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화 신고 월드컵 나가나…"미국 땅에서 복수" 이란 축구대표팀 섬뜩한 출정식

(서울=뉴스1) 문영광 기자 =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쟁으로 참가가 불투명했던 이란 축구 국가대표팀이 성대한 출정식을 열고 필승을 다짐했다.

알자지라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축구대표팀은 13일(현지시간) 밤 테헤란 도심에 위치한 엥겔랍 광장에서 출정식을 가졌다. 이날 현장에는 수만 명의 환영 인파가 모여들어 대표팀을 향해 환호했다.

특이한 점은 참가자 대부분이 이슬람 전통 복장을 한 채 이란 국기를 흔들었는데, 미국의 공습으로 숨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와 현 최고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사진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

무대 뒤로 설치된 대형 광고판에는 마치 전쟁터에 나가는 군인처럼 이란 대표팀 선수들이 거수경례하고 있는 모습이 커다랗게 걸렸다.

이란 국가가 울려퍼질 때 일부 축구협회 관계자들도 거수경례로 전의를 다졌고, 군중들은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한 이란 축구팬은 "미국 땅에서 멋진 경기를 통해 모든 것을 되갚아 줘야 한다"면서 "축구 대표팀이 국민을 위해 어떻게든 복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메흐디 타즈 FFIRI 회장은 국영TV 인터뷰에서 "지난 네 차례의 월드컵 출정식 중 가장 성대한 배웅"이라고 밝히며 "결과가 어떻든 미국에서 이란의 국기가 게양되고 수호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FIFA는 축구 경기장 안에서 선수들이 정치적, 종교적, 개인적 메시지를 노출하는 것을 매우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데, 이란 선수들이 미군의 공격을 규탄하는 돌발 세리머니를 펼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벌써부터 긴장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란 축구대표팀이 무사히 미국 땅을 밟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부 선수들의 '군 복무 경력' 때문이다.

특히 미국 정부는 수년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복무 이력이 있는 이란인의 입국을 제한해왔고, 지금까지 이란 A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을 포함해 총 10건의 비자 반려 사례가 있었다.

지난해 12월에는 워싱턴DC에서 열린 월드컵 본선 조추첨식 당시에도 타즈 회장과 아미르 갈레노에이 이란 감독 등이 비자 발급을 거부당해 불참했다.

이란은 병역 면제 같은 혜택이 없기 때문에 대표팀 주요 선수들은 군인 팀에서 뛰었거나 실제 군 복무를 이행한 경력을 갖고 있다. 핵심 선수인 메흐디 타레미도 지난 2012년 군 복무를 위해 팀을 떠나 일반병으로 복무를 마쳤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직접 이란 대표팀의 참가를 독려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 끝에 이란의 월드컵 출전 자체는 결정됐지만 비자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헤다야트 뭄베이니 FFIRI 사무총장은 인터뷰에서 "FIFA가 약속을 했으니 그 약속이 결과로 이어져 선수들이 제때 비자를 받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뉴질랜드, 벨기에, 이집트와 한 조에 묶인 이란은 우선 튀르키예로 이동해 전지훈련을 하며 대회를 준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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