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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5 내놓은 애플의 탄소중립 시트콤 [황덕현의 기후 한 편]

애플, 신제품 공개하며 기후변화 대응계획 시트콤으로 공개
열대우림 복원부터 운송망 탄소저감 소개…2030년 '탈탄소'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2023-09-16 07:30 송고
편집자주 기후변화는 인류의 위기다. 이제 모두의 '조별 과제'가 된 이 문제는, 때로 막막하고 자주 어렵다. 우리는 각자 무얼 할 수 있을까. 문화 속 기후·환경 이야기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끌고, 나아갈 바를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팀 쿡 애플 CEO가 선물하는 '탄소중립 스마트 시계' 애플워치를 보면서 미국 배우 옥타비아 스펜서가 연기한 '어머니 대자연'이 미소를 띄고 있다. © 뉴스1
팀 쿡 애플 CEO가 선물하는 '탄소중립 스마트 시계' 애플워치를 보면서 미국 배우 옥타비아 스펜서가 연기한 '어머니 대자연'이 미소를 띄고 있다. © 뉴스1

지난 12일(현지시간) 애플은 아이폰15를 공개했다. 애플이 신제품을 공개할 때면 항상 '혁신'이 있냐 없냐를 두고 설왕설래가 오간다. 그만큼 애플의 행보에 전세계 각계각층의 이목이 쏠린다는 것이다.

이번 애플 행사는 유독 눈길이 갔다. 환경단체나 기후변화를 담당하는 기자들도 주목했다. 신제품과 함께 애플이 공개한 기후변화 대응·탄소중립 시트콤 '어머니 대자연'(Mother Nature) 때문이다.
'어머니 대자연'은 CEO인 팀 쿡과 애플 직원들이 '어머니 대자연'을 연기한 미국 배우 옥타비아 스펜서와 대화로 채워졌다. 옥타비아 스펜서는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를 비롯해 주토피아, 스파이더맨 등에 출연했으며,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골든 글로브 여우조연상 등을 수상한 대배우다.

애플 직원들은 '어머니 대자연'에게 애플이 지난 10년간 진행해 온 '탄소중립' 노력을 소개했다.

2024년말까지 포장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없앨 계획과 맥북, 애플TV, 애플워치 외장에 100% 재활용 알루미늄을 사용하고 있는 점, 캘리포니아 본사가 100% 신재생 에너지를 통해 운영되는 점 등이다.
애플은 자사 제품을 항공편이 아닌 배편을 통해 운송하는 점도 내세웠다. 일본 국토교통성 교통정책심의회 자료에 따르면 1톤의 자재를 운반할 때 선박은 38g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데, 비행기는 1510g을 배출한다.

애플의 리사 잭슨 환경·정책 부문 부사장은 파라과이와 브라질의 열대 우림과 콜롬비아 맹그로브의 습지도 복원했다고 강조했다. 그간 사업에서 630억갤런(2385억톤)의 물 사용량을 줄였다고도 했다. 리사 잭슨은 오바마 정부에서 환경보호국(EPA) 관리자로 일한 바 있다. 이 장면에서 '어머니 대자연'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6300만갤런(2억3848만리터 말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팀 쿡과 리사 잭슨 부사장은 긴장한 눈빛으로 '어머니 대자연'에게 애플워치를 선물했다. '환심을 사는 것이냐'는 핀잔에 리사 잭슨은 "애플 최초의 탄소중립 제품"이라면서 스마트워치를 내밀었고, '어머니 대자연'은 미소로 응답했다.

애플이 공개한 '어머니 대자연'(Mother Nature) 영상 중 '탄소중립 스마트시계' 애플워치 모습 © 뉴스1
애플이 공개한 '어머니 대자연'(Mother Nature) 영상 중 '탄소중립 스마트시계' 애플워치 모습 © 뉴스1

특정 회사의 탄소중립 목표 추진 과정만을 응원하거나 비판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애플은 이번 '어머니 대자연' 영상을 통해서 지난 10년간 노력을 함축적으로, 또 재치 있게 보여줬다.

애플은 신제품과 함께 '환경 발전 보고서'(Environmental Progress Report)를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매년 내놓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와 비슷한 형식이다.

애플은 신제품 판매 때 구형 제품을 회수하는 '보상판매'를 운영해 왔다. 구형 제품을 분해하기 위한 전용 로봇 '데이지'(Daisy)를 개발해 제품에서 금과 구리, 희토류, 코발트 등을 추출해 새 제품을 만드는 데 이용했다. 제품의 포장 방식을 바꿔서 부피를 25% 줄였고, 한번에 선적 가능한 수량도 늘렸다.

기후변화에 따라 붕괴 수 있는 지역사회나 소수인종 지원을 위한 '인종 평등·정의 이니셔티브'를 운영했다.

애플이 신제품과 함께 자사의 탄소중립 계획을 대대적으로 공개한 것은 '우리는 이렇게 노력하고 있다'는 마케팅의 일종일 것이다.

다만 이런 종류의 마케팅은 기후변화를 좇는 입장에서는 환영이다. 경쟁회사끼리 '탄소중립 달성 마케팅'이 격화하기를 바란다. 폭염과 폭우로 기후변화를 체감하기 시작한 소비자들은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와 진짜 친환경 행보에 조금씩 관심을 키우고 있으니 말이다. '어머니 대자연' 영상을 공개한 애플은 7년 뒤인 2030년까지 사업 내 모든 부문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황덕현 사회정책부 기자 2022.2.21/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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