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잡는 손 센서·관절 승부수"…韓 로보틱스, 부품 표준 선점 관건

中 저가 공세 속 완제품 양산보다 고부가 핵심부품 공략 필요
에이딘로보틱스, 초소형 6축 힘·토크·촉각 센서 14개국 공급

본문 이미지 - 서울 강서구 로보티즈 본사에서 열린 AI로봇 M.AX얼라이언스 컨퍼런스에서 이족보행 로봇 시연이 열리고 있다. 2026.5.29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 강서구 로보티즈 본사에서 열린 AI로봇 M.AX얼라이언스 컨퍼런스에서 이족보행 로봇 시연이 열리고 있다. 2026.5.29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한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로보티즈(108490)가 '중국 베이징 세계로봇대회 2026'(WRC 2026)에 참가해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휴머노이드 'AI 사피엔스', 세미 휴머노이드 'AI 워커', 로봇핸드 'HX5-D20', 신규 액추에이터 '다이나믹셀-Q'를 동시에 공개하며 수직통합형 제품 밸류체인 역량을 부각했다.

이번 대회에서 유니트리·유비테크·로보테라 등 중국 기업들은 춤과 공중제비 등 기술 시연을 넘어 택배 분류와 가정 보조 등 현장 적용을 겨냥한 기체를 대거 쏟아냈다.

중국이 부품 내재화와 규모의 경쟁 기반으로 완제품 가격과 양산 속도를 끌어 올리는 동안 한국 로봇기업은 다른 승부처를 찾고 있다.

본문 이미지 - AI 사피엔스·휴머노이드 손 HX5-D20(로보티즈 홈페이지 갈무리)
AI 사피엔스·휴머노이드 손 HX5-D20(로보티즈 홈페이지 갈무리)

31일 업계에 따르면 로보티즈는 WRC 2026에서 관절 구동기부터 손, 기체까지 이어지는 구동기부터 기체까지 연결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체 판매 대수로는 중국과의 물량 경쟁이 쉽지 않은 만큼, 휴머노이드 제조사의 로봇에 들어갈 핵심 구동기를 공급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휴머노이드 부품원가(BOM)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품은 관절 구동계다. 맥킨지 분석에 따르면 모터·감속기·관절 메커니즘·센서·드라이버 등을 포함한 액추에이터 시스템은 휴머노이드 부품원가의 약 40~60%를 차지한다.

전신 휴머노이드에는 몸통·팔·다리의 주요 관절에 통상 수십 개의 액추에이터가 탑재된다. 고자유도 로봇 손·전완부의 손가락 구동계까지 더하면 수는 더 늘어난다. AI가 작업 순서와 목표를 판단하더라도, 실제 현장에서는 물체의 무게와 표면 상태, 미끄러짐, 충돌 위험을 파악해 적절한 힘을 전달해야 한다.

본문 이미지 - 로보티즈 AI워커 로봇 시연 모습 2026.6.9 ⓒ 뉴스1 이기범 기자
로보티즈 AI워커 로봇 시연 모습 2026.6.9 ⓒ 뉴스1 이기범 기자

액추에이터의 위치·토크 제어 정밀도, 발열 관리, 반복 구동 내구성은 휴머노이드의 보행 안정성과 작업 정확도, 에너지 효율, 고장률 및 유지·보수 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다.

로보티즈는 다이나믹셀-Q를 중국산 동급 제품과 유사한 가격대로 공급하면서 정밀 제어와 내구성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고 있다.

로보티즈는 구동기 양산 기반도 키우고 있다. 액추에이터 판매량은 지난해 22만 개에서 올해 40만~50만 개, 내년 100만 개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생산거점은 오는 10월 부분 가동을 목표로 한다.

로보티즈는 액추에이터 양산과 함께 AI 워커를 활용한 피지컬 AI 데이터팩토리를 운영해 공장·물류·서비스 현장의 행동 데이터를 축적한다는 구상이다. 올해 4분기 정식 가동을 앞두고 현지에서 100여명을 채용해 시험 운영과 데이터 수집 준비에 들어갔다. 2028년까지 현지 인력을 2000명, 2031년에는 최대 2만명까지 확대하고 이 중 절반가량을 데이터 수집·가공 업무에 투입할 계획이다.

본문 이미지 -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를 찾은 관람객들이 에이딘 로보틱스 부스의 인간형 로봇 핸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5.3.12 ⓒ 뉴스1 김성진 기자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를 찾은 관람객들이 에이딘 로보틱스 부스의 인간형 로봇 핸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5.3.12 ⓒ 뉴스1 김성진 기자

로봇의 손끝 감각을 구현하는 촉각·힘·토크 센서는 휴머노이드와 협동로봇이 조립·선별·포장 등 접촉 기반 작업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는 과정에서 핵심 부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글로벌 완제품 플랫폼에 공급할 수 있다면 수출형 로봇 밸류체인의 한 축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초소형 6축 힘·토크 센서는 로봇 손가락과 그리퍼가 물체를 잡거나 누를 때 3축 방향의 힘과 3축 회전 토크를 측정한다. 별도의 촉각센서는 접촉 위치와 압력 분포 등 손끝의 국소 접촉 정보를 감지해 섬세한 파지 제어를 돕는다.

로봇은 물체의 무게·형상·표면 마찰 특성에 맞춰 파지력을 조절해야 한다. 중량물이나 미끄러운 부품은 충분한 파지력이 필요하지만, 유리·식품·케이블처럼 손상 또는 변형되기 쉬운 대상은 힘을 정밀하게 제한해야 한다.

휴머노이드가 단순 운반을 넘어 정밀 조립·선별·포장 같은 접촉 기반 작업을 수행하려면 손끝 촉각과 손목 힘·토크 제어가 핵심 요소로 꼽힌다.

에이딘로보틱스는 외산 동급 힘·토크 센서가 개당 1000만 원을 웃도는 것과 비교해 자사 제품을 약 10분의 1 수준의 가격에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기업과 전 세계 14개국의 로봇 제조사·AI·휴머노이드 연구기관에 센서를 공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 현장 작업의 완성도는 관절 구동과 손끝 감각에서 갈리게 될 것"이라며 "액추에이터·감속기·힘·토크 센서·로봇핸드를 국내외 완제품에 동시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부품 표준을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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