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 임금 체불 105억, 2년 연속 2조원…내달부터 처벌 수위 더 높아진다

4년 새 체불액 1.5배…지난해도 2조 원대 지속
10월 8일부터 최대 징역 5년·벌금 5000만 원

본문 이미지 -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뉴스1 김기남 기자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뉴스1 김기남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고용노동부가 추석 전 임금체불 고위험 사업장 7000여 곳을 집중 점검해 체불액 105억4000만 원을 적발했다. 체불액이 2년 연속 2조 원대를 기록한 가운데, 다음 달부터 일반 임금체불 범죄의 법정형은 최대 징역 5년 또는 벌금 5000만 원으로 높아진다.

체불이 영세 사업장과 휴·폐업 과정에 집중되는 상황에서, 사후 제재와 함께 예방·청산 대책의 실효성은 정책 과제로 남는다.

24일 노동부에 따르면 노동부는 이달 1일부터 21일까지 3주간 추석 전 임금체불 집중 청산 지도 기간을 운영했다. 전국 49개 지방관서는 21일까지 반복 신고 사업장과 건설업 등 7079곳을 현장 지도·감독해 체불액 105억4000만 원을 적발했다.

임금체불은 명절 전후에만 불거지는 문제가 아니다. 노동부 통계를 보면 연간 체불액은 2021년 1조 3505억 원, 2022년 1조 3472억 원에서 2023년 1조 7845억 원으로 늘었다. 2024년에는 2조 448억 원으로 처음 2조 원을 넘겼고, 지난해에도 2조 679억 원을 기록했다. 2021년과 비교하면 4년 새 약 1.5배로 불어난 셈이다.

올해 7월까지 누적 체불액은 1조 814억 원, 피해 노동자는 12만 8048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청산액은 1조 167억 원이다. 올해부터 체불액 확정 기준으로 통계 산정 방식이 바뀌어 과거 연도와 올해 누적치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체불 규모는 여전히 큰 상황이다.

본문 이미지 - 인천 중구의 한 공사현장에서 근로자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 뉴스1 권현진 기자
인천 중구의 한 공사현장에서 근로자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 뉴스1 권현진 기자

이번 집중 지도는 체불 신고가 반복적으로 접수됐거나 건설업처럼 체불 위험이 큰 사업장에 초점을 맞췄다. 고액 체불이나 다수 노동자 피해가 발생한 59곳에는 청장·지청장이 직접 현장을 찾아 청산을 지도했다.

경기 이천의 한 건설 현장에서는 노동자 63명의 임금 2억7000만 원이 밀린 사실이 확인됐다. 서울 마포구의 한 화장품 제조업체는 42명에게 1억7000만 원을, 전남 장흥의 한 병원은 44명에게 6700만 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들 현장은 자체 청산을 마쳤다.

경영상 어려움으로 체불이 발생한 사업주에게는 체불청산지원 사업주 융자를 안내하고, 자체 청산이 어려운 노동자에게는 대지급금과 생계비 융자를 통한 권리 구제를 지원한다. 노동부는 추석 민생안정 대책에 따라 9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간이대지급금 처리 기간을 14일에서 7일로 줄이고, 체불 노동자 생계비 융자 금리는 연 1.5%에서 1.0%로 낮췄다.

본문 이미지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임금체불 근절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2025.9.2 ⓒ 뉴스1 임세영 기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임금체불 근절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2025.9.2 ⓒ 뉴스1 임세영 기자

형사제재 수위도 높아진다. 이달 18일부터 퇴직급여를 정당한 사유 없이 지급하지 않은 사업주에게 적용되는 법정형은 기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에서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상향됐다.

다음 달 8일부터는 개정 근로기준법 시행에 따라 일반 임금체불에도 같은 법정형이 적용된다. 노동부는 체불액이 많거나 반복·상습성이 뚜렷한 사건에 피해 정도에 걸맞은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지난 7월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양형기준 개선을 요청했다.

다만 처벌 강화와 사후 지원만으로 체불 발생 자체를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올해 상반기 체불액 9247억 원 가운데 30인 미만 사업장이 74.2%, 휴·폐업 사업장이 16.6%를 차지한 만큼 영세 사업장과 폐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체불에 대한 예방·청산 대책도 함께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임금체불은 노동자 개인과 가족의 생계를 넘어 지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라며 "임금체불 피해자를 한 명이라도 더 구제하겠다"고 말했다.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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