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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치매…퇴행성 뇌질환 국가차원 진단체계 갖춰야"

김윤성 버넷생명연구센터 교수 "건진 활용" 제안
바이오벤처 넥스모스와 렌즈·패치 의료기기 개발

(용인=뉴스1) 음상준 기자, 이영성 기자 | 2017-04-20 15:30 송고
김윤성 미국 센트럴플로리다대학 버넷생명연구센터 교수는 고령화에 따라 한국과 미국 정부 모두 '퇴행성 뇌질환'에 대한 진단체계 구축이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다./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김윤성 미국 센트럴플로리다대학 버넷생명연구센터 교수는 고령화에 따라 한국과 미국 정부 모두 '퇴행성 뇌질환'에 대한 진단체계 구축이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다./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미국과 한국을 가리지 않고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요. 고위험군을 신속히 찾아내는 진단시스템을 만들어야 국가적인 재앙을 피할 수 있습니다."

김윤성(47) 미국 센트럴플로리다대학교 의과대학 버넷생명연구센터 교수는 20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고령화에 따른 퇴행성 뇌질환 급증 문제를 '국가적인 과제'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퇴행성 뇌질환'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다.
국내 의과대학 연구진과 공동연구를 하기 위해 1주일 일정으로 귀국한 김 교수는 "한국도 파킨슨병과 치매 진단시스템을 시급히 구축하지 않으면 의료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파킨슨병은 손이 떨리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별다른 증상이 없어 병이 생긴 뒤에야 치료가 이뤄진다"며 "치매도 환자뿐 아니라 간병 부담이 생기는 가족들의 심리적·경제적 고통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현재까지도 전세계적으로 퇴행성 뇌질환 조기진단법은 확립되지 못했다.

그는 "가령 자신이 15년 뒤 치매가 생길 위험이 높다는 걸 알면 생활습관을 바꾸고 적극적으로 치료해 병이 생기는 시기를 늦출 수 있다"며 "개인과 국가 차원에서 엄청난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킨슨병 환자의 30%는 증상이 나빠지면서 치매를 동반하는 경우가 보고되고 있다"며 "알츠하이머형 치매와 동일한 사회적 비용 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도네페질 성분을 몸에 붙이는 패치 형태로 개발한 치료제가 글로벌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의 치매 치료용 패치제 엑셀론패치(성분명 리바스티그민)이 출시 3년 만에 경구용(알약) 시장을 장악했지만 증상을 늦출 뿐 근본적인 치료가 어렵다. 파킨슨병도 사정이 다르지 않아 조기진단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해외 선진국들은 뇌질환의 중요성을 인식해 이미 1980년대부터 국가적 차원에서 연구에 뛰어들었다. 미국은 2013년 오바마 전 대통령이 나서서 향후 10년간 30억달러(3조4275억원)를 투자해 인간 두뇌지도를 완성하는 '브레인 이니셔티브' 사업을 선포했다. 유럽연합(EU)도 10년간 10억유로(1조2236억원)를 투입해 인간 뇌와 비슷한 인공신경망을 개발하는 '인간두뇌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김 교수는 국민들이 의무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한국 의료시스템을 높이 평가하면서 퇴행성 뇌질환 항목을 넣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현재 한국 대선 공약으로 발표된 '치매 국가책임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치매 조기진단 부분도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김윤성 미국 버넷생명연구센터 교수는 /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김윤성 미국 버넷생명연구센터 교수는 /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김 교수는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1997년 미국으로 건너가 코넬대학교 의과대학 대학원에서 신경과학 분야 박사학위를 받았다. 코넬의대 교수를 거쳐 2010년 개교한 센트럴플로리다대 의대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 2015년엔 뇌 면역세포인 소교세포 염증반응을 분석해 파킨슨병 발병 원인을 찾는 연구에 기여한 공로로 생화학분자생물학회가 매년 국·내외 과학자에게 주는 '청산상'을 받았다.

김 교수는 최근엔 기초연구를 토대로 응용연구와 퇴행성 뇌질환 진단시스템 상용화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는 "공동창업자 겸 기술고문으로 참여하고 있는 바이오벤처 넥스모스와 파킨슨병과 치매를 조기에 진단하는 압타머(aptamer) 기반의 '콘택트렌즈'와 피부에 붙이는 '패치' 의료기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압타머는 단백질 상호작용을 억제하는 생고분자 물질로 질병을 찾는 몸속 성분을 검출하는데 이용한다. 혈액에서 뽑은 뇌 질환 성분은 정확도가 떨어져 피부나 눈물을 사용하면 더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콘택트렌즈와 패치 의료기기에 붙어있는 여러 개 미세한 바늘에 압타머를 부착해 각각 안구와 피부에 일정 시간을 사용하면 퇴행성 뇌질환 위험도를 파악한다. 파킨슨병이나 치매를 일으키는 물질이 압타머에 붙도록 만들었다. 렌즈는 파킨슨병과 치매 모두를, 패치는 말라리아로 먼저 상용화한 뒤 퇴행성 뇌질환으로 적응증(치료효과가 기대되는 병)을 확대될 예정이다.

김 교수가 개발한 기술은 세계적으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넥스모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스킨패치와 콘택트렌즈에 대한 제품 승인을 받도록 준비 중이다. 또 올해 안에 별도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압타민'이란 항산화물질 복합체를 개발해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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