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뉴스1) 오현주 기자 = 10·15 부동산 대책 여파로 리모델링 사업이 활발한 경기 용인시 수지구 일대에서 아파트 매물이 빠르게 줄고 있다. 거래 가능한 매물이 사라지면서 호가가 오르고, 일부 단지에서는 가격이 1억 원 가까이 상승한 곳도 나타났다.
10일 부동산 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7일 기준 용인 수지구 아파트 매물은 5639건으로, 10월 15일(4112건) 대비 약 27% 감소했다. 이는 리모델링 추진 단지 13곳의 매물까지 포함한 수치다.
수지구는 신분당선 수지구청역을 중심으로 1990년대 준공된 구축 아파트가 밀집해 있으며, 최근 용적률 한계로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가 늘고 있다. 용인시 역시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해 행정 지원을 강화하는 중이다.
지난달 20일부터 서울 전역에 이어 수지구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갭투자(전세 낀 매매)가 사실상 막혔다. 이 영향으로 시장은 빠르게 위축됐다.
수지구청역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10·15 대책 발표 당일에는 전화가 불날 정도로 문의가 많았지만, 지금은 매수세가 완전히 끊겼다"며 "매도 매물은 드물고 전세 물량은 더 없다"고 말했다.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도 "인근 400여 가구 단지의 경우 전용 84㎡ 매물이 1~2건에 불과하다"며 "토지거래허가제 영향으로 매물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전했다.
단지 인근 공인중개사 김 모 씨는 "특정 단지의 경우 10·15 규제가 적용되면서 수지초입마을 매물은 50%가량 급감했다"며 "수지 일대는 완전히 매도자 우위 시장으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공급 물량이 부족한 가운데 리모델링에 대한 기대감에 호가는 올라가는 모습이다. 가격이 1억 원가량 상승한 경우도 있었다.
10·15 대책 이후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폭이 둔화하며 대책 효과가 나타난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정비사업 호재가 있는 단지에서는 몸값이 비싸지고 있다.
주요 리모델링 추진 단지에서도 '매물 잠김' 현상이 뚜렷하다.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수지초입마을(동아·삼익·풍림아파트)과 수지보원아파트 등은 매물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한 공인중개사는 "수지초입마을 매물은 10·15 대책 이후 50% 가까이 감소했다"며 "지금은 완전히 매도자 우위 시장"이라고 말했다.
공급이 줄어든 반면 리모델링 기대감이 커지면서 호가도 오르고 있다. 수지구청역 인근 한 단지의 전용 84㎡는 지난달 10억 원대에서 현재 11억 원 선으로 뛰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첫째 주(11월 3일 기준) 용인 수지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0.22%로 수도권 전체 상승폭이 둔화하는 가운데서도 여전히 높은 오름세다.
현지 공인중개사 박모 씨는 "매물이 워낙 없다 보니 부르는 게 값이 됐다"며 "연말로 갈수록 추가 상승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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