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이재명 정부가 이번 주 추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계획을 밝히면서, 과거 문재인 정부의 반복된 시장 개입 정책 실패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와 대통령실, 여당은 투기지역 확대, 대출 규제 강화, 세제 개편 등 강도 높은 수요억제책을 검토 중이다.
전날 국회 국정감사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공급 정책도 속도를 내고, 수요 차단을 위한 추가 정책을 곧 발표하겠다"며 세제 활용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6·27 대출 규제와 9·7 공급 대책이 일부 성과를 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며 "집값 급등에 따라 규제지역 확대 지정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과거 문재인 정부는 집값 급등기마다 '투기와의 전쟁', '집값 안정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겠다'는 강경 메시지를 잇따라 내놓았다. 그러나 28차례의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풍선효과, 투기 수요 확대, 매물 잠김, 실수요자 피해 등 부작용만 커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결국 시장 혼란과 집값 급등, 정책 신뢰 하락은 정권 교체의 직접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 문재인 정부 5년간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은 2017년 5억 8000만 원에서 2022년 12억 6000만 원으로 약 119% 상승했다. 수도권은 4억 1000만 원에서 7억 7000만 원(약 88%), 5대 광역시는 2억 6200만 원에서 3억 9700만 원(약 51%), 지방 중소도시는 1억 8700만 원에서 2억 2400만 원(약 20%) 올랐다.

이재명 정부는 공급 확대를 강조하고 있지만, 수요 억제와 각종 규제에 의존하는 정책 기조 역시 뚜렷하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핵심 지역 쏠림, 매물 부족, 호가 중심 거래가 이어지며 매도자 우위가 심화되고 있다. 추가 대출 한도 축소와 투기지역 확대 역시 거래를 줄이고, 실수요자의 주택 마련을 어렵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시장에서는 규제 강화만으로 집값을 안정시키기 어렵다는 회의적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 규제가 아닌, 긴 안목의 시장 안정과 체계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거래세와 양도세 완화 등 세제 개선과 시장 신뢰 회복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 연구소장은 "규제만 반복하면 매물 자체가 줄어 가격 오름세를 막기 어렵다"며 "거래세 한시 완화 등으로 시장에 매물이 유입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도 "규제가 늘수록 시장이 왜곡된다"며 "양도세와 거래세 인하로 정상적인 가격 경쟁이 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전세난과 주택 공급 부족이 맞물리면서 실수요자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단기 규제보다는 시장 정상화와 신뢰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지속적인 규제와 제한만 반복할 경우, 서울 아파트값 과열과 시장 불신의 악순환을 끊기 어렵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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