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브리핑] 탄소장벽 높아지는데…中企 설비투자 지원 신청 3곳 중 2곳 미선정

최근 5년 1356곳 신청·444곳 선정…지원 비율 32.7%
이소영 "대응 수준 심각, 내년 시범 대응 예산 10억 밖에 안 돼"

본문 이미지 -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오세희 의원실 제공)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오세희 의원실 제공)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정부 설비투자 지원을 신청한 중소기업 3곳 중 2곳은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올해 본격 시행되면서 배출량 측정·관리를 넘어 실제 감축에 필요한 설비·공정전환 지원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탄소중립 설비투자 지원사업' 신청기업은 총 1356개사다.

이 가운데 지원기업은 444개사로 선정 비율은 32.7%에 그쳤다. 나머지 912개사는 선정되지 못했다.

CBAM은 EU 수입품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배출량에 상응하는 비용을 부과하는 제도다. 올해부터 본격 시행됐으며 철강·알루미늄·시멘트·비료·전력·수소 등이 적용 대상이다.

인증서 구매는 내년 2월부터 시작되지만 비용 산정은 올해 수입분부터 적용된다. 첫 연간 신고와 인증서 제출 기한은 내년 9월 30일이다. 국내 수출기업도 올해 수출한 대상 제품의 배출량 정보를 확보하고 관리해야 한다.

거래처의 탄소데이터 요구도 확산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올해 수출기업 300개 사를 조사한 결과 99.3%가 고객사로부터 탄소배출 데이터 제출을 요구받았거나 앞으로 요구받을 예정이라고 답했다.

현장에서는 시스템 구축·연계 비용 부담(64.0%)과 전담인력·시간 부족(62.7%)을 주요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중기부도 지원 방식을 다변화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원청과 협력사가 함께 투자하는 탄소중립 설비투자 지원사업 '공급망 트랙' 대상 30개사를 선정했다. 자동차·반도체 등 분야의 대·중견기업 17곳이 원청으로 참여했다.

원청이 협력 중소기업의 자부담을 지원하면 정부가 국비를 더하는 방식이다. 협력사가 사업비의 10%를 부담하면 최대 3억 원, 협력사의 자부담이 없으면 최대 1억 원의 국비를 지원한다. 협력사의 탄소감축 투자를 원청과 정부가 함께 뒷받침하는 구조다.

본문 이미지 -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0.7 ⓒ 뉴스1 김도우 기자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0.7 ⓒ 뉴스1 김도우 기자

탄소감축 기술개발 지원 대상도 확대된다. 오 의원실에 따르면 중기부는 올해 철강·알루미늄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정밀화학원료·석유화학합섬원료·합성수지·플라스틱제품을 지원할 계획이다.

2028년에는 자동차부품과 공기조절기 및 냉난방기, 선박해양구조물 및 부품, 원동기 및 펌프 등으로 넓힌다. 이는 국내 기술개발 지원 계획으로 해당 품목이 모두 EU CBAM 적용 대상으로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지원 업종이 늘어나는 만큼 기업별 공정과 감축 여건에 맞춘 지원도 필요하다. 배출량 진단을 토대로 교체할 설비와 개선할 공정을 정하고 기술개발·설비투자 지원을 연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원기업의 실제 대응 수준을 확인하는 작업도 과제다.

오 의원실에 따르면 중기부는 지원기업이 바이어·원청에 탄소배출량 자료를 제출했는지, 검증을 완료했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사업 확대와 함께 거래처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기부 국정감사에서도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오 의원의 중소기업의 탄소무역장벽 대응 수준 관련 질의에 "진짜 심각하고 거의 제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 장관은 탄소배출 데이터 관리와 관련해 "부처 내 담당할 부서 자체가 없다"며 "우리나라의 대유럽 수출 비중이 적지 않음에도 시범 대응 예산이 내년에 10억 원밖에 안 된다.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서를 만들고 예산을 확보해야 (지원)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오 의원은 "중기부가 단계별 진단부터 설비전환까지 이행경로를 마련해 비용과 인력 부담을 낮추고, 늘어나는 설비전환 수요에 맞춰 지원규모와 재원도 함께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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