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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2025학년도 논술 부활…고교학점제 앞두고 '본고사화' 시동?

7년 만에 재등장…지원율·학종 비교과 폐지 대응 목적이란 분석도
"내신 절평 시 변별력 염두에 둔 것"…'대학별고사 강화' 확산할까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2023-04-28 05:03 송고 | 2023-04-28 09:25 최종수정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학생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학생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고려대에서 7년 만에 논술전형이 부활한다.

이와 관련한 입시업계의 분석이 분분한 가운데 고교학점제에 대비한 '본고사화' 시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고교학점제 시행을 앞두고 이처럼 대학들이 대학별고사를 강화할지 관심을 모은다.
28일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에 따르면 고려대는 오는 2025학년도 대입에서 논술전형으로 344명을 선발한다. 학생부교과 전형은 2024학년도 대비 51명 줄어든 615명을, 학생부종합은 264명 줄어든 1495명을 모집한다.

고려대는 지난 2018년 수시모집에서 논술전형을 폐지한 바 있다.

당시 고려대는 "종합적인 사고력·논리력을 키우기 위해 도입된 논술전형의 본래 의미는 퇴색하고 사교육 유발 등 부작용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며 "또 실제 논술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의 학습 성과가 다른 전형으로 들어온 학생보다 못하다"고 그 이유를 들었다.

이후 7년 만에 논술전형이 부활한 것을 놓고서는 여러 해석이 나온다.
표면적인 이유로는 '학령인구 감소'를 들 수 있다. 특수목적고등학교(특목고)와 자율형사립고등학교(자사고) 등 내신이 안 좋은 수험생에게도 기회를 줘 줄어드는 지원자들을 모으겠다는 것이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논술고사는 내신이 그리 높지 않으면서 학생부 비교과가 좀 부족해 보이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이 불안정한 수험생이 수시를 노릴 때 많이 지원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에 따라 고려대의 2025학년도 지원율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4학년도 대입부터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평가요소가 줄어드는 데 따른 대책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 2019년 교육부가 발표한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에 따라 2024학년도부터는 자율동아리 활동, 수상경력, 독서활동 등 비교과 항목이 대폭 축소되고 자기소개서도 폐지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학종에서 평가할 수 있는 요소가 많지 않고 그나마 남은 요소가 내신"이라며 "고등학교 간 격차가 심한 상황에서 내신으로만 선발하다가는 경쟁력에서 뒤처지겠다는 위기의식 속에 논술을 다시 살렸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기적으로 2025년부터 본격 도입되는 고교학점제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현재까지 제시된 계획에 따르면 고교학점제는 선택과목은 성취평가제(절대평가)로, 1학년이 주로 이수하는 공통과목은 석차등급(상대평가)을 병기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전면 성취평가제가 도입될 가능성도 있다. 올해 초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3학년 전체 내신 성적을 성취평가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상대평가에 비해 절대평가 체제에서는 내신 변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학들이 본고사 형태로 별도의 대학별 고사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업에서 대학들의 학점 인플레이션을 의식해 따로 선발시험을 치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임 대표는 "만약 수능까지 자격고사화되는 등 모든 게 절대평가제로 가면 결과적으로 대학별 고사가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식으로 논의가 흘러갈 수 있다"며 "적어도 논술시험 등 대학별 고사를 이미 가지고 있는 대학은 이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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