과 성장으로 이어지려면 기술개발뿐 아니라 실제 공급망 진입까지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져도 장비와 부품을 해외에서 들여오면 국내 중소기업에는 큰 기회가 되기 어렵다"며 "중소기업이 개발한 기술이 실증을 거쳐 실제 납품까지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효과를 지역 일자리로 확산하기 위한 인력 양성도 추진한다.
정부는 지역 인재를 AI 데이터센터 전문인력으로 육성하고 실제 고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데이터센터 사업자와 중소기업, 지역 간 연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데이터센터 구축이 관련 기업의 성장뿐 아니라 지역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중소기업의 메가프로젝트 참여는 AI 데이터센터에 그치지 않는다. 중기부는 제조AI와 피지컬AI도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로 보고 지원을 확대한다.
정부는 중소 제조현장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를 활용해 제조AI와 피지컬AI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스마트공장을 통해 제조 데이터를 수집·축적하고 이를 실제 생산현장에 적용하는 피지컬AI 선도모델을 발굴·실증할 계획이다.
중소 제조기업의 AI 도입 지원도 확대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력해 제조현장에 AI를 보다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우대형 AI 공장' 사업을 보급·확산할 예정이다.
목 실장은 "피지컬AI와 제조AI는 3대 메가프로젝트 등에서 중소기업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야인 만큼 중점적으로 지원하겠다"며 "동반성장을 위해 다양한 협의체를 통해 협업 과제를 지속해서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alexei@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