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폭력시위에 볼리비아 마비…계엄령 발동할까

(서울=뉴스1) 정희진 기자 =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는 볼리비아에서 비상사태 선포에 제한과 조건을 두던 법률이 폐지됐습니다. 정부는 전보다 쉽게 계엄령 등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게 됐습니다.

기존에는 군대의 시위 진압권이 경찰이 통제 불능인 상태에만 사용됐지만 앞으로는 비상조치를 발동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현재 볼리비아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며 격화되어 왔는데요. 대규모 시위로 인해 물류가 막히며 수도인 라파스 등과 같은 도시에선 식량과 연료, 의약품 등 공급이 막혔습니다. 주요 은행들은 약탈을 우려해 문을 잠그고 영업을 전면 중지했습니다.

이번 시위로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충돌했는데요. 시위 과정에서 경찰 11명이 다치는 등 부상자도 속출했습니다. 일부 시위대는 대통령궁 진입을 시도했고, 사제 폭발물을 사용하기도 했죠.

볼리비아에서 일어난 대규모 시위의 발단은 경제 문제에 있는데요. 지난해 11월 취임한 볼리비아 로드리고 파스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휘발유와 경유에 주던 보조금을 폐지했습니다. 또한 정부 지출을 줄이고 보조금을 줄여야 한다며 긴축 정책을 펴왔죠.

이에 휘발유 등의 가격이 치솟았고 연료 부족 문제도 심해졌습니다. 여기에 올해 중동 사태가 터지며 기름값이 더 올랐는데요. 이에 중장비를 사용하는 광산 채굴 작업이 직격탄을 맞았고, 광부들이 대거 시위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정부가 추진한 토지개혁법도 시위의 발단이 됐는데요. 정부가 원주민 공동체의 토지를 시장경제에 편입시키는 법안을 추진하자, 원주민들과 소농들은 합법적인 토지 수탈이라며 들고 일어났습니다. 이들의 반발에 정부는 법안을 철회했지만 시위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했죠.

또한 볼리비아는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연간 물가상승률이 14%가 넘었는데요. 오랫동안 천연가스 수출에 의존해왔지만, 생산이 크게 줄며 외화도 바닥났습니다.

정치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볼리비아는 좌파 정당 사회주의운동당(MAS)이 20년 가까이 집권해왔는데요. 현재 시위대에는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을 따르는 좌파 세력까지 집결한 상황입니다.

대통령 퇴진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파스 대통령은 자신의 급여를 50% 삭감하고, 소상공인 등을 위한 세금 감면 조치를 발표했지만 민심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는 대화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비상사태 선포 제한법을 폐지하는 등 강경 대응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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