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널뛰기에 中企 셈법 복잡…"소기업일수록 환리스크 대응 취약"

두 달여 만에 140원 차…수입 부담 줄지만 수출은 채산성 악화 우려
"환율 수준보다 불확실성이 더 문제…대응 여력 없어 지원 필요"

본문 이미지 -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90.02p(1.42%) 오른 6435.55, 코스닥은 10.34p(1.21%) 하락한 847.50, 달러·원환율은 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주간종가 대비 3.30원 내린 1412.60원을 기록했다. 2026.8.12 ⓒ 뉴스1 박정호 기자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90.02p(1.42%) 오른 6435.55, 코스닥은 10.34p(1.21%) 하락한 847.50, 달러·원환율은 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주간종가 대비 3.30원 내린 1412.60원을 기록했다. 2026.8.12 ⓒ 뉴스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원·달러 환율이 불과 두 달여 만에 1500원대 중반에서 1400원대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중소기업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원재료와 부품을 해외에서 들여오는 기업은 비용 부담을 덜 수 있게 됐지만 달러로 수출대금을 받는 기업은 원화 환산액 감소에 따른 채산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중소기업계에서는 환율이 높고 낮은 것 자체보다 단기간에 큰 폭으로 움직이는 '변동성'이 더 큰 부담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기업보다 환헤지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환율이 급변하면 수익성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 꼽힌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달러·원 환율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1419.4원을 기록했다. 최근 닷새째 1410원대가 이어지는 것으로, 올해 6~7월 1500원대를 넘나들던 것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환율이 빠르게 내려오면서 수입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에는 원가 부담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재료나 부품을 달러로 결제하는 기업은 같은 물량을 수입해도 필요한 원화가 줄어든다. 반면 달러로 수출대금을 받는 기업은 환율이 내려갈수록 같은 수출액을 올리고도 손에 쥐는 원화가 줄어든다.

특히 환율이 높은 시기에 계약을 맺고 생산과 원가 계획을 세웠던 기업은 실제 대금을 받는 시점에 환율이 크게 떨어지면 예상했던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

가령 100만 달러의 수출대금을 받는 기업을 단순히 계산하면 환율이 달러당 1560원일 때 원화 환산액은 15억 6000만 원이지만 1410원에서는 14억 1000만 원으로 줄어든다. 환율 움직임만으로 1억 5000만 원의 차이가 발생하는 셈이다.

본문 이미지 - 11일 경기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와 차량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관세청이 이번달 10일까지 수출입 현황을 잠정 집계한 결과, 수출액은 213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3% 증가하면서 8월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026.8.11 ⓒ 뉴스1 구윤성 기자
11일 경기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와 차량들이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관세청이 이번달 10일까지 수출입 현황을 잠정 집계한 결과, 수출액은 213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3% 증가하면서 8월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026.8.11 ⓒ 뉴스1 구윤성 기자

중기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 수출액은 640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1.6%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 처음으로 6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출 중소기업도 8만 490개 사로 2.4% 늘어 역대 가장 많았다. 화장품과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외형은 커졌지만 환율 변동이 확대되면 기업이 체감하는 수익성은 수출 실적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특히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환율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제한적이다. 대기업은 환율 수준별로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선물환 등을 활용해 환위험을 분산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전문인력과 비용 등의 문제로 이 같은 전략을 활용하기 쉽지 않다.

김희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중소기업에 가장 어려운 것은 불확실성"이라며 "환율 1400원을 기준으로 사업계획을 세웠는데 1550원, 1600원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1400원대로 내려오면 어느 수준에 맞춰 경영전략을 짜야 할지 알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대표가 영업과 생산, 자금관리 등을 함께 맡는 소규모 기업일수록 환율이 크게 움직일 때마다 대응 전략을 새로 짜는 데 한계가 있다.

수출 계약과 대금 결제 사이의 시차도 부담이다. 계약 당시 환율을 기준으로 예상 수익을 계산하더라도 실제 대금 회수까지 몇 달이 걸리는 사이 환율이 크게 움직이면 수익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환율이 어느 정도 수준에서 움직인다면 거기에 맞춰 대응이라도 할 텐데 몇 달 사이 널뛰기로 움직이니 머리가 아프다"며 "계약할 때는 수익이 날 것으로 보고 가격을 정했는데 대금을 받을 때 환율이 크게 떨어지면 예상했던 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나타냈다.

수입기업 역시 환율 하락이 무조건 호재인 것은 아니다. 추가 하락을 예상해 원재료 구매를 미뤘다가 환율이 다시 급등하면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환변동보험이나 선물환 등 환헤지 수단이 있지만 규모가 작은 기업은 관련 제도를 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전문인력이 부족한 데다 기업 상황에 맞는 대응 전략을 세우기도 쉽지 않아서다.

중소기업계에서는 소규모 기업이 환위험 관리 제도를 보다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고 지원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기업은 환율 변동에 따른 비용을 판매가격이나 납품단가에 반영하기도 어렵다. 환율이 급등해 원가가 올라가더라도 거래처와의 관계 등을 고려하면 곧바로 가격을 올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 본부장은 "환변동보험 등을 통해 충격을 완화하거나 환율 변화를 가격에 반영할 수 있다면 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중소기업에는 현실적으로 취하기 어려운 전략"이라며 "기존 제도의 활용 범위를 넓히고 새로운 지원 수단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환율 변동에 따른 비용을 납품단가에 일정 부분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환율 급등에 따른 원가 상승분을 중소기업이 모두 떠안지 않도록 기존 납품단가 조정 제도와 연계하는 방식이다.

결국 중소기업계가 요구하는 것은 특정 수준의 환율보다 기업이 대응할 수 있을 정도의 안정적인 흐름이다. 변동성이 장기화할수록 대응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충격이 먼저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다.

김 본부장은 "환율은 거시적인 환경에 따라 움직이는 만큼 정부가 모두 통제하기는 어렵지만,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정부가 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며 "환율 안정 대책도 대응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고려해 보다 적극적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lexei@news1.kr

대표이사/발행인 : 이영섭

|

편집인 : 채원배

|

편집국장 : 김기성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종로 47 (공평동,SC빌딩17층)

|

사업자등록번호 : 101-86-62870

|

고충처리인 : 김성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병길

|

통신판매업신고 : 서울종로 0676호

|

등록일 : 2011. 05. 26

|

제호 : 뉴스1코리아(읽기: 뉴스원코리아)

|

대표 전화 : 02-397-7000

|

대표 이메일 : webmast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사용 및 재배포, AI학습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