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구경진 기자 = 항구에 줄지어 서 있는 차량들. 분주하게 움직이며 집결지로 속속 도착한 그때 폭탄이 떨어지며 그 일대는 초토화됩니다.
3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전투기가 예멘 남부 항구도시 무칼라를 공습했습니다. 그동안 예멘의 서로 다른 무장 세력들을 지원해온 두 걸프 동맹국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우디는 이번 공습 배경에 대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출항한 선박 두 척이 예멘 분리주의 세력(STC)에 무기와 장갑차를 전달하는 정황을 포착했다”며 이를 차단하기 위한 작전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해당 선박들이 추적 시스템을 끄고 STC를 지원하기 위한 대량의 무기와 장갑차를 하역했다”고 주장했는데요.
사우디와 UAE는 예멘 내전 초기 함께 연합군으로 후티 반군에 맞섰지만, 같은 세력을 지원한 적은 없습니다. 사우디는 국제적으로 인정된 예멘 정부를, UAE는 남부 분리주의 세력 STC를 각각 지원해 왔는데요.
가자지구 휴전 후 후티가 잠잠해진 틈을 타 이달 초 STC는 남부 전역을 휩쓸며 예멘 정부군과 그 동맹군들을 축출하기 시작했습니다. STC는 석유가 풍부한 하드라마우트 주까지 진입, 총 8개 주를 장악했다고 주장했는데요. 하드라마우트는 사우디 국경과 맞닿은 전략적 요충지이자 예멘 최대 산유 지역으로 꼽히는 곳입니다. 빠른 속도로 남부 영토 대부분을 장악한 STC는 남예멘을 다시 독립 국가로 분리해야 한다는 요구까지 꺼내 들었는데요.
사우디의 공습 직후 UAE는 “최근 상황 전개를 고려해 예멘에 남아 있던 대테러 병력을 자발적으로 철수 시키겠다”고 물러섰습니다. 앞서 예멘 대통령 리더십 위원회(PLC)의 라샤드 알 알리미 의장은 “UAE가 지원하는 세력이 국가 권위에 반기를 들고 있다”며 “UAE의 모든 군 병력은 24시간 이내에 예멘 영토를 떠나라”고 엄포했죠.
전문가들은 STC가 UAE의 동의 없이는 공격을 개시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사우디가 이번 사태를 “레드라인”이라고 규정하며 단순한 예멘 내부 분쟁이 아닌 국가 안보 문제로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배경입니다.
사우디는 이번 무칼라 공습에 앞서 26일에도 하드라마우트에서 STC 병력을 공습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STC는 자신들의 정예 부대를 겨냥했다며 즉각 반발했죠.
미국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예멘 남동부에서 최근 발생한 사태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사우디와 UAE가 외교를 통해 지속 가능한 해결책에 도달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예멘 전황에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남부에서 반(反)후티 진영이 갈라질 경우, 북부 후티는 상대적으로 숨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사우디의 공습과 UAE의 철수가 결과적으로 후티의 영향력 확대를 부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예멘·걸프 연구원 파리아 알무슬리미는 이번 사태는 수년간 이어진 사우디와 UAE의 경쟁이 보다 직접적인 대결 국면으로 옮겨가는 신호라고 평가했습니다. 알무슬리미는 “이번 조치들은 상황이 특히 위험한 단계로 접어들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수년간 중동 질서를 크게 흔들었던 2017년 카타르 걸프 위기와 맞먹는 파장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예멘 #사우디 #중동
3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전투기가 예멘 남부 항구도시 무칼라를 공습했습니다. 그동안 예멘의 서로 다른 무장 세력들을 지원해온 두 걸프 동맹국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우디는 이번 공습 배경에 대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출항한 선박 두 척이 예멘 분리주의 세력(STC)에 무기와 장갑차를 전달하는 정황을 포착했다”며 이를 차단하기 위한 작전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해당 선박들이 추적 시스템을 끄고 STC를 지원하기 위한 대량의 무기와 장갑차를 하역했다”고 주장했는데요.
사우디와 UAE는 예멘 내전 초기 함께 연합군으로 후티 반군에 맞섰지만, 같은 세력을 지원한 적은 없습니다. 사우디는 국제적으로 인정된 예멘 정부를, UAE는 남부 분리주의 세력 STC를 각각 지원해 왔는데요.
가자지구 휴전 후 후티가 잠잠해진 틈을 타 이달 초 STC는 남부 전역을 휩쓸며 예멘 정부군과 그 동맹군들을 축출하기 시작했습니다. STC는 석유가 풍부한 하드라마우트 주까지 진입, 총 8개 주를 장악했다고 주장했는데요. 하드라마우트는 사우디 국경과 맞닿은 전략적 요충지이자 예멘 최대 산유 지역으로 꼽히는 곳입니다. 빠른 속도로 남부 영토 대부분을 장악한 STC는 남예멘을 다시 독립 국가로 분리해야 한다는 요구까지 꺼내 들었는데요.
사우디의 공습 직후 UAE는 “최근 상황 전개를 고려해 예멘에 남아 있던 대테러 병력을 자발적으로 철수 시키겠다”고 물러섰습니다. 앞서 예멘 대통령 리더십 위원회(PLC)의 라샤드 알 알리미 의장은 “UAE가 지원하는 세력이 국가 권위에 반기를 들고 있다”며 “UAE의 모든 군 병력은 24시간 이내에 예멘 영토를 떠나라”고 엄포했죠.
전문가들은 STC가 UAE의 동의 없이는 공격을 개시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사우디가 이번 사태를 “레드라인”이라고 규정하며 단순한 예멘 내부 분쟁이 아닌 국가 안보 문제로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배경입니다.
사우디는 이번 무칼라 공습에 앞서 26일에도 하드라마우트에서 STC 병력을 공습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STC는 자신들의 정예 부대를 겨냥했다며 즉각 반발했죠.
미국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예멘 남동부에서 최근 발생한 사태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사우디와 UAE가 외교를 통해 지속 가능한 해결책에 도달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예멘 전황에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남부에서 반(反)후티 진영이 갈라질 경우, 북부 후티는 상대적으로 숨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사우디의 공습과 UAE의 철수가 결과적으로 후티의 영향력 확대를 부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예멘·걸프 연구원 파리아 알무슬리미는 이번 사태는 수년간 이어진 사우디와 UAE의 경쟁이 보다 직접적인 대결 국면으로 옮겨가는 신호라고 평가했습니다. 알무슬리미는 “이번 조치들은 상황이 특히 위험한 단계로 접어들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수년간 중동 질서를 크게 흔들었던 2017년 카타르 걸프 위기와 맞먹는 파장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예멘 #사우디 #중동