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 시행 이후 서울과 경기 핵심 지역에서 아파트 경매 낙찰가가 실제 매매가격을 웃도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규제 회피와 갭투자(전세 낀 매매)가 가능한 경매시장으로 현금 여력이 있는 수요가 몰리면서, 상급지를 중심으로 과열 양상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6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초구 서초삼풍아파트 전용면적 130㎡는 지난달 15일 감정가(38억 원)의 132.1%인 50억 2000만 원에 낙찰됐다. 이는 지난해 9월 매매시장에서 기록한 최고가(45억 원)보다 약 5억 원 높은 금액이다
서초삼풍 아파트는 2390가구 대단지다. 재건축 호재와 지하철 2·3호선 교대역 역세권 입지 등이 맞물리며 낙찰가가 높게 형성됐다는 평가다.
지난달 19일 낙찰된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 84㎡도 직전 매매가 대비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이 매물은 감정가(26억 9000만 원)의 127.4%인 34억 2798만 원에 낙찰됐다. 지난달 15일 매매가(34억 원)보다 2800만 원 높았다.
이 같은 흐름은 비강남권 한강벨트 핵심지로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마포구 성산시영 전용 50㎡는 15억 9999만 원에 낙찰돼 낙찰가율 171%를 기록했다. 이는 매매 최고가(13억 900만 원)보다 약 3억 원 비싼 수준이다.
동작구 사당우성3차 아파트 전용 59㎡는 7일 15억 1388만 원(낙찰가율 168.2%)에 낙찰됐다. 직전 매매가(14억 2000만 원) 대비 9400만 원 비싼 금액이다. 두 사례 모두 재건축 추진 기대감이 낙찰가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권에서도 낙찰가가 최근 매매가를 웃돈 사례가 나왔다. 분당 샛별마을 삼부아파트 전용 59㎡는 기존 최고가(13억 5000만 원)보다 2836만 원 높은 13억 78863만 원에 낙찰됐다.
최근 수도권 일대 경매 열기가 뜨거운 것은 10·15 대책 시행 여파로 풀이된다.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곳이 규제 지역으로 묶이면서 현금 부자에게 경매 시장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매는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받지 않는 규제 무풍지대다. 실거주 의무가 없고 갭투자도 가능하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 연구원은 "10·15 대책 이후 매매 거래는 어려워졌지만 호가는 오히려 높아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갭투자가 가능한 경매시장으로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기존 매매가보다 높은 낙찰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파트 경매시장의 고가 낙찰은 수도권 핵심지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동대문구 답십리 한화아파트 전용 84㎡는 지난달 감정가(8억 9600만 원)의 95%인 8억 5011만 원에 낙찰됐다. 응찰자는 47명에 달했지만, 낙찰가는 감정가보다 약 4600만 원 낮아 지역별 온도 차는 여전히 뚜렷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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