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국내 택배 업계가 배송 단가 경쟁을 넘어 인공지능(AI) 자동화, 항공 콜드체인, 해외 풀필먼트 등 고부가가치 물류 시장 선점에 나섰다.
CJ대한통운(000120)·한진(002320)·롯데글로벌로지스는 각각 디지털 물류와 전략국가 확장, 특수화물 인증, 북미 자동화 거점 구축을 앞세워 성장동력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국내에서는 택배와 풀필먼트 경쟁력을 높이고 해외에서는 미국·인도 중심으로 고객 기반과 물류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투트랙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는 최근 하반기 타운홀미팅에서 "퀀텀점프를 위해서는 결국 더 큰 시장인 글로벌에서 새로운 성장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글로벌 시장 성과 창출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국내에서 차별화한 배송·풀필먼트·디지털 미들마일 역량을 높이는 동시에 해외 전략시장에 선택과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CJ대한통운 글로벌 부문은 포워딩과 현지 계약물류(CL)를 연결하는 엔드투엔드(E2E)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2분기 글로벌 부문 매출은 1조206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했다. 미국 사업 매출은 20%, 인도는 5% 늘었으며 초국경 전자상거래(CBE) 매출은 53% 증가했다.
CJ대한통운은 TES물류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AI·빅데이터·로봇을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최근 용인 양지 올리브영 물류센터 포장 공정에는 양팔형 휴머노이드 로봇 2대를 투입했다.
로봇은 포장 박스에 완충재를 넣는 작업을 맡는다. 회사는 현장 데이터를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 학습에 접목해 향후 피킹·분류·검수·포장까지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단순 자동화 설비 도입을 넘어 물류 현장에서 쌓이는 데이터를 AI 로봇 경쟁력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한진은 고부가 특수화물 분야에 집중한다. 최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CEIV Fresh' 인증을 획득하면서 신선식품·바이오의약품 등 콜드체인 항공화물 운송 역량을 객관적으로 인정받았다. CEIV Fresh는 온도 관리와 품질·안전, 취급 절차 등을 국제 기준에 맞춰 관리하는지 평가하는 인증이다.
2024년 12월에는 '리튬 배터리 항공운송 품질인증'(CEIV Lithium Batteries)도 받았다. 리튬 배터리는 국제운송 중 화재·폭발 가능성 등으로 엄격한 관리를 수반해야 한다. 배터리 제조사들은 △포워더(운송주선업체) △운송사 △항공사 등 물류 수행기업 선정 시 국제표준인증을 필수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한진은 해상 물류 부문에서도 중량물·특수 화물 운송 역량도 갖추고 있다.
한진은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전용 운반선 '청정누리호'를 운영하며 국가 차원의 에너지 관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아울러 1만 2000톤급 파이오니어호, 1만 5000톤급 리더호 등 중량물 전용선을 활용해 LNG·풍력 등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플랜트 설비 운송 경험과 노하우도 보유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그룹의 화학·에너지 사업과 연계해 수소·암모니아 물류를 중장기 성장축으로 설정했다. 포스코, 롯데정밀화학 등과 구성한 글로벌 암모니아 동맹을 바탕으로 암모니아 해상운송과 벙커링, 추진선 관련 물류 모델을 준비 중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이차전지 분야에서도 원자재 운송부터 완제품 배송, 폐배터리 회수·재활용까지 밸류체인 전반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2030년까지 이차전지 물류 매출 600억 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미국 현지에서는 건강기능식품 플랫폼 아이허브와 손잡고 텍사스주 덴턴에 약 2만㎡ 규모 자동화 풀필먼트센터를 구축해 지난해 말 정식 운영에 들어갔다.
센터에는 자율주행로봇(AMR)·자율 케이스 처리 로봇(ACR)·자동화 랙과 AI 기반 운영 시스템을 적용했다. 비타민·뷰티·영유아·헬스케어 등 최대 6만 종을 보관·출고하고 하루 최대 2만 건의 주문을 처리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물류 경쟁의 기준이 단순 배송 단가에서 기술력과 화물 전문성, 글로벌 운영 역량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며 "자동화와 해외 거점, 특수화물 투자가 안정적인 이익으로 이어지는지가 물류 3사의 경쟁력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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