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미투자 1호는 223억불 텍사스 발전소…원전 8기·알래스카LNG 추가 검토"

연 200억달러·총 2000억달러 한도…우산형 SPV로 투자사업 통합 관리
트럼프는 원전·알래스카LNG 투자까지 발표…정부는 "경제성 검토 후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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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워싱턴=뉴스1) 조용훈 김우진 기자 이훈철 특파원 = 한국과 미국이 지난해 7월 한미 무역합의와 같은 해 11월 체결한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의 후속 조치로 총 2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전략투자를 본격화한다. 한미는 MOU 체결 뒤 약 10개월간 협의를 거쳐 223억 달러 규모의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 프로젝트를 제1호 사업으로 공식 추진하고, 미국 원전 8기 건설 협력 프레임워크를 마련하는 한편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의 상업성 검토에 착수했다.

정부는 텍사스 엔시날 지역에 6472메가와트(MW) 규모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 스타를 대미 전략투자 1호 사업으로 추진한다. 원전은 한국형 APR1400 2기와 AP1000 6기 등 총 8기 건설을 위한 협력 틀을 마련하고, 알래스카 LNG는 사업 검토에 들어간다. 정부는 원전과 LNG의 경우 향후 사업구조와 경제성 등을 추가 검토한 뒤 개별 사업의 최종 추진 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전체 투자에는 연간 200억 달러, 총 2000억 달러의 한도가 적용되며, 모든 사업을 하나의 우산형 투자목적회사(SPV)로 묶어 관리하는 구조를 적용한다. 한국의 원리금 회수 전까지 프로젝트 간 수익배분 비율을 5대5로 유지하는 등 투자금 회수와 사업성 관리를 위한 안전장치도 마련됐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한국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추후 협의'로 분류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와 신규 원전 건설에 한국이 투자하기로 했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하면서 향후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한국 정부가 최대 2000억 달러(약 270조 원)를 들여 텍사스에 6기가와트급 발전 시설 등을 건설한다"고 대미투자 규모를 발표했다.

이날 대미투자에는 텍사스 엔시날 가스화력 발전소 건설과 원전 8기 건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파이프라인 건설 프로젝트가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집무실 오벌 오피스에서 한국의 대미투자를 발표하며 "오늘 우리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에너지 인프라 투자 중 하나를 발표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텍사스에 6기가와트급 발전 시설을 건설한다. 대형 발전소로 보기 드문 규모"라며 "대형 원자력 발전소 8기와 알래스카 LNG 파이프라인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미국 측은 2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에 대한 상세한 내용도 공개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한국은 2000억 달러에 조금 못 미치는 자금을 미국 에너지 인프라에 투자할 것"이라며 "이 프로젝트들은 한국 정부가 전액 자금을 대고 비용을 부담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발표한 한미 전략적 투자 프로젝트 추진계획에 따르면 이번에 공개된 사업은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 프로젝트 '프로젝트 스타',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 '프로젝트 파워',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프로젝트 노스' 등 3건이다. 이는 지난해 11월 양국이 조선업 협력 1500억 달러를 포함한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관련 MOU를 체결한 뒤 처음 내놓은 구체 프로젝트 추진계획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만큼 상업적 합리성과 국익을 최우선으로, 사업별 수익성과 위험, 투자금 회수 가능성, 우리 기업의 참여·국내 환류 효과를 따져 미측과 협의했다"고 밝혔다.

본문 이미지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 전략적투자의 운영 및 관리를 위한 특별법'에 따른 대미투자 사전보고를 하고 있다. 2026.9.22 ⓒ 뉴스1 황기선 기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 전략적투자의 운영 및 관리를 위한 특별법'에 따른 대미투자 사전보고를 하고 있다. 2026.9.22 ⓒ 뉴스1 황기선 기자

첫 번째 사업인 프로젝트 스타는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지역에 총사업비 223억 달러를 투입해 6472MW 규모의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운영하는 사업이다. 총투자비는 한국 정부가 전액 투자하며, 실제 사업은 우산형 투자목적회사(I-SPV)와 프로젝트별 투자목적회사(P-SPV)를 통해 집행한다.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은 인근 AI 데이터센터에 직접 공급한다. 2029년 1952MW 규모의 가스터빈 단독발전을 먼저 가동하고 2031년과 2032년에 가스복합화력 설비를 순차 증설해 전체 6472MW 규모를 완성한다. 정부는 2027년 약정 발전용량 6472MW를 기준으로 고정요금을 받는 톨링(tolling) 방식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할 계획이다. 발전량이 아니라 설비용량을 기준으로 수익을 확보하고, 가스·용수·폐기물 처리비 등 변동운영비는 데이터센터 등 전력 수요처가 부담하도록 설계했다.

사업은 미국 부동산개발업체 리레이티드 컴퍼니즈(Related Companies)와 발전운영사 넥스트에라 에너지(NextEra Energy)가 개발을 주도하고, 루이스 에너지 그룹(Lewis Energy Group)이 부지·천연가스·용수 등 인프라를 제공한다. 정부는 사업이 개발 초기 단계여서 일정 수준의 불확실성이 있지만, 참여 기업의 사업 역량과 텍사스 지역의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 예상 전력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상업적 합리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텍사스주 전력시장이 역내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 급증에 따라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3.6% 성장이 예상되는 점과 상업적 합리성 충족을 위한 적정 전력 가격이 유사사업 전력가격 범위 안에 있는 점 등을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정부는 발전 기자재 공급부터 엔지니어링, 시공, 장기 운영·정비까지 사업 전 과정에서 국내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 기회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측은 터빈을 포함한 한국산 기자재가 향후 미국 내 유사 발전 프로젝트에도 공급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할 의향을 표명했다.

본문 이미지 -  울산 울주군 서생면 공사 중인 새울 3, 4호기(옛 신고리 5, 6호기) 모습. 2026.1.26 ⓒ 뉴스1 윤일지 기자
울산 울주군 서생면 공사 중인 새울 3, 4호기(옛 신고리 5, 6호기) 모습. 2026.1.26 ⓒ 뉴스1 윤일지 기자

프로젝트 파워는 미국 내 대형원전 8기 건설을 위한 한미 원전 협력 프레임워크다. 건설 대상은 한국형 APR1400 2기와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6기로 구성되며, 양국 정부와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웨스팅하우스가 프레임워크에 참여한다.

총 투자 규모는 최대 1200억 달러다. 이 가운데 약 1000억 달러는 원전 건설비용이고, 200억 달러는 비용 초과 등에 대비한 예비비다. 정부는 예비비가 실제 사용되지 않더라도 한미 전략투자 이행액으로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2기당 최대 투자액은 300억 달러로, 건설비 250억 달러와 예비비 50억 달러로 구성된다.

원전 건설은 AP1000 2기를 먼저 추진한 뒤 APR1400 2기와 AP1000 2기를 추가하고, 이후 AP1000 2기를 건설하는 순서로 계획됐다. 1단계와 2단계 설계·조달·시공(EPC) 계약 시차는 6개월 이내가 되도록 합리적인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특히 정부는 원전 주요 기자재의 제작기간이 긴 점을 고려해 미국 측이 한미전략투자법을 포함한 관련 법률 준수 조건 아래 1차 자금을 요청하면 한국은 2026년 12월 31일까지 100억 달러를 송금하기로 했다. 이 재원은 원자로용기·증기발생기·원자로냉각재펌프 등 장주기 품목을 선제 확보하는 데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원자로용기는 제작에 54개월, 증기발생기는 57개월, 원자로냉각재펌프는 65개월, 안전제어반은 70개월가량 걸려 장주기 품목을 선제 확보해 개별 원전 사업이 본격화한 뒤 발생할 수 있는 기자재 조달 지연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다만 이번 원전 프레임워크 자체가 8기 원전의 최종 건설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 원전은 미국 측이 지정하는 연방부지 안에 건설하는 원칙을 세웠고, 한국 측은 재요구할 수 있도록 했지만 실제 대상 부지와 개별 사업구조·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향후 개별 사업별로 상업적 합리성 검토와 국회 절차를 거쳐 최종 추진 여부를 결정한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한국형 APR1400의 미국 진출도 이번 협력의 주요 내용이다. 정부는 기존 한미 기업 간 타협협정으로 미국 진출이 어려웠던 APR1400의 미국 건설을 위해 미국 에너지부와 주정부, 의회 및 업계 등을 상대로 협상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원전 종주국인 미국에서 해외 노형 중 최초로 한국의 APR1400을 건설함으로써 한국 노형에 대한 신뢰도 제고 및 수주 가능성 향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AP1000 사업에는 국내 시공사와 기자재 기업의 참여가 추진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향후 유럽 등 제3국 원전시장 공동 진출과 AP1000 공급망 내 한국 기업의 참여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의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도 추진한다. 한국 기업은 웨스팅하우스의 의결권 있는 보통주 5∼10%를 기업공개(IPO) 가격보다 10% 할인된 조건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다만 실제 참여 기업과 최종 지분율, 기업별 출자 구조, IPO 시점은 후속 협상과 절차를 거쳐 확정해야 한다.

본문 이미지 - 미국 알래스카주 페어뱅크스의 액화천연가스(LNG) 파이프라인. ⓒ 뉴스1 ⓒ 로이터=뉴스1
미국 알래스카주 페어뱅크스의 액화천연가스(LNG) 파이프라인. ⓒ 뉴스1 ⓒ 로이터=뉴스1

세 번째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노스는 알래스카 북부 천연가스를 남부 지역으로 운송하기 위한 대규모 가스관과 해외 수출용 LNG 터미널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한미 양국은 우선 사업 검토에 착수하고, 상업적 합리성과 관련 국내법상 조건이 충족되는 경우 사업 추진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사업이 추진될 경우 미국 측은 한국 기업의 참여 여건을 조성하기로 했다. 철강 등 관련 기자재에 대한 관세 인하 혜택과 경제성 있는 조건의 장기 LNG 구매계약을 보장하고, 프로젝트에서 생산되는 알래스카 LNG에 대한 한국의 우선적 접근권도 제공할 예정이다.

김 장관은 "무엇보다 알래스카 LNG는 상업적 합리성이 확인되는 경우에 추진한다는 분명한 원칙을 가지고 검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가 추진되더라도 우리의 대미투자 금액은 어떠한 경우에도 당초 미측과 합의한 총 2000억 달러, 연 200억 달러 송금한도를 초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본문 이미지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메이플라워호텔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7.24 ⓒ 뉴스1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메이플라워호텔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7.24 ⓒ 뉴스1

정부는 세 프로젝트를 포함한 대미 전략투자 사업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투자자 보호장치도 마련했다. 전체 프로젝트는 하나의 우산형 투자목적회사(I-SPV)와 프로젝트별 투자목적회사(P-SPV)를 통해 추진된다. I-SPV가 전체 사업의 자금 조달과 수익 배분을 통합 관리하고, I-SPV가 100% 출자한 P-SPV가 개별 사업을 수행하는 구조다.

특히 프로젝트 간 위험을 공유하는 리스크 풀링(risk-pooling) 장치가 적용된다. 한국이 전체 프로젝트 투자금의 원금과 이자를 모두 회수할 때까지 개별 프로젝트의 한미 수익 배분 비율은 5대5로 유지한다. 당초 예정된 1대9 배분 전환은 모든 프로젝트의 합산 원리금이 회수될 때까지 보류한다. 이에 따라 일부 사업의 수익성이 기대에 못 미치면 다른 사업의 5대5 수익 배분 기간이 연장돼 한국의 원리금 회수 안정성을 높이는 구조다.

한국 측 투자 원리금에는 미국 국채 20년물 금리에 프로젝트별 합의 가산금리를 더한 간주이자율을 적용한다. 연간 200억 달러, 총 2000억 달러인 투자 한도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운영계약에 명시했다. 사업성이 훼손됐다고 판단되면 정부 간 회의를 통해 사업계획·예산과 한미 수익 배분 비율 조정 등을 협의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 측이 미국에서 부담하는 소득 관련 세금은 한국 배분금에 가산하는 그로스업(gross-up) 방식으로 처리해 세후 기준 수익 배분 비율을 보장한다. 재무제표·사업보고서의 정기·수시 보고와 자금 사용처 등 주요 자료 제공을 통해 정보권을 확보했고, 사업 범위의 중대한 변경이나 지분 발행·양도 등 투자 이해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사항에는 한국 측 동의권을 반영했다. 한국은 프로젝트별 공급업체와 프로젝트 매니저를 추천할 수 있으며, 미국은 가능한 이를 선정하기로 했다.

김 장관은 "대미 전략투자는 단순한 자금 투입과 회수에 그치지 않고 우리 기업이 미국 시장을 비롯한 세계시장으로 진출하는 기회"라며 "상업적으로 합리적인 사업에만 투자한다는 원칙 아래 우리 산업의 성장과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게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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