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5년 만에 최대 폭으로 뛰면서 실거래 반영 방식과 산정 모델의 타당성을 둘러싼 논쟁이 불거졌다. 정부는 한국부동산원 조사, 외부 전문가 심사, 중앙위원회 심의를 거친 '통계 결과'라는 점으로 강조하며 공시가격 신뢰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6년 1월 1일 기준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년보다 평균 9.16% 올랐다. 서울은 18.67% 상승해 전국 평균의 두 배를 넘었다. 특히 강남 3구와 한강 인접 자치구의 공시가격은 20%를 넘나들며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조정됐다.
공시가격 논쟁의 발단은 국회에서 시작됐다. 지난 1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서울 화곡동 한 단지를 예로 들며 "2024년 7월 이후 실거래가격은 10억 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공시가격만 5억 7000만 원에서 6억 3000만 원으로 급등했다"고 지적했다. 실거래 흐름과 공시가격 산정 결과 사이의 간극이 심화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다.
이에 대해 김윤덕 국토부 장관도 "실거래가가 변동이 없는데 공시가격이 오르는 건 논리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언급하며 일부 논란의 타당성을 인정했다.

논란의 핵심은 공시가격이 실거래를 얼마나 충실히 반영하고 있느냐다. 국토부에 따르면 공시가격 산정은 부동산원 조사원의 사전 조사와 현장 조사로 시작된다. 이후 조사자→지사→시·도→전국 가격검토위원회 단계를 거쳐 통계적 이상치와 지역 간 형평성을 검증해 1차 가격안을 도출한다.
가격 산정의 1차 기준은 실거래 자료다. 여기에 감정평가 선례, KB시세, 부동산테크, 부동산114, 네이버부동산 시세를 종합해 '실거래·호가·평가' 데이터를 교차 검증하는 구조다.
이어 감정평가사, 부동산·통계 전문가, 지자체 추천 인사로 구성된 외부점검단이 심사를 맡는다. 17개 시도 역시 사전 검토에 참여해 행정·정책상 영향이 큰 단지를 중심으로 교차 검증을 진행한다.
소유자는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와 지자체 민원실을 통해 단지별 공시가격을 열람한 뒤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의견 제출 절차가 사실상 '사후 검증' 역할을 한다. 부동산원이 접수된 단지를 대상으로 다시 가격을 점검한다.
이후 외부점검단이 심층 검증을 거쳐 국토부가 조사·산정보고서를 최종 검수한다. 마지막으로 국토부, 재정경제부, 행정안전부, 국토연구원 등이 참여하는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가 가격안을 심의하면서 확정된다.
국토부는 이러한 다단계 구조를 통해 절차적 객관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한 단지의 거래가 부족한 경우엔 연식과 면적 등 가격 형성 요인이 비슷한 인근 단지 실거래를 2순위 자료로 삼아 통계상 공백을 메운다"고 설명했다.

정치적 개입 의혹도 제기됐다. 김은혜 의원은 세수 확대나 보유세 인상 등 정부 정책 방향이 공시가격 산정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짚었다.
이에 대해 이헌욱 한국부동산원장은 "부동산 통계와 데이터에 대한 아주 높은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한다"며 "다수의 교수가 비판적인 시각으로 검토하는 만큼 통계를 두고 (정권의) 눈치를 볼 수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토부와 부동산원 모두 "이번 공시가격 신뢰성 논란을 계기로 호가 활용 기준과 지역별 균형성 제고 방안을 추가로 정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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