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윤석열 손 들어준 감찰위·법원에 與 수세…선택지가 좁아졌다

법원 "직무정지 처분 효력 중단"에 윤석열 직무 복귀…與 곤혹스러운 기류
윤석열 버티기 모드 돌입에 추-윤 동반퇴진론도 힘 잃을 듯…징계위 통한 해임 절차 갈듯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2020-12-01 20:48 송고 | 2020-12-01 21:18 최종수정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제59회 국무회의(영상)를 주재하고 있다. 2020.12.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제59회 국무회의(영상)를 주재하고 있다. 2020.12.1/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법무부 감찰위와 법원이 잇따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 여권이 수세에 몰리는 형국이다.

그간 추 장관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윤 총장의 거취 결단을 압박했던 여권이 오는 4일로 연기된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까지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1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이날 긴급 임시회의를 열고 "대상자에 대한 징계청구사유 미고지 및 소명기회 미부여 등 절차의 중대한 흠결로 인해 징계청구, 직무배제, 수사의뢰 처분은 부적정하다"고 권고했다. 감찰위원 총 11명 중 7명이 참석한 가운데 만장일치로 결론이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조미연)는 윤 총장이 추 장관을 상대로 직무집행정지 처분효력을 멈춰달라며 낸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윤 총장의 직무집행정지가 사실상 해임과 동일하다'며 일부 인용했다.

이에 윤 총장은 곧바로 직무에 복귀했고, "대한민국의 공직자로 헌법정신과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는 일성을 밝혔다.
또한 추 장관을 대신해 검사징계위의 위원장직을 맡을 것으로 예상됐던 고기영 법무부 차관이 징계위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사표를 제출해 후임 인사를 단행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이처럼 법무부 감찰위와 법원이 잇따라 윤 총장의 손을 들어주고 법무부 내부에서조차 반발이 일어나면서 그간 윤 총장을 몰아세웠던 여권은 곤혹스러워 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청와대는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은 채 침묵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법원의 결정은 징계 사유에 대해 판단을 한 것이 아니라 직무 배제 상태로 계속 늘어질 가능성이 있으니 일단 직무에 복귀해 다른 업무를 보라는 것이다. 윤 총장에게 무죄를 준 것이 아니다"라는 입장만 내놨다.

청와대 등 여권이 윤 총장 징계 국면에서 일단 수세에 몰리게 됨에 따라 앞으로 셈법도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청와대 등 여권은 오는 4일까지 윤 총장에 대한 자진사퇴 압박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전날(11월30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주례회동을 하고 "징계 절차와 상관없이 윤 총장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태를 자초한 만큼 자진 사퇴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같은날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윤 총장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진통이 따르고 어려움을 겪더라도 개혁과 혁신으로 낡은 것과 과감히 결별하고 변화하려는 의지를 가질 때 새로운 미래가 열릴 것"이라며 사실상 윤 총장을 겨냥한 발언을 했다. 

1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각각 정부서울청사와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0.12.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1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각각 정부서울청사와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0.12.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그러나 윤 총장은 여권의 기대와 달리 버티기 모드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윤 총장은 복귀 이후 "대한민국의 공직자로 헌법정신과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검찰이 헌법 가치와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공정하고 평등한 형사법집행'을 통해 '국민의 검찰'이 되도록 다함께 노력하자. 저도 여러분의 정의로운 열정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며 사실상 여권의 자진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최근 여권 내에선 정 총리의 건의로 추 장관과 윤 총장의 동반퇴진론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윤 총장이 버티기 모드에 돌입하면서 힘을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 총리는 문 대통령과 주례회동에서 윤 총장의 자진사퇴론을 꺼내는 동시에 "윤 총장 징계 문제가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사실상 추 장관의 동반 퇴진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문 대통령과 정 총리가 이날 국무회의 전후 추 장관을 잇따라 면담한 것도 동반퇴진을 논의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하지만 문 대통령과 정 총리의 추 장관 면담 사실이 알려진 이후 법무부는 "대통령 보고 때와 총리면담 시 일부 기사에 보도된 것처럼 사퇴 관련 논의는 전혀 없었음을 알려드린다"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선 추 장관이 사퇴를 거부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로 인해 정치권에선 결국 추 장관이 징계위를 열어 윤 총장에 대한 해임 등을 제청하고 문 대통령이 이를 재가하는 수순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윤 총장의 해임을 재가하면서 윤 총장 거취 문제를 마무리지은 뒤 연말연초로 예상되는 개각을 통해 추 장관을 자연스럽게 교체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gayunlove@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