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부과했던 '상호관세'가 결국 '무효' 판정을 받으면서 국내 뷰티(화장품) 업계에 뜻밖의 수익성 개선 여지가 열렸다.
에이피알(278470)에 이어 달바글로벌(483650) 역시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의 통합 처리 체계(CAPE) 가동에 맞춰 관세 환급 신청 절차 진행을 준비 중으로 확인됐다.
CBP는 20일(현지시간)부터 IEEPA를 이유로 부과한 상호관세와 관련 관세를 이자까지 포함해 환급하는 CAPE 1단계를 가동한다. 이는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무효 판결과 국제무역법원(CIT)의 '모든 수입자 대상 환급 절차 개시' 명령에 따른 조치다.
이에 그간 걷어온 상호 관세 약 1660억 달러(약 240조 원대)의 환급 작업이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다만 환급 범위는 제한적이다. CAPE 1단계에서는 아직 관세가 최종 정산되지 않았거나 청산 후 80일이 지나지 않은 최근 수입신고 건만 다룬다. 기업은 CAPE 포털을 통해 수입신고번호를 제출한 뒤 CBP 심사를 거쳐 60~90일 내 관세와 이자를 돌려받게 된다. 이미 재무부 계정으로 이체된 물량, 반덤핑·상계관세가 얽힌 사후 정산 건 등은 향후 별도 트랙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관세를 수출자가 부담하는 DDP(관세지급인도조건) 거래 구조를 활용해 미국 소비자에게 직판해 온 'K-뷰티·패션' 등 소비재 기업들이 대표적인 잠재 수혜자로 꼽힌다.
한국 관세청은 지난달 CBP에 상호관세 등을 납부한 국내 수출기업 중 DDP로 거래한 것으로 추산되는 약 6000개 업체에 환급 절차와 신청 기한을 안내했다. DDP 구조에서 한국 수출자 또는 그 미국 현지 법인·자회사가 통관 서류상 수입신고자(IOR)로 기재돼 있으면 CBP에 직접 환급 신청을 할 수 있다.
K-뷰티 브랜드 '메디큐브'를 운영하는 에이피알은 CAPE 절차에 따라 관세 환급을 신청하기 위해 관련 서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현재 관세 환급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필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미국 법인이 한국법인으로부터 상품을 수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부 비용 정산 및 신고 명세와 관련 향후 관련 시스템 정비 일정에 맞춰 순차적으로 환급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 매출 비중이 빠르게 늘어 관세 환급 수혜 기업으로 거론된 달바글로벌도 환급 시스템 가동에 맞춰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달바글로벌 관계자는 "관세 환급 신청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다만 구체적인 환급 규모 등은 공개하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관세 환급액은 일회성으로 경상적인 이익으로 보기 힘들다"며 "미국에 편중되지 않고 글로벌 국가들로부터 고른 성장을 이뤄내는 것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CBP가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초 기준 IEEPA 근거 관세 납부액은 약 1660억 달러(약 246조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상호관세 환급이 본격화할 경우 K-뷰티를 비롯한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의 수익성·현금 흐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에이피알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 527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1%, 영업이익은 3654억 원으로 198% 각각 늘었다. 달바글로벌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5198억 원과 1011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4%와 92%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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