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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냐 AI냐 로봇이냐…145조 쥔 삼성전자의 '위시리스트'

삼성전자, M&A 꾸준히 예고…반도체 초격차·차세대 기술 경쟁력 강화 유력
한종희 "M&A 잘 진행되고 있어…좋은 소식 기대해도 돼"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2023-02-22 06:00 송고 | 2023-02-22 08:39 최종수정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삼성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삼성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 행보에 활기가 붙으면서 인수합병(M&A)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년 전부터 대형 M&A를 예고해 온 만큼 '빅딜'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M&A를 위한 실탄도 100조원을 넘어 충분하다. 네이버나 카카오는 물론 현대차 시가총액보다 크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미래를 이끌 인공지능(AI)이나 로봇, 차세대 이동통신은 물론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디자인하우스나 후공정 업체를 M&A 후보로 점치고 있다.

22일 삼성전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사내 유보금(연결 기준)은 145조6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고 수준으로, 지난 2021년 대비 18.8% 늘어난 수준이다. 

유보금은 미래를 위한 투자나 위기 대응에 쓰일 전망이다. 특히 미래 삼성을 이끌어갈 신규 사업 발굴에 쓰일 가능성이 크다.

현재 삼성은 기술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7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찾은 데 이어 17일 첨단 반도체 패키지 라인이 있는 삼성전자 천안캠퍼스와 온양캠퍼스를 방문해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재 양성과 미래 기술 투자에 조금도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미래 시장을 이끌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나, 단기간에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업체를 인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의 대형 M&A 시계는 지난 2017년 9조3000억원에 하만을 인수한 이후 멈춰 있다.

물론 삼성전자는 그동안 꾸준히 M&A를 예고해왔다. 지난 2021년 1월 콘퍼런스콜에서 최윤호 경영지원실장(CFO)은 "의미있는 규모의 M&A 실현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고, 지난해 'CES 2022' 때는 한종희 부회장이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올해 1월에도 한 부회장은 "삼성이 사업을 발전하기 위해, 인수합병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보안 문제로 자세히는 말하지 못하지만 잘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좋은 소식을 기대하셔도 된다"고도 했다.

M&A가 이뤄진다면 우선 반도체 쪽이 거론된다. 이 회장이 그동안 꾸준히 반도체 초격차 유지를 강조했고,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를 위해서는 M&A가 도움이 될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DS)는 최근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SDC)로부터 20조원을 빌리면서 한층 더 실탄을 채웠다. 

후보군으로는 미세공정 고도화와 함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디자인하우스' 기업이 꼽힌다. 디자인하우스는 반도체 설계기업(팹리스)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이 '가교' 역할을 하는 기업이다. 팹리스가 설계한 반도체를 파운드리 공정에 최적화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또 패키징(포장)을 비롯한 후공정(OSAT) 업체도 거론된다. 반도체 시장이 커질수록 후공정 분야에 대한 중요성도 커지고 있어서다.

일부에서는 삼성의 차세대 사업을 후보로 지목했다. 로봇이나 차세대 이동통신, AI 등이 거론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 초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10.2%를 인수한 데 이어 연내 'EX1'이라는 버전의 헬스케어 로봇을 출시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또 5G를 넘어 6G 선도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고, AI도 경쟁력을 강화 중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M&A는 예고된 이벤트"라며 "어떤 기업을 사느냐에 따라 시장의 반응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M&A는 삼성의 미래 먹거리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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