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내년 세계 경기둔화에 우리나라 대외 경제여건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제유가 및 원자재가격 안정 등의 영향으로 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무역수지 적자액은 상당부분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예년수준의 경기회복이라 할 수 있는 시점은 아니어서 조선·이차전지 등 소수 산업을 제외한 우리나라 13대 주력산업의 어려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23년 경제·산업전망'에 따르면 내년 수출은 원·부자재 가격 하향 안정과 원화 약세로 인한 가격경쟁력 제고에도, 전 세계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 위축과 반도체산업 부진 심화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3.1% 감소가 점쳐진다.
올해 무역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수입액은 국내경기 둔화와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의 안정 등에 힘입어 전년대비 하락이 예상된다. 여기에 기저효과까지 고려하면 수출 감소 폭보다 더 큰 전년대비 5.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른 무역수지 적자액은 수입액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감소하면서 올해에 비해 규모가 상당 폭 줄어든 연간 266억달러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우리나라는 올해 4월부터 10월까지 무역수지 7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데, 글로벌 에너지 위기에 따른 에너지 수입액 증가가 주된 원인이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66억9600만달러 적자를 기록, 이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이다.
아직 2022년이 지나려면 한 달여 넘게 남았지만, 예상되는 올해 연간 무역수지 적자액 규모는 426억달러다. 예년 수준의 경기회복이라기보다는 수입액 축소에 따른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줄어드는 구조다. 전체 산업군의 경기 회복세를 논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실제 우리나라 13대 주력산업으로 한정한 경기전망을 봐도 자동차·조선 등 13대 주력산업 수출은 전년(2022년 기준 7.7%) 대비 4.0%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13대 주력산업 수출은 2019년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출현 이후 성장세가 한 차례 꺾였다 올해 다시 반등했지만, 3년여 만에 다시 위축이 예상된다.
우리나라 13대 주력산업은 기계산업군에 △자동차 △조선 △일반기계, 소재산업군에 △철강 △정유 △석유화학 △섬유, IT‧신산업군에 △정보통신기기 △가전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바이오헬스 등이다.
13대 주력산업 수출액은 2021년 5012억달러, 2022년 5397억달러였다.
주요 수출국의 물가상승과 통화 긴축기조 유지, 세계경제 성장률 둔화 여파로 자동차(2.5%), 조선(42.4%), 이차전지(17.3%), 바이오헬스(6.5%)를 제외한 대다수 산업에서 부진이 예상된다.

다만 전 산업 침체에도 조선업만은 유독 '호황'이 예상되는 산업으로 점쳤다.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수주실적 1위를 차지하는 등 조선강국인 우리나라로서는 기회의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많은 물량을 수주해도 일할 사람이 없는 현재 우리나라 조선업의 구조적 인력문제는 해결해야 할 난제다.
산업연구원은 내년도 1만1000명의 조선업 생산인력 부족을 예상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조사를 인용, 용접·전기·도장·족장 등 직무 대부분에서 올해부터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 인력부족 현상이 내년에는 더 심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연구원은 인력난 해소를 위해서는 조선소가 밀집된 지역에서의 불법체류자에 대한 일시적 합법화 조치 등 해당지역만의 차별화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경쟁국 대비 다소 뒤쳐진 디지털 전환 기술개발의 추진의 시급성도 강조했다.
한편 조선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정부는 인력양성, 특정활동(E-7) 비자 발급 지침 개정, 도장공·용접공 쿼터제 폐지, 내국인 근로자의 205 내에서 외국인 고용 허용, 특별연장근로 연간활용 가능시간 한시적 확대 등을 추진 중이다.
홍성욱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본 자료는 코로나19 여건 개선과 일상회복에 본격화, 러-우크라이나 전쟁이 더 이상 악화하지 않는 것과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 시점을 내년 하반기로 가정해 작성한 결과"라면서 "이런 전제 향방에 따라 전망치보다 긍정적 혹은 부정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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