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휴머노이드' 기업인 로보티즈(108490)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스택을 활용해 '오픈 휴머노이드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사업화의 성패는 제3자 기업이 센서·AI 모델·운영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실제 현장에 적용하고 매출로 연결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로보티즈는 이달 2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휴머노이드 서밋 서울 2026'에서 엔비디아 소프트웨어 스택을 활용한 AI 사피엔스의 전신 동작 학습 사례와 AI 워커의 물체 조작 학습 사례를 공개했다.
이날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는 휴머노이드가 스마트폰처럼 다양한 기능을 앱으로 구현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대표는 "과거 스마트폰이 그랬던 것처럼 휴머노이드 하나로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초기 스마트폰은 디지털카메라보다 카메라 성능이 떨어졌고 MP3 플레이어보다 음악을 듣기에도 적합하지 않았지만, 결국 모든 기능이 앱으로 스마트폰 안에 들어왔다. 휴머노이드도 비슷한 과정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 사피엔스 K1'은 로보티즈의 다이나믹셀-Q(DYNAMIXEL-Q) QDD(준직구동) 액추에이터를 기반으로 한 23자유도 휴머노이드 하드웨어 플랫폼이다.
로보티즈는 AI 사피엔스 K1 운용을 위한 ROS 2 패키지와 로봇 구조·관절 정보가 담긴 설명 자산, 제어기·인터페이스, 도커 기반 실행 환경을 공개했다.
회사는 시뮬레이션에서 학습한 정책을 실물 로봇에 적용하는 심투리얼(Sim2Real) 패키지도 외부 개발자가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공개 소프트웨어에는 아파치 라이선스 2.0을, 공개 하드웨어 자원에는 CERN-OHL-P-2.0을 기본 적용한다. ROS 2 로봇 설명과 RViz 시각화, 모델 변환에 쓰는 URDF 모델도 제공한다. 개별 저장소와 제3자 라이브러리·모델·데이터셋의 라이선스는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외부 개발자는 공개된 개발 환경에서 AI 사피엔스의 자세·관절 동작과 제어 정책을 시뮬레이션으로 학습·검증한 뒤, 안전성 확인을 거쳐 심투리얼(Sim2Real) 방식으로 실제 로봇에 적용할 수 있다.
휴머노이드가 물체를 안정적으로 집고 옮기려면 카메라로 위치와 형태를 파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손끝 접촉력과 미끄러짐, 관절에 가해지는 힘을 감지해 파지력과 손·팔 자세를 조절해야 한다. 촉각·힘·토크 센서와 작업 AI, 원격관제·유지보수 소프트웨어가 필요한 이유다.
업계에서는 플랫폼이 상용 생태계로 확장하면 부품사에는 공식 호환 제품 채택이, AI 기업에는 모델 구독·작업당 과금이, 운영 기업에는 원격관제·유지보수 계약이 반복 매출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반복 매출 구조가 실제로 작동할지는 로보티즈가 사업화 과정에서 검증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엔비디아가 공개한 '아이작 GR00T N1.7'은 언어·이미지·로봇 고유감각 정보를 바탕으로 동작을 생성하는 개방형 비전·언어·행동(VLA)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이다. 개발자는 실제·합성 데이터를 활용해 특정 로봇과 작업에 맞게 모델을 추가 학습할 수 있다.
로보티즈가 공개한 전신 동작·물체 조작 학습 사례는 엔비디아의 VLA 모델과 시뮬레이션 도구를 활용해 휴머노이드의 작업 능력을 고도화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제3자 소프트웨어가 관절 토크와 보행, 손의 파지 동작 등 물리적 행동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제어 오류나 비인가 접근·조작은 예기치 않은 동작으로 이어져 사람·설비·작업물과의 충돌, 끼임·압착, 작업물 낙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제3자 기능을 현장에 배포하려면 시뮬레이션과 실물 시험, 현장별 위험성평가, 배포 후 모니터링을 결합한 검증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센서·로봇손·AI 모델의 호환성 기준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후 사고가 발생했을 때 개발사·플랫폼사·현장 운영사 간 책임 범위도 플랫폼 사업화 과정에서 정립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개발자가 만든 기능을 고객사가 설치하고, 부품·AI·운영 기업이 수익을 얻는 거래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미래 휴머노이드 경쟁은 로봇 판매량뿐 아니라 로봇에 탑재할 기능과 서비스를 얼마나 축적·판매하느냐의 경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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