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한국이 제48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WorldSkills Competition)에서 금메달 4개를 획득하며 종합 2위에 올랐다. 평균 점수, 평균 메달점수, 총 메달점수 등 3개 공식 지표에서 모두 2위를 기록하며 기술인재 경쟁력을 입증했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만 메달 6개를 휩쓸었고, 웹기술 5회 연속 금메달, 헤어디자인 19년 만의 금메달, 광전자기술 첫 금메달 등 의미 있는 기록도 잇따랐다.
28일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한국 선수단은 지난 22일부터 27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14개, 동메달 6개, 우수상 16개를 획득했다. 대회에는 65개국이 참가했다.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WSI)가 발표한 국가별 비교 지표 4개를 점수로 환산해 합산한 결과, 한국은 253점으로 중국(260점, 금메달 41개)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대만(247점), 스위스(244점), 프랑스(237점)가 뒤를 이었다.
이 종합순위는 정부가 2017년부터 적용해 온 자체 산정 방식에 따른 것이다. WSI가 공식 발표하는 지표는 평균 점수, 평균 메달점수, 총 메달점수, 참가선수 총 점수 등 4개다. 정부는 각 지표의 순위를 참가국 수 기준으로 점수화해 더한다. 이번 대회에서는 1위에 65점, 2위에 64점이 부여됐다. 특정 지표에 치우치지 않고 성적의 질과 양을 균형 있게 반영하려는 취지다.
한국은 평균 점수, 평균 메달점수, 총 메달점수에서 나란히 2위에 올라 각각 64점을 얻었다. 반면 선수들이 받은 점수의 총합을 비교하는 참가선수 총 점수에서는 5위(61점)에 머물렀다. 중국과의 합산점수 차이는 7점이다. 이 가운데 4점이 참가선수 총 점수에서 벌어졌고, 나머지 3개 지표에서는 순위가 한 단계씩 밀리며 각각 1점 뒤졌다.

한국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특히 강세를 보였다. 웹기술, IT네트워크시스템, 클라우드컴퓨팅, 모바일앱개발, 소프트웨어테스팅, 정보통신망설비 등 6개 직종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를 따냈다.
웹기술의 손현빈 선수(21·삼성전자)는 정상에 오르며 2017년 아부다비 대회부터 이어진 한국의 이 직종 5회 연속 금메달 행진을 완성했다. 웹기술은 오전·오후 과제가 하루 전에 공개되는 직종이다. 경기 시간은 3시간이지만, 처음 보는 과제를 풀면 5~6시간이 걸릴 만큼 분량이 많다.
손 선수는 대회 기간 내내 부지도위원과 함께 잠을 줄여가며 숙소에서 다음 날 과제에 몰두했다. 그는 "AI의 발전으로 IT 업계가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현업의 개발자들은 그 변화에 적응하며 오히려 더 발전해 나가고 있다"며 "그 마음가짐을 이어받아 AI 분야를 공부하며 더 깊은 전문가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 도입된 소프트웨어테스팅 직종에서는 이주원 선수(20·삼성전자)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선수는 클라우드컴퓨팅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고배를 마신 직후 직종 신설 소식을 듣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4개 모듈 가운데 기존 준비 분야와 겹친 것은 1개뿐이어서 나머지 3개는 기초부터 새로 익혀야 했다.
선례가 없는 직종이라 준비 방향을 정하는 일부터 쉽지 않았다. 이 선수는 지도위원이 모은 자료에 더해 중국 웹사이트에 공개된 자료까지 직접 찾아가며 기술을 익혔다. 구할 수 있는 과제는 빠짐없이 연습했고, 그 결과 신규 직종의 첫 국제무대에서 입상했다.

제조공학 기술과 서비스 분야에서도 금메달이 나왔다. 산업제어의 박지민 선수(삼성중공업), 광전자기술의 유예찬 선수(21·삼성전기), 헤어디자인의 김조영 선수(22·아모담헤어)가 각 직종 1위를 차지했다.
김 선수는 2007년 일본 시즈오카 대회 이후 19년 만에 헤어디자인 금메달을 되찾아 왔다. 대회 현장에서는 처음 접하는 조건이 잇따랐다. 이발기 없이 가위만으로 실제 모델의 머리를 자르는 남성 커트, 곱슬머리를 펴 스타일링하는 과제 등이다. 김 선수는 "기능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이끌어 주신 김경란 선생님과 정다운 부지도위원이 없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며 "두 분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광전자기술에서는 유 선수가 한국의 첫 금메달 주인공이 됐다. 한국은 2022년과 2024년 대회에서 이 직종 은메달에 그쳤다. 유 선수는 원래 공업전자기기 직종을 준비했지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했다. 이후 납땜과 프로그래밍 등 비슷한 기술을 다루는 광전자기술로 방향을 틀었다. 한 번도 다뤄보지 않은 PLC 등을 처음부터 익힌 끝에 국가대표로 선발됐고, 세계 정상까지 올랐다.
금, 은, 동메달 입상자에게는 각각 6720만 원, 5600만 원, 3920만 원의 상금과 훈포장이 수여된다. 국가기술자격 산업기사 시험 면제, 산업기능요원 복무 기회도 주어진다. 해당 직종에 종사하면 연 505만 원에서 1200만 원의 계속종사장려금도 받는다. 다음 제49회 대회는 2028년 일본 아이치현에서 열린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대체불가 대한민국은 대체불가 기술인재가 만든다"며 "정부는 청년 기술인재들이 미래의 주역으로 당당히 성장하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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