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 비강남권 아파트 분양가가 강남권을 웃도는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분상제 영향으로 강남권 분양가는 눌린 반면' 비강남권은 규제를 받지 않으면서 나타난 결과다.
12일 청약홈에 따르면 13일 특별공급 청약을 받는 동작구 노량진동 '라클라체자이드파인' 전용 59㎡의 최고 분양가는 22억 880만 원이다.
같은 날 1순위 청약을 진행하는 '오티에르 반포'(서초구 잠원동) 전용 59㎡ 최고 분양가(20억 550만 원)보다 약 2억 원 높은 수준이다.
이달 초 공급된 '아크로드 서초'(서초구 서초동) 전용 59㎡ 분양가는 최고 18억 6490만 원으로, 노량진 단지보다 3억 원 이상 낮게 책정됐다.
지난해 12월 분양한 역삼 센트럴 자이 전용 59㎡ 분양가(최고 20억 1200만 원)도 노량진 단지보다 약 2억 원 낮다.
이 같은 분양가 역전 현상이 이어지면서 강남권 청약 쏠림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아크로드 서초'는 이달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099.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30가구 모집에 3만 2973명이 몰렸다.
비강남권 단지가 강남권 분양가를 웃돈 배경에는 분양가 상한제가 있다. 분양가 상한제는 신규 아파트 분양 시 택지비와 건축비, 적정 이윤을 반영해 상한 가격을 정하고, 이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다.
현재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등 일부 지역에 적용되고 있다.
기존 취지는 시세 대비 80% 수준에 주택을 공급해 무주택자의 주거비 부담을 낮추는 데 있다.
그러나 비강남권의 분양가 역전 등 시장 왜곡을 초래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강남권은 분상제 때문에 분양가가 시세 대비 낮게 책정되지만, 비강남권은 규제를 받지 않아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며 "분상제는 주변 시세를 낮추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실제로는 분양 직후 가격이 상승하면서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분상제 지역 조합원들은 낮은 분양가로 재산권 침해를 주장하고 있다"며 "청약 당첨자만 시세 차익을 누리는 구조도 형성됐다"고 덧붙였다.
최근 대안으로 거론되는 주택채권입찰제를 둘러싼 우려도 제기된다. 주택채권입찰제는 분상제 아파트 당첨자에게 국민주택채권 매입을 의무화해 시세차익 일부를 환수하는 방식이다. 2006년 판교 신도시 분양 당시 운영됐으나 2013년에 폐지됐다.
박 교수는 "민간분양에 채권입찰제를 적용할 경우 조합원과 당첨자의 재산권 침해 논란이 커질 수 있다"며 "정비사업 속도가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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