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1심 유죄에 서울 공급정책 '변수'…정비사업 영향 촉각

임기 내 31만 가구 착공 추진…시장직 상실 땐 정책 연속성 우려
용산 주택공급·세운4구역 개발도 영향권…"상급심까지 지켜봐야"

본문 이미지 -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위반 혐의 1심 선고를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6.7.22 ⓒ 뉴스1 이호윤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위반 혐의 1심 선고를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6.7.22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의 1심 당선무효형 선고로 서울시가 추진해 온 주택 공급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정부의 규제 중심 부동산 정책에 맞서 '닥공'(닥치고 공급)을 내세워 정비사업과 도심 개발을 밀어붙여 온 오 시장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하면서 향후 공급 정책의 방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2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신속통합기획과 용산국제업무지구, 세운4구역 등 서울시가 추진 중인 주요 개발사업의 향방을 주목하고 있다. 당선무효형이 확정돼 시장이 교체될 경우 사업 우선순위와 정책 기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반면, 상급심 판단 전까지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오 시장은 지난 22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0만 원과 추징금 21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시장직을 상실한다.

오 시장은 취임 이후 정비사업 규제 완화와 공급 확대를 시정 핵심 과제로 내세워 왔다. 지난해 정부의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 대해서도 수요 억제보다 공급 확대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고, 지난 14일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직접 대정부 건의 사항이 담긴 보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대표 정책은 신속통합기획이다. 오 시장은 2021년 이 제도를 도입해 통상 20년 이상 걸리던 정비사업 기간을 최단 12년 수준으로 단축했고, 서울시는 이를 통해 임기 내 31만 가구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 교체가 현실화할 경우 이 같은 공급 정책의 연속성과 사업 추진 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과거에도 시장 교체로 정비사업 정책 기조가 크게 바뀐 사례가 있다. 박원순 전 시장은 2011년 취임 후 정비사업 출구전략을 추진하며 300곳이 넘는 재개발 사업을 재검토했다.

본문 이미지 -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감사의정원에서 열린 에티오피아 강뉴합창단-서울시예술단 문화교류 공연 행사를 찾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받고 후원자를 통해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2026.7.22 ⓒ 뉴스1 김성진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감사의정원에서 열린 에티오피아 강뉴합창단-서울시예술단 문화교류 공연 행사를 찾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받고 후원자를 통해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2026.7.22 ⓒ 뉴스1 김성진 기자

오 시장과 정부가 이견을 보여온 도심 개발사업도 변수다.

대표적인 사례가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주택 공급 규모다. 서울시는 주택 수요를 고려해 기존 6000가구에서 2000가구 늘린 8000가구가 적정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정부는 1만 가구 공급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서울시는 정부안대로 추진하려면 교통 인프라를 비롯한 도시계획을 다시 수립해야 해 사업이 2년가량 지연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경관 훼손 논란이 이어진 종묘 인근 세운4구역 개발도 대표적인 갈등 사안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세운4구역에 최고 140m 이상 건축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반면 정부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 경관 훼손 우려를 이유로 국가유산청의 세계유산영향평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재개발 구역이 종묘 경계에서 약 180m 떨어져 있어 영향평가 대상이 아니라며 맞서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들이 종묘 앞 고층 개발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만큼 시장 교체가 현실화할 경우 개발 방향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오 시장의 사법 리스크가 서울 부동산 시장과 정책에 미칠 영향은 당분간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항소심과 상고심을 거치며 1심 판단이 뒤집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데다 최종 판결 전까지는 정책 기조가 급격히 바뀌거나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 소장은 "시장이 바뀌면 정책 방향이 달라질 가능성은 있지만 영향이 전혀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3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1심 선고만으로 시장 영향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며 "시 수장이 바뀌면 정비사업 우선순위는 달라질 수 있지만 이미 진행 중인 인허가 절차까지 되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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